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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아동 토론회 ② “난민아동의 존엄성을 보장하려면…”
사람들
201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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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아동 토론회 ②]


“난민아동의 존엄성을 보장하려면…” 


세이브더칠드런이 6월 20일 난민의 날을 맞아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국내 난민아동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세이브더칠드런이 2010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난민아동지원사업’ 8년의 성과를 중간 점검하고 국내 난민아동 지원의 방향성과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제주도 예멘 난민 이슈를 통해 난민 문제와 정면으로 마주한 한국사회의 현실과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토론회는 100여 명의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찼습니다. ‘난민아동’을 키워드로 토론회에서 오간 다양한 논의를 두 번에 걸쳐 소개합니다. 


6월 20일 난민의 날을 맞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내 난민아동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세이브더칠드런의 난민아동지원사업 성과 발표에 이어진 토론에서는 국내 난민아동 지원방안과 앞으로의 과제를 주제로 △국내 난민아동에 대한 공공과 민간 지원체계에서 드러난 문제점 △국제법과 국내법에 명시된 아동의 권리 중 난민아동에게 배제된 권리 △난민아동 지원에서 지역사회의 역할 △난민아동 교육 정책 현황 및 과제가 다뤄졌습니다. 토론은 문경란 인권정책연구소 이사장이 좌장을 맡고 이호택 사단법인 피난처 대표, 김진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 변호사, 오경석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장, 이가원 교육부 교육기회보장과 사무관이 참여했습니다. 



이호택 사단법인 피난처 대표


현재 난민들이 겪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이들이 난민으로 인정 받는다면 해결될 문제들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난민아동지원사업과 같이 당장 아이들의 기본적인 권리 보장을 위해 노력할 필요는 있지만, 지원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도록 지원하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우리나라 난민법에는 아동에 대한 규정이 거의 없다. 난민 인정률도 전 세계 평균이 40% 정도이고 EU는 60%대인데 한국은 11.5%(난민인정자 4%와 인도적체류자 7.5%를 더한 수치)에 그친다. 난민으로 인정 받지 못하고 취업을 할 길조차 없으면 민간에서 계속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언제까지 지원을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난민으로 인정된다면 취업, 아이들의 학업 문제, 건강보험 문제 등이 해결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민간의 지원도 필요 없게 된다. 



김진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 변호사


난민들이 겪고 있는 차별과 배제에 대해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역할도 있지만 분명히 국가에서 해야 할 역할도 있다. 국가에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이유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에 차별 금지와 아동 최선의 이익 원칙이 명시돼 있다. 반면, 국내 난민 아동들이 겪고 있는 상황은 우리나라가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대표적인 것이 출생신고의 권리이다. 출생신고는 아동의 권리를 누리기 위한 시작점이다. 국제사회에서도 유엔아동권리위원회뿐 아니라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유엔인권이사회 정례인권검토(UPR)에서도 한국정부에 현 출생신고 제도가 이주 아동을 배제하고 국민을 위한 권리로만 보장하고 있는 것에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대해서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주아동은 국적국의 재외공간에서 출생등록을 할 수 있다고 한국 정부는 이야기하고 있지만 본국에서 박해를 피해 온 난민 아동은 재외공관에서 출생신고를 할 수 없다. 실제 많은 난민 아동이 출생신고를 못 해서 사실상 무국적 상태이다. 부모의 법적 지위, 출신국에 관계없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건강할 권리이다. 모든 아동은 건강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인도적체류자는 건강보험대상자에 포함되는 것으로 개정이 되고 있지만 난민신청자의 아동은 포함이 될 수 없다. 4대보험 적용이 되는 직장을 구할 경우 직장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사실상 건강권을 누릴 수 없는 상황이다. 난민아동은 제도와 정보가 미비해서 태어나면서부터 건강권을 위협 받을 가능성이 높다. 임신 과정에서 트라우마를 겪을 위험도 높아 아동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난민신청 가족을 포함해서 인도적체류자도 건강보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의 권리도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난민 가정은 부모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장기 체류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은데 가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게 한계가 있게 된다. 교육은 단순한 교육 이상이기 때문에 개선이 절실하다. 우리나라 교육 기본법이 국민만 의무교육 대상자로 보고 이주아동은 배제돼 있다. 이주아동이 전학이나 입학을 하고 싶어서 신청했을 때 거절하면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다. 


