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난민들의 마지막 목적지 독일, 끝나지 않은 여정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에리트리아, 소말리아, 나이지리아…
올 한해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혹은 터키를 통해 그리스로 건너간 난민 41만 여명은
이렇게 제각각 다른 나라, 다른 대륙 출신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향하는 나라는 한 곳, 독일입니다.
하루에도 수 만 명이 목숨을 걸고 향하는 곳, 독일.
이곳에 먼저 도착한 아동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2년 전 시리아를 떠난 열 두 살 지나와 일곱 살 제나 자매.
언니 지나는 유창한 네덜란드 어로 '네덜란드가 그립다'고 말합니다.
“우리 가족은 시리아에서 모로코를 거쳐 네덜란드로 갔어요. 1년 6개월을 네덜란드에서 보냈죠.
학교에도 다녔고 친구도 많이 사귀었어요. 이제 이곳이 정말 우리의 집이라고 느꼈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추방됐어요. 모로코를 거쳐 왔다는 게 문제였어요.
모로코에 살아도 됐을 텐데 왜 굳이 네덜란드까지 왔냐는 거였어요.
그래서 결국 독일까지 오게 된 거죠. 독일에 온지 한 달이 됐지만 아직도 체류 허가가 나지 않았어요.
다시 학교에 갈 수 있을까요? 또다시 어딘가로 쫓겨나게 될 것 같아 매일 두려워요."
여덟 살 사마는 포격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습니다. 수업이 한창이던 학교에 포탄이 떨어진 것입니다.
사마의 부모님은 딸의 미래를 위해 독일 행을 택했다고 말합니다.
“우리 고향은 하루아침에 천국에서 지옥이 됐어요. 밖에 나갈 수도 없었죠.
곳곳에 저격수들이 숨어있다가 아이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모조리 총으로 쐈으니까요.
시리아를 탈출하는데 어른 1명당 1200달러, 아이는 600달러를 냈어요. 며칠을 꼬박 걸었죠.
바다를 건너던 1시간 30분은 내 인생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시간이었어요. 시리아를 떠난 지 11일 만에 유럽 땅에 닿았죠.
유럽에선 모든 상황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어요.
그리스에선 더 험한 상황을 버텼어요. 헝가리로 가면 좀 나아질까 했지만 헝가리는 혼돈 그 자체였죠.
먹을 것이 없어 며칠을 굶었으니까요. 밤에는 아이들을 쥐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밤새 깨어있어야 했어요.
오죽하면 사마는 차라리 시리아로 돌아가고 싶다고까지 했어요.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아이의 교육이에요. 여기까지 온건 아이에게 미래를 주고 싶어서였으니까요.”
이제는 두려움에 이골이 난 아이도 있습니다.
한 달 반 전 시리아를 떠난 여덟 살 나람.
터키와 그리스, 헝가리,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까지. 멀고 험한 길이었지만 두렵지는 않았다고 말합니다.
독일에 도착한 이후에도 난민들의 여정은 끝나지 않습니다.
길게는 몇 달 간의 기다림 끝에 어렵사리 체류 허가를 받아도
낯선 나라, 낯선 언어에 적응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쟁과 탈출 과정에서 겪었던 충격과
급격히 달라진 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아동의 심리발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독일에서 난민 아동을 위한 아동보호 프로그램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동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한편
독일 3개 주에서 학교, 지역사회,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들과의 파트너쉽을 통해
아동 권리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 이나미 (커뮤니케이션부)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 험한 여정을 떠나는 아동들
여러분의 지원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