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아동 여섯 명 가운데 한 명은 분쟁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국제 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14일 분쟁 상황과 아동에 대한 20년치 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 <아동을 향한 전쟁(The War on Children: Time to End Violations Against Children in Armed Conflict)>을 펴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3억5700만 아동(2016년)이 분쟁 지역에서 고통받고 있고 이 가운데 절반인 1억6600만명은 매년 무력충돌로 1천여명 이상이 사망하는 ‘심각한 분쟁 지역’에서 죽음, 상해로 인한 장애, 성폭력, 납치, 징집, 학교병원 폭격, 구호 차단 등 유엔이 규정한 ‘6대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이는 1995년 2억명에 비해 75% 늘어난 수치로 도움이 필요한 아동의 수는 급격히 늘었는데 구호단체 접근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2010년에 비해 구호 접근이 차단된 경우는 무려 1500%나 상승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세이브더칠드런이 2월 16일~18일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 앞서 유엔에서 발간하는 ‘아동과 무력 분쟁 연간보고서(United Nations Annual Reports of the Secretary General on Children and Armed Conflict) 1989년~2016년치와 오슬로평화연구소(The Peace Research Institute Oslo) 데이터, 그 밖에 유니세프, 유엔난민기구에서 나온 자료들을 분석해 발표했습니다. 

웁살라 대학 ‘분쟁 데이터 프로그램(Uppsala Conflict Data Program)의 정의에 따라, 분쟁/무력충돌은 국가 또는 무장 조직이 쌍방간 또는 민간을 대상으로 무력을 써 25명 이상 사망자를 낸 경우를, 분쟁 지역은 일년 안에 무력충돌이 한번 이상 일어난 곳에서 50km 이내 지역을 말합니다.

지역 별로 보면, 2016년 중동 지역에서 아동 5명 가운데 2명(39%)꼴인 4200만명이 분쟁 지역에 살고 있어 그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시리아, 이라크, 예멘 아동이 살해, 상해, 성폭력, 납치 등 UN이 규정한 ‘6대 폭력’을 경험할 위험이 컸습니다. 그리고 아동 5명 가운데 1명(21%)꼴로 무력충돌 공포에 살고 있는 곳은 아프리카였습니다. 분쟁 지역 거주 아동수 자체는 아시아(비율은 14%)가 가장 많은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6대 폭력’의 발생 건수와 분쟁 지역 거주 아동 비율 등을 기준으로 나라별로 보면,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예멘이 아동이 살기에 가장 위험한 곳으로 꼽혔습니다. 

유엔 보고서 등에서 확인된 건수만 따져도 2005년~2016년 최소 7만3023명 아동이 무력충돌로 인해 숨지거나 장애를 입었습니다. 2016년 한해에만 그 수가 1만68명에 달했고 무장세력에 징집된 소년소녀의 수는 2005~2016년 확인된 건수만 4만9640명, 2005년 4천여명 수준이던 것이 2016년엔 7734명으로 뛰었습니다. 같은 기간(2005~2016) 아동 성폭력 건수는 1만7515건, 납치는 1만4,327건으로 확인됐습니다. 학교와 병원을 겨냥한 공격은 1만5375건(2005~2016)이었습니다. 2016년 한 해만 구호 단체 접근이 1014건 차단됐으며 이는 2010년에 비해 무려 15배 오른 수치입니다. 

아동 희생자 수는 집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자료에 한계가 있고 특히 성폭력은 피해자에게 붙는 낙인 탓에 조사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에 이번 보고서에 나오는 수치는 가장 보수적으로 잡은 것으로 빙산에 일각에 불과하며 실제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을 자살폭탄 테러에 이용하거나 학교와 병원을 겨냥한 직접적 공격, 무차별적 폭탄 사용의 증가 등을 확인할 수 있었고 분쟁 지역에 사는 아동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유독성 스트레스(toxic stress)’의 영향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1990년대 국가간 무력분쟁은 평균 7.8년 지속된 데 비해 지난 10년간 분쟁들은 평균 9.7년 지속됐습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된 원인으로 보고서는 도심 전쟁의 증가, 인구 밀집 지역에서 무차별적 폭발성 무기 사용 증가, 최전선과 후방의 구별이 없는 교전, 장기화되고 복잡해진 전쟁 양상 등을 꼽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국가, 군대 그리고 분쟁지역에서 아동의 삶에 영향을 주는 모든 당사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주요 영역에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합니다.
- 아이들이 위험에 처하는 것 방지
- 국제법과 규범 준수
- 범법자 처벌
- 아동을 중심에 놓는 재건 노력

아동을 향하는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목소리를 내주세요.

세계 지도자들에게 아이들을 무력분쟁의 공포로부터 보호하도록 청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