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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법제개선위의 징계권 조항 삭제 권고를 환영하며, 조속한 체벌 금지를 촉구한다
공지사항
2020.05.12
『민법』 징계권 조항 삭제를 권고한
법무부 법제개선위의 결정을 환영하며,
조속한 가정 내 체벌 금지 실현을 촉구한다
법무부가 구성한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이하 ‘법제개선위’)」는 5월 8일 여성·아동의 권익 향상 및 평등하고 포용적인 가족문화 조성을 위해 필요한 법제 개선사항 3가지 중 하나로 ‘『민법』 제915조 징계권을 삭제하고 『민법』에 체벌 금지를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권고했다. ‘필요한 훈육’에 대한 부모의 권리의무는 민법 제913조에 추가하는 방안이 논의되었다. 그동안 민법 제915조는 부모가 ‘사랑의 매’, 훈육이라는 명분으로 자녀의 신체를 훼손할 수 있다는 해석의 여지를 남겨, 아동의 존엄성과 신체 보존의 권리를 위배하는 문제 조항으로 지적 받아 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가정 내 체벌 금지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법제개선위의 권고를 환영한다. 아동이 ‘맞아도 되는’ 환경이나 조건이란 있을 수 없으며 이러한 명제는 가정과 부모라고 예외로 두어서는 안 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그 동안 이점을 들어 징계권 조항의 삭제를 통한 전면적인 체벌 금지 법제화를 요구해왔다. 민법 제 915조의 징계권 조항은 60여년 전 아동에 대한 낡은 사회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 조문이다. 아동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이며, 부모는 아동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하도록 지원할 책임과 의무를 가지고 있다. 이번 법제개선위의 권고는 변화된 아동의 권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아동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라는 국가의 책무에 대한 촉구이다. 가정 내 체벌금지의 입법화는 포용적 복지국가 실현의 진일보한 걸음이 될 것이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체벌을 ‘아무리 가볍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고통이나 불편함을 유발하도록 의도되는 모든 처벌’로 정의하고 체벌이 아동의 권리와 양립할 수 없음을 명확하게 밝힌 바 있다.* 또한 제5,6차 대한민국 국가 심의를 통해 정부에 「모든 환경의 간접체벌 및 징계적 처벌을 포함한 모든 체벌을 명시적으로 금지」하여 모든 형태의 폭력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할 국가의 책무를 다하라고 권고하였다. 지난해 5월 정부 부처는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하면서 「징계권 용어 변경 및 한계 설정」을 추진과제로 설정하고, “법률 내 권리 범위를 명확히 해 체벌은 징계가 아닌 학대라는 사회적 인식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2019년 10월부터 12월 사이 우리 사회는 「말을 듣지 않아서」, 「버릇을 고쳐주려고」 체벌을 가하던 부모의 손에 최소 아동 3명을 떠나 보냈다.** 올해 1월에도 여주에서 장애아동이 훈육이라는 명분 아래 이루어진 부모의 학대로 숨졌다.*** 현재 민법 제915조에 규정된 「자(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모호한 개념으로는 아동에 대한 폭력도, 이로 인한 아동의 희생도 근절할 수 없다. 아동학대는 대부분 훈육 차원의 체벌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심각성으로 인하여 현재 전 세계 59개 나라가 가정을 포함한 모든 환경에서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였다. 법무부와 21대 국회는 법제개선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하루 속히 『민법』 내 징계권 규정을 삭제하고 전면적 체벌 금지 법제화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2020년 5월 12일
세이브더칠드런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일반논평 8 “신체적 처벌 및 기타의 잔혹하거나 굴욕적인 형태의 처벌로부터 보호받을 아동의 권리”, CRC/GC/2003/3. para.11, para 26.
**이승규, 대구서 아빠에게 훈계받다 뇌사 상태 빠진 3세 아동 끝내 사망, 조선일보, 2019-10-29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29/2019102901683.html
정창교, 3세 친딸 잔혹 학대 친모와 지인 각각 징역 15년 선고, 국민일보, 2020-05-01,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537207
이창환, '온몸이 멍자국' 5살딸 여행가방 사망…40대 엄마 체포, 뉴시스, 2019-12-27, https://newsis.com/view/?id=NISX20191227_0000873013
***유재규, '9세 의붓아들 찬물학대' 30대 계모, 검찰에 송치, 2020-01-20, https://www.news1.kr/articles/?38214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