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사람들] 별빛 같고 달빛 같은 정선 증산초 아이들의 특별한 기부
20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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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는 사람들


  별빛 같고 달빛 같은 정선 증산초 아이들의 특별한 기부


―“알뜰시장 열어 생긴 수익금, 우리도  기부할래요!”


지난 겨울, 청량리역에서 아침기차를 탔습니다. 깊은 산을 수없이 넘자 기차가 작은 역에 멈췄습니다. 작은 산골마을, 전교생 89명의 작은 학교. 하지만 그 어느 곳보다 밝고 귀여운 얼굴들이 뛰어놀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작년에 만든 정선 별빛달빛지역아동센터에 증산초 아이들이 많은데, 작년 12월 아이들이 알뜰시장을 열어 고사리손으로 모은 수익금 19만 1,000원을 세이브더칠드런에 기부하고 싶다고 전해왔기 때문입니다.



더 어려운 해외 친구들에게 여러분 기부금 잘 전달할게요. 따뜻한 마음으로 도와주는 증산초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2층 강당교실로 가니 우리 아이들, 귀여운 토끼마냥 모여 앉아 ‘스쿨미 캠페인’ 영상에 나오는, 학교에 못 가고 물을 파는 소녀 페라무스를 보고 있네요. ‘여러분의 기부금이 이렇게 쓰여요’ 설명하는 시간입니다. 설사와 폐렴으로 죽어가는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알뜰시장 기부금이 전달된다고 하니, 또랑또랑 눈을 더 크게 뜨고 화면을 보고 있어요. 


증산초 선생님께서도 외칩니다. “자, 뜻깊은 자리예요. 여러분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겠지요? 아깝지 않지? 그러니까 내년에도 알뜰시장 해서 더 도웁시다!”


지난 크리스마스 무렵 열린 증산초 알뜰시장은 책, 장난감, 인형, 학용품 등 이런저런 물건들을 아이들이 가져와 팔고 사고 노는 즐거운 벼룩시장이었어요. 알뜰시장이랑 작년 지역아동센터 설계워크숍, 오늘 기부에도 참여한 증산초 아이들을 만났어요.

모두 별빛달빛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아이들 다섯 명이에요. 지역아동센터 생겨 정말 신난다고 함박웃음입니다.


 왼쪽부터 인터뷰를 한 증산초 박지원, 권제혁, 박세인, 정시윤, 최유정입니다. “우리는 이제 안전하게 뛰어놀고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어요.”


 드디어 별빛달빛지역아동센터가 생겼어요! 우리, 완공식에 왔어요. 아이들보다 더 신나신 증산초 선생님(맨 오른쪽), 시선강탈!


반가워요! 별빛달빛지역아동센터 생긴 소감 어때요? 뭐가 제일 좋아요?

지원(초5) 다 같이 게임도 하고 노는 거요. 맨날 혼자 놀다가 같이 노니까 너무 좋아요. 저녁 7시까지 하면 더 좋겠는데!

제혁(초4) 책도 많아요. 근데 축구를 밖에서 못하는 건 아쉬워요. 


어디가 제일 마음에 들고 재미나요?

아지트! (지하공간 이름이랍니다. 모두 이구동성으로 외쳤어요.)

시윤, 세인, 제혁(초4) ‘도라에몽 주머니’요! 보드게임도 하고 수다떨기도 하고, 특히 비밀이야기 하는 게 제일 재밌어요. 그 안에 신기한 게 많아요.

유정, 지원(초5) 별빛방요! 의자도 많고 칠판도 많고요, 비밀이야기 할 땐 못 들어오게 해요.


알뜰시장은 재밌었어요? ‘득템’했나요?

세인(초4) 책이랑 인형 팔았어요. 되게 재밌었어요. 사먹고 팔고 전부 다요!

시윤(초4) 좋아하는 포스터 샀고, 또 학용품도 팔았어요.

제혁(초4) 장난감이랑 쿠션 사고, 4,100원 벌었어요. 오늘 기부해요!

유정(초5) 저는 5학년 공연에 나갔어요. <징글벨>이랑 <창밖을 보라> 노래 불렀는데, 가사 틀려도 선생님들이 환호해주셔서 고마웠고, 진짜 재밌었어요!


오늘 기부식 하는데 어때요?

시윤(초4) 기부하는데 돈이 아깝지 않아요. 조금이라도 기부하면 다른 사람들이 좋게 살 수 있어요.(feat. 모두)


“세이브더칠드런, 힘내세요! 우리 동네에 지역아동센터 지어줘서 고마워요!” 강다니엘갤러리에서 기부해준 곰인형도 2차 시선강탈!


세이브더칠드런에 더 하고 싶은 이야기는?

유정(초5) 저번에 강다니엘 팬클럽(*정확한 명칭은 강다니엘갤러리입니다)에서 우리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해줘서 이불, 베개, 인형 생겼어요. 너무 고마워요! 꼭 전해주세요. 매일 인형 안고 자요.

시윤, 지원(초5) 세이브더칠드런, 힘내세요! 말하고 싶어요. 좋은 일 많이 하니까요. 우리 동네에 지역아동센터 지어줘서 고마워요!


자, 다들 새해 소원은요?

축구공! 여행 가자! 자전거요!


오랜 시간을 들여 오늘 정선을 찾았지만, 세이브더칠드런에 증산초 아이들이 기부하고 싶어 한다고 전해 들었을 때, 우리는 참 기뻤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얻었고, 어린 마음에도 고마워서 자신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 오늘 그 사랑스러운 현장에 함께했습니다. 달빛 같고 별빛 같은 어린 마음을 보았습니다. 빛나던 아이들 웃음이 반갑고 이뻐서, 정말이지 오늘 안 왔으면 큰일날 뻔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국내에 3개 지부, 21개 사업장을 두고 아동보호, 교육, 보건 등 직접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15년부터 2018년 3월까지 농어촌지역에 지역아동센터 10곳을 짓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신규로 지역아동센터 3곳(충남 부여, 경북 봉화, 전북 고창)을 더 개소해, ‘놀이’와 ‘보호’라는 아동을 위한 권리활동을 지방자치단체, 주민, 아동, 후원기업과 함께 추진합니다. 정선 남면에 위치한 별빛달빛지역아동센터는 세이브더칠드런,대한건축사협회, SBS 희망TV, 정선군이 함께 건립했습니다. 2017년 12월에 준공, 승인되어 현재 아이들 40명이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선희(마케팅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이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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