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방글라데시 ‘니롭’ 이야기
2012년, 방글라데시 상습 침수지역의 외딴 마을에서 우리는 태어난 지 10주 된 니롭을 만났습니다. 당시 니롭 가족은 심적으로 아주 힘들었습니다. 니롭보다 빨리 태어난 세 형제는 태어나자마자 죽었고, 넷째 아이인 니롭 또한 건강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병에 걸려 중요한 예방접종도 하지 못한 니롭은 영양실조에 걸려 있었고 계속된 설사병으로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설사병은 유아와 신생아에게 가장 치명적인 질병 중 하나입니다.
“니롭이 너무 걱정돼요. 가까운 곳에 병원이 있으면 병원에 데려가겠지만, 병원은 너무 멀리 있고 거기까지 갈 돈이 없어요. 니롭 아버지도 안구 질환이 있고 몸이 좋지 않아 가족을 부양할 돈을 벌지 못하고 있어요” - 니롭의 어머니 시프라
세이브더칠드런은 니롭의 마을에 총 4번 방문했습니다. 또래 아이보다 훨씬 작아 걱정이 많았던 니롭은 이제 건강하게 자라 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비극적 과거
니롭과 그의 가족이 겪은 역경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시프라가 아이 셋을 잃으며 겪은 슬픔은 이 마을에서 계속해서 반복되던 것입니다. 대략 300~400명이 사는 방글라데시의 이 외딴 마을은 농사일을 하며 주로 쌀과 과일을 키웁니다. 부족한 식량은 물고기를 잡아 보충합니다. 그럼에도 대부분 매우 가난해 어떻게 먹고살 돈을 벌 수 있을지가 가족들의 주된 걱정입니다.
2014년까지 이 마을엔 제대로 된 의료시설이 없었습니다. 16km나 나가야 병원이 있어 건기에는 두 시간, 우기에는 배를 타고 세 시간이나 걸렸습니다. 교통비는 마을 어부나 일용직 노동자의 한 달 임금에 해당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위생적이지 못한 환경에서 어떤 의료적 지원도 없이 태어났고 마을 어머니 중 대략 90% 가 아이를 잃는 경험을 했습니다.
새 진료소가 가지고 온 희망
2014년 세이브더칠드런은 엄마들과 아이들이 생존에 가장 중요한 출산 첫 주에 치료를 받고 외딴 지역 가족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려고 니롭의 마을을 포함한 방글라데시 외딴 지역에 진료소를 열었습니다. 이로써 방글라데시 여성 35,000명과 신생아 3,500명이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었고, 76,500명이 건강하게 지내는 법을 배웠습니다.
니롭 마을에 생긴 진료소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고 엄마들이 아이를 안전하게 낳을 수 있도록 산파들을 훈련했습니다. 니롭과 같은 아이들은 이제 폐렴과 설사병과 같은 위험한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도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신생아의 머리를 차가운 물로 씻기면 폐렴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과 같은 필수적인 지식도 가르쳤습니다.
“다른 엄마들이 치료 부족으로 저와 같은 고통을 앞으로 겪지 않아도 되어 기뻐요” – 시프라
프리마와 니롭
세이브더칠드런 진료소 개설과 의료 지원으로 니롭은 이제 건강해졌습니다. 그러나 니롭 가족에게 기쁜 소식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니롭에게 귀여운 여동생이 생긴 것입니다.
여동생 프리마는 니롭 때와 많은 것들이 달랐습니다. 어머니 시프라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훈련을 받은 산파로부터 철분제와 칼슘, 정기 검진 등 출산 전 관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프리마를 낳을 때 식수와 음식이 부족해 시프라는 더욱 약한 상태였고, 조산으로 위험했으나 산파 덕분에 시프라와 프리마 모두 안전할 수 있었습니다. 시프라는 이러한 도움이 없었다면 니롭의 여동생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죽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제 프리마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시프라도 산후조리를 받았고, 5살이 된 니롭은 종일 동생 프리마와 놀고 프리마를 웃게 합니다.
올 1월부터 니롭은 학교에 갈 예정입니다. 학교에 가고 싶어 울기도 한 니롭은 엄마가 친척 집에서 구해온 학교 교과서를 혼자 읽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제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된 시프라가 바라는 것은 다른 모든 어머니와 같습니다. 바로 니롭과 프리마가 건강하게 자라 잘 배우고 직장도 구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글 김도화(커뮤니케이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