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기획특집④]
물고기 요리 보다, 낚싯대를 드립니다
지난 2주간, 세이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아동들의 ‘밥상’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왔습니다.
전쟁을 피해 꿈을 찾아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 아동들의 차가운 식탁을 만났고, 굶주림의 역사를 짚어보는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을 통해 조금이나마 더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게 된 아이들의 이야기도 들어봤습니다.
‘음식’ 이야기에서 시작했지만 결국 ‘굶주림’ 이라는 주제를 마주하게 된 셈입니다.
굶주림과 식량위기는 대부분 아래 두 가지의 경우처럼 인도적 위기 상황과 맞닿아있습니다.
1. 예상치 못한 전쟁과 분쟁 등으로 인한 피해 (시리아, 중동 난민 등)
2. 자연재해나 기후변화 등의 이유로 제대로 된 생계 유지가 불가능한 상황 (네팔, 에티오피아 등)
그래서 모든 인도적 위기 현장에서 그렇듯, 세이브더칠드런은 당장의 긴급구호뿐 아니라
세이브더칠드런이 떠난 후에도 아동과 주민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향을 떠나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에게는 식량을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지만
주민 전체가 굶주리는 마을에는 당장의 끼니를 위한 음식과 식수를 지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다시는 주민들이 굶주리는 일이 없도록 돕고 있습니다.
종자 씨앗과 비료 등을 지원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의 농업지원 활동은
주민들 스스로 자신의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두 시리아 농부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땅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이어가던 시리아 농부, 샤디.
전쟁이 시작된 이후 물과 연료를 제대로 조달하기 어려워지면서 농사는 먼 이야기가 됐습니다.
불과 6개월까지만 해도 식구들이 끼니를 굶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습니다.
쉰 한 살의 시리아 농부, 아부사메는 농사 덕분에 아홉 명의 자녀 모두를 학교에 보내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
전쟁이 시작되고 2,3년 동안에도 농사 덕분에 그럭저럭 생계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전쟁 탓에 지난 2년 동안 생활은 더 나빠지기 힘들만큼 어려워졌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가축 지원 사업’도 생계 유지를 위한 세이브더칠드런 지원 활동의 일환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아프리카 니제르 지역에 염소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염소는 매일 신선한 젖으로 아동들에게 훌륭한 영양분을 제공할 뿐 아니라
1년에 3~4마리의 새끼를 낳는 훌륭한 생계 수단이기도 합니다.
특히 날씨가 건조해 신선한 풀을 마음껏 조달할 수 없는 지역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키우기가 쉽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특히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아프리카 빨간염소 보내기’ 캠페인은
지원받은 염소를 번식시켜 그 새끼를 이웃에 나눠주는 ‘Pass-it-on’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한 가구당 2마리씩의 암염소를 배당한 다음, 10가구 당 숫염소 한 마리를 추가로 지원하면
18개월 이후 번식을 통해 새끼를 얻게 됩니다.
새끼 염소를 캠페인 참여 가구가 아닌 이웃에게 전달함으로써
지역 사회 전체가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됩니다.
염소 젖과 염소 고기로 한끼 식사를 만들어 제공하기보다
마을 주민 모두가 스스로의 밥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식량 지원은 인도적 위기 상황에 놓인 아동과 주민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생존의 조건을 제공하는 활동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당장의 한 끼 지원에서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스스로 굶주림과 목마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아동에게는 코앞에 닥친 당장의 끼니보다
내일, 다음 주, 다음 달, 내년에도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희망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글 이나미 (커뮤니케이션 부)
인도적 위기 상황에 놓인 아동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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