네팔 대지진 발생 두 달, 세이브더칠드런의 인도적 지원 활동

공항이 마비되고 도로가 끊기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 아무리 구호 전문가라 해도 피해 현장에 도착하는 데까지 적어도 수십 시간, 길게는 며칠씩 걸립니다.

긴박한 재난 상황에서 언제나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것은 다름아닌 현지 지역 주민들입니다. 전문 인력과 구호물품이 도착할 때까지 주민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서로 힘을 모아 어마어마한 건물더미에 깔린 이웃들을 구출하고, 부족한 식량을 서로 나누고, 공포에 질린 아이들을 돌봅니다. 시장 상인과 버스 기사, 옆 집 아주머니와 10대 청소년들까지, 참사가 일어나면 모두가 구호 활동가가 되는 것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오랜 긴급구호 노하우를 바탕으로 재난이 일어나면 우선 현지 사무소에 있는 직원들의 안전 여부를 파악한 뒤 곧바로 현장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120개 국에 지역 사무소를 갖추고 직원 2만 4000여 명과 함께 활동하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입니다. 재난이 일어나면 현장 직원을 즉시 구호직원으로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번 네팔 지진 발생 직후에도 안전이 확인된 네팔 사무소 직원들이 가장 먼저 피해 지역으로 파견됐습니다.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가장 필요한 곳에 가장 빠르게 투입되는 것입니다.

네팔 지진이 발생한지 두 달.
구호 직원이자 네팔 주민의 한 사람으로 재난 발생 직후부터 계속해서 현장을 지키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 네팔 현지 직원들, 그리고 직원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힘겨운 시간을 버텨내고 있는 네팔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보건 의료

세이브더칠드런 네팔 현지 직원이자 의사인 비남라 라즈반다리 씨 역시 네팔에 지진이 일어나자마자 현장에 파견돼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살폈습니다.

"지진이 일어나고 일주일 동안은 사실, 계속해서 몸이 떨렸습니다. 제가 도울 수 있는게 있다면 무엇이든 하고 싶었죠. 일은 저에게 탈출구와 같았습니다. 계속해서 지진에 대해 생각하면서 다음 여진은 언제 올까 걱정하는 것은 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저는 지진이 일어나자마자 보건의료팀 팀장으로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헬기를 타고 도로가 끊겨 고립된 라수와(Rasuwa) 지역 곳곳을 방문했습니다. 이동식 보건소를 열어 환자를 돌보고 통역도 했습니다.

지진 전에도 보건의료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던 마을이 많아 설사나 기침, 감기 말고도 만성질환을 앓는 주민들이 많았죠.

고립된 마을 주민들은 기본적인 진료를 받기 위해서 장거리 여행을 해야 합니다. 임시 보건소를 만들면 가장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죠. 이렇게라도 환자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쁩니다."

#임시학습센터

찬디카 바트레이 씨는 네팔 멜람치(Melanchi) 지역의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지진으로 학교 건물이 완전히 붕괴된 이후 수업을 할 수 없게 됐지만 세이브더칠드런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임시학습센터를 세워준 뒤 이곳에서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장소가 생겨 기쁩니다. 마을을 다니면서 임시학습센터가 생겼다고 알리고 있으니 더 많은 아이들이 오겠죠. 여진에 대한 공포 때문에 학교 보내기를 꺼려하는 부모님들도 있지만 지진이 와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건물을 지었기 때문에 주민들도 곧 안심하게 될 거예요. 아이들은 나라의 미래입니다. 저의 제자들과 네팔 아동 모두가 능력 있고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기를 바랍니다.

국제사회에 네팔을 도와달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교육을 다시 세우는데 지원을 아끼지 말아달라고요. 세이브더칠드런의 도움으로 아이들이 계속해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앞으로 이런 지원이 더 장기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

자갓(가명, 11세, 남)은 찬디카 선생님의 제자입니다.

“학교에 나오지 않을 땐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물을 긷거나 집안일을 돕죠. 물을 길러 가는 것보다 학교에 오는 게 훨씬 좋아요. 집에 있으면 이웃에 사는 몇몇 친구들만 만날 수 있지만 학교에 모이면 친구들도 더 많이 만날 수 있어요.

저는 나중에 의사가 되서 주변에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도와주고 싶어요. 열심히 공부해서 꼭 꿈을 이룰거예요.”

#아동친화공간

네팔 박타푸르(Bhaktapur)에 사는 산지브 씨는 딸 루비쉬나가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친화공간 덕분에 다시 웃음을 찾았다고 말합니다.

“지진 이후 딸아이는 도통 먹지도 말을 하지도 않았어요. 언제 또 땅이 흔들릴지 모른다며 잠을 자지도 않았죠. 지진의 충격이 아이에게 너무나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아 매일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친화공간에서 또래들과 어울려 놀게 된 이후부터 딸아이가 다시 원래의 활발한 모습을 되찾았어요.”

시마는 라수와 지역의 시골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친화공간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아이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지진으로 살던 집을 잃었어요. 저희 가족은 마을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서 임시로 머물고 있죠. 밤에는 너무나 추워요. 비가 오면 천막 안으로 파도가 밀려오는 것 같죠. 지금은 그나마 비가 적게 오지만 곧 우기가 다가오면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열악한 이런 상황에서도 세이브더칠드런은 저희를 도우러 와주었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이 ‘Save the Children’이라는 이름처럼 세상의 모든 아동들을 구했으면 좋겠어요. 네팔에 있는 세이브더칠드런 팀은 그것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죠.”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진 발생 이전보다 더 나은 네팔을 재건하자는 목표 아래 3년간의 네팔 장기 재건 계획을 세웠습니다. 오는 2018년까지 아동 30만 명을 포함한 네팔 주민 60만 명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올해 말부터는 주거지와 건물 등 대규모 건물 재건 작업을 시작하고 주민들이 앞으로의 재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재난위험경감(Disaster Risk Reduction) 사업을 추진합니다. 재난이 일어나면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제일 먼저 누구에게 연락해야 하는지 등을 아동과 주민에게 알려 주민 한명 한명이 긴급구호 직원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일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네팔 재건을 위한 활동은 세이브더칠드런이 네팔에서 주력해온 아동보호와 교육 분야를 넘어 위생과 보건, 식량, 주거 등 전 영역에 걸쳐 이뤄집니다.  네팔 주민과 아이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을 응원해주세요.
                       

글 이나미 (커뮤니케이션팀)

네팔 주민들이 대지진의 상처를 완전히 씻을 때까지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을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