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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가 엄마로서 긍정적 변화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사람들
201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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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가 엄마로서 긍정적 변화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아동권리 부모교육 '권리를 찾아보아요' 현장




 한 어머니가 울먹였습니다. “저는 제가 나름대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참는다고 참았는데....원칙을 두면 엉덩이 정도는 때릴 수도 있지 했는데...그게 정말 최선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 행동을 돌아보게 되네요.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보다 2시간 전, 지난 27일 오전 10시 세이브더칠드런 2층엔 자녀를 키우는 후원자님 35명이 모였습니다. 아버지 4명도 보입니다. <아동권리 부모교육 ‘권리를 찾아보아요’>에 모인 분들입니다. ‘아이와 어떻게 공감대를 키울 수 있을까?’ ‘아이가 원하는 것보다 내가 원하는 걸 강요하는 건 아닐까?’ ‘아이에게 화가 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저마다 고민을 품고 있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등을 공부하는 후원자님



 ‘육아전쟁’ 폭풍 공감
 육아 고민, 강사라고 예외는 아니랍니다. “금요일 저녁에 한 주를 돌아보면 잘못한 것들이 떠올라요. 막걸리 마시며 후회하죠. 토요일 아침이 되면 ‘빨리 일어나~’라고 또 소리 지르고 있더라고요.” 육아고행 중인 수행자들, 공감해 웃습니다. “오늘 제가 10번 넘게 말할 거예요. 아동은 권리의 주체다! 소유물이 아니다!”
 1991년 한국도 가입한 유엔아동권리협약,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참석자들 ‘열공 모드’입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의 4가지 기본권(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과 그 3대 원칙을 훑습니다. “3대 원칙 가운데 하나가 비차별입니다. 솔직히 말해봅시다. 유독 예쁜 애가 있지 않나요?”(강사) 한 후원자, 고백합니다. “둘째가 더 예뻐요.” 또 다른 원칙인 ‘아동 최선의 이익’을 설명하며 강사가 한 초등학교에서 본 이야기를 전합니다. 쉬는 시간인데 컴퓨터 작업에 바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시끄럽다고 소리치며 아픈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쉬는 시간이 왔는데도 후원자님들은 서로 이야기하느라 자리를 지켰습니다. “아까 그 학교 이야기 들을 때 울컥했잖아요.”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을 야, 너라고 부른데요. 아이에게 물어보니까 이름을 불러줬으면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이야기를 학교에 못하겠어요. 예민한 엄마로 보일까봐.” “그렇죠. 그런데 강의 듣다보니 제 자신이 아이에게 너 이거 안하면 누구처럼 된다는 이야기를 너무 쉽게 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좌충우돌 육아기에 공감 웃음꽃



나는 정말 학대하고 있지 않나
 강사가 물었습니다. “여러분 중 이때까지 꿀밤도 때린 적이 없는 분 손들어 보세요.” 두 분 손 들었습니다. “‘엄마 말 안 들으면 맴매 할 거야.’ ‘저기 경찰아저씨 지나가네 불러야겠다’라면서 공포심을 들게 하지 않았나요? ‘언니는 안 그러는데 너는 왜 그래’라고 비교한 적 없나요? 또 손바닥으로 등 두 어 차례 때리지는 않았나요? 권리 침해입니다. 신체학대만 있는 게 아니라 언어폭력, 비현실적인 기대나 강요 같은 정서 학대, 성 학대, 방임 유기도 다 학대예요.
 대체 이 모든 ‘학대’를 피하며 아이를 키우는 게 가능할까요? ‘긍정적 훈육’이 있습니다.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아동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사랑을 주고, 아동이 규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소통하며, 아이의 생각과 느낌을 이해해 문제해결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말이 쉽다고요? 버릇이 없어질까 걱정이라고요? 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먼저 아이 말을 정말 들었는지 생각해보세요.” 
 부모님들이 정말로 원하는 아이의 미래는 뭘까요? 이날 참석한 후원자님 가운데 돈 잘 벌고 출세한 사람이라고 답한 사람은 한 분도 없었습니다. 후원자님들이 설정한 장기적 목표는 이랬습니다. “사랑을 많이 받고 베풀 수 있는 사람” “따뜻한 사람”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 “독립적이고 자신감 있는 사람” “긍정적인 사람.” 강사는 이 말로 강의를 마무리했습니다. “아이를 바라보는 자신의 기준을 버려보세요. 아이 입장에서 한번 바라보세요. 5초만 참아보세요. 파이팅!”
 강의가 끝나고도 한참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아이가 맞고 왔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시부모님과 양육방식이 달라 고민이다.. 그 질문들에 대한 답, 한번에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돌아서는 모습이 우울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 후원자님들이 아동권리를 배우는 빙고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행복합니다. 오늘은 긍정적 변화가 시작하는 날이에요.”
 5살, 18개월 두 아이 아버지 이인중 후원자는 “다른 데서 알 수 없는 내용들을 배웠다”며 “학대와 훈육의 차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14개월 딸을 둔 이수지 후원자님의 소감은 이랬습니다. “내 생각에 따라 모호한 기준으로 아이를 대했던 거 같아요. ‘내 기준에 최선이면 최선이지’라며 다그쳤어요. 아이가 밥을 뱉을 때마다 무서운 표정을 지었는데 혹시 감정적인 학대는 아니었을까 돌아보게 돼요. 오늘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말과 행동을 바꿔봐야겠어요.”
 2015년에 세이브더칠드런를 만나고 “우간다 아이들 몇 달 교육비란 생각에 비싼 브랜드 커피를 줄이게 됐다”고 말하는 이경란 후원자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른 일엔 자신이 있는데 엄마라는 타이틀에는 자신이 없었어요. 처음이니까요. 아이가 다섯 살이 되면서 저랑 똑 같이 여러 감정을 느낀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어떻게 키워야할지 혼란스러웠어요. 오늘 강의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나와 남의 기준을 버려라, 아이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인내하라는 점이었어요. 자녀 교육 뿐 아니라 부모 교육이 정말 필요한 거 같아요. 행복합니다. 오늘은 제가 엄마로서 긍정적 변화를 시작하는 날이에요.”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권리 부모교육을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소민(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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