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창호·이도윤 부부가 함께 만든 따뜻한 돌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배우 박보검 씨는 ‘감사하다’라는 말을 저 멀리 아프리카에서부터 퍼뜨리고 있다지요. 그런데 그가 맡은 ‘최택’ 역의 모델로 알려진 바둑기사 이창호 씨와 아내 이도윤 씨 또한 ‘감사하다’는 마음을 하루하루 품고, 그 마음을 실천으로 옮기는 부부입니다.
지난 2월 6일은 이창호·이도윤 후원자의 둘째 딸 이시연의 돌이었습니다. 첫째 소정이의 돌에 그러했듯 부부는 시끌벅적한 돌잔치 대신 양가 어머니를 모시고 소박한 돌 잔치를 치렀습니다. 지인들과는 나눔첫돌잔치를 통해 아이의 소식을 전하고, 두 딸과 같이 귀한 다른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할 수 있는 디지털 돌방을 마련했습니다. 나눔첫돌잔치는 디지털 공간에서 돌잔치를 하고 지인들의 축하금으로 국내외 아이를 지원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의 나눔 캠페인입니다.
부부는 첫째 딸 소정이의 돌에는 해외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줄 수 있는 식수 개선 사업을, 올해에는 국내의 빈곤 가정 아이들과 이주배경 아이들이 마음 놓고 병원을 이용할 수 있게 돕는 의료비 지원 사업에 지인들의 축하금을 기부했습니다. 두 딸의 돌에 나눔을 실천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인터뷰를 제안하자 이도윤 후원자는 처음에는 “이런 거 쑥스러운데요”라며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눔에 참여할 수 있다’라는 이야기에 고민 끝에 서면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Q. 지난 달 둘째 시연이의 나눔첫돌잔치를 치렀습니다. 주변에서 어떤 말씀을 해주시던가요?
A. 나눔첫돌잔치에 처음 초대받은 지인이 굉장히 의미있는 일 같다고 이야기해주셨어요. 사실 어른들께 직접 아이를 보이고 인사 드리는 게 도리일 수 있는데, 가족 어르신들께서도 함께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주시고 좋게 생각해주셔서 저희가 더욱 감사했어요.
Q. 첫째 딸인 소정이의 돌에도 나눔첫돌잔치에 참여해주셨습니다. 나눔첫돌잔치는 어떻게 알게 되었고 어떤 마음으로 참여했던 건가요?
A. 돌잔치의 의미는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건강하게 첫 번째 생일을 맞는 것에 대한 축하이자, 앞으로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부부는 무엇보다 아이가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게 생일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리로 돌잔치를 꾸미고 싶지는 않았어요.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주어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우연히 나눔첫돌잔치를 알게 되어 참여했어요. 이런 캠페인이 있다는 게 감사하고 기뻤지요.
Q. 둘째 시연이의 돌에도 나눔첫돌잔치를 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떤 점에서 다시 참여하겠다는 생각을 하셨나요?
A. 첫 아이 때 나눔첫돌잔치를 하면서 마음 먹었던 것 같아요. 이보다 더 가치있는 돌잔치는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둘째 때도 나눔첫돌잔치를 한다고 알리는 게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지인 분들께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싶어서요. 그래서 저희 나름대로 최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으시도록 초대장을 보냈어요.
Q. 나눔첫돌잔치 돌방에 올려주신 사진을 보니 가족끼리 소박하게 돌잔치를 보내신 것 같아요. 어떻게 보내셨나요? 돌 잔치를 즐겁게 보내는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양가 어머니를 모시고 아주 편안하고 행복한 생일날을 보냈어요. 두 아이 생일에 모두 전통 돌상을 대여해 집에서 상을 차리고 사진도 휴대전화로 간단하게 찍었어요. 전문가에게 사진을 부탁했다면 더 멋진 사진을 나왔겠지만, 한참 낯가림하는 아이를 낯선 환경에 두고 싶지 않았거든요. 아이가 편안하다면 그게 가장 즐거운 돌잔치가 아닐까 싶어요.
Q. 나눔첫돌잔치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A. 나눔은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제 자신을 위해서 좋은 것 같아요. 비워지는 게 아니라 채워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제 작은 도움으로 누군가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다는 것도 기쁘지만 무엇보다 나눔은 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거든요.
종종 첫째 소정이의 나눔첫돌잔치 앨범을 꺼내보곤 해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정말 잘했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요. 아이에게 나눔의 의미를 선물해주었다고 믿어요.
Q. 1년 동안 시연이를 키우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조리원에서 보낸 2주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소정이가 네 살 때 동생이 태어났는데 아이가 저랑 떨어져 지내기를 원치 않아서 소정이까지 함께 조리원으로 들어갔거든요. 좁은 곳에서 두 아이랑 동거동락했던 그 시간이 어찌나 감사하고 소중한지...... 둘째 시연이가 약간 황달이 있어 얼굴이 노란 편이었는데 소정이가 그 모습을 보고 “누렁아”하고 불렀어요. 그때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Q. 두 딸이 크면 돌 잔치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생각인가요?
A. “건강하게 자라줘서 정말 고마웠고, 너희가 건강하게 크는 것처럼 세상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크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돌잔치를 했다”고 말하려 해요. 아이들이 나눔이라는 걸 어려운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Q. 두 딸이 어떤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나요?
A. 건강하게 자라 세상을 사랑하고 세상으로부터 사랑받는 그런 사람이 되길 바라요. 그러려면 무엇보다 나눔을 실천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Q, 나눔첫돌잔치를 망설이고 있는 부모나, 이 인터뷰를 통해 처음 접한 부모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A.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나눔이 풍성한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누구에게든 기꺼이 손 내밀어줄 수 있는 따뜻하고 포근한 곳이요. 나눔은 분명 우리 아이들을 더 크고 깊은 사람으로 성장시킬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나눔첫돌잔치가 새로운 돌 잔치 문화로 자리잡길 기대합니다.
정리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