앞서 이야기한 내용은 아동으로서 가장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의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아동의 생애주기별 담당 부처가 모두 달라서 원활하게 대처가 안되고 있다. 난민에 대한 이해가 부처마다 다르고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고 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각 부처가 난민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갖고 누가 언제 어떻게 서비스를 신청하더라도 난민아동에게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정비가 필요하다. 앞으로 난민 아동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서는 시민사회단체에서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고 정부도 책임을 갖고 역할을 해야 한다. 난민 아동들이 최소한의 것을 보장받게 하기 위해서도 앞으로 해야 할 이야기, 할 일들이 굉장히 많을 것이다. 



오경석 경기도 외국인인권지원센처장


마음이 복잡하다. 오늘 이 자리에 지역사회의 역할을 이야기해 달라고 불러주신 것일텐데, 지역에서 외국인 이주민 분야에서 일하면서 굉장히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 할리마의 이야기가 우리의 가감 없는 현실이다. 해서는 안될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공개적으로 자행되고 있다. 부끄럽다고 사과해서 없어질 것이 아니고, 혹독한, 구조화된 현실이다. 우리가 해야 할 것들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에 굉장한 간극이 있다. 우리의 과제는 그 간극을 메워 가는 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은 있지만 한국과 같은 강력한 중앙집권 시스템 하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예를 들어 안산시가 3~5세 이주아동에 대한 보육료를 지원하고 있다. 정부가 하지 않는 일이다. 경기도가 보건복지부에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 필요성에 대해 계속해서 정책 제언을 하고 있다. 한국의 구조에서 지방정부가 임시적이고 우회적인 방식으로나마 난민 아동과 가족을 지원하는 것은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역할을 해야만 한다. 지방정부가 굉장히 미약해 보이지만, 그래도 펼치고 있는 지원정책에 대해 충분히 인정을 하고 더 많이 할 수 있는 여건과 구조, 환경을 만드는 것은 중앙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이가원 교육부 교육기회보장과 사무관


저희 과의 사명은 ‘교육기회보장과’라는 이름 그대로 모든 아동에게 교육권을 보장하는 일이다. 먼저 죄송한 말씀을 드리자면 난민 문제를 인식한 게 정말 짧았다. 인천 한누리학교와 같이 전문적으로 다문화 학생들을 지원하는 기관이 있지만 교육부 차원의 별도 정책은 없었다. 난민에 대한 이해나 정책 방향이 깊지 않더라도 이해를 해주셨으면 한다. 오늘 이 자리에서 많은 공부를 하겠다.


교육기회보장과는 다문화 교육을 지원하고 있는 부서이고 전체 학교, 학생에 대한 이해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난민 아동이 특별히 배제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학교에서는 외국 아동의 국적 정도만 보고해서 난민에 대해 특별히 인식하거나 문제시하지는 않았다. 현재 예멘 난민도 그렇고 난민에 대한 논의가 많아지면서 난민 아동의 특수성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대안은 없지만, 방침은 난민 아동이라고 해서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다기 보다 학교 현장에서 이주배경을 가진 아동이 왔을 때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난민 아동의 교육권을 보장하는 법제도가 거의 없다. 난민아동에게는 취학통지서가 따로 발부되지않는다. 학교장이 재량으로 거부하고 있지만 더 많은 경우 재량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법령으로 지원하고 있지 않더라도 법령을 통해서 지원을 하게 되면 대상자가 되는 아동을 선별적으로 관리해야 해서 현재보다 정책이 퇴보할 수도 있다. 취학통지서를 발부하면 더 좋겠지만 대상이 한정돼 있으면 오히려 배제될 수 있기 때문에 대학생 멘토링이라든지 이런 걸 통해서 기초학력을 보장할 수 있는 사업을 펼치는 것을 이해해줬으면 한다. 현재 굉장히 부족한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도 이해하고 있다.



박영의(마케팅커뮤니케이션부)  사진 고우현(권리옹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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