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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2년,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난민 아동들 … 로힝야 난민캠프 현장 이야기
긴급구호
2019.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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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 난민 가족과 아동들이 죽음을 목격하며 끔찍한 폭력을 피해 피난한 지 올해로 2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사태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100만명에 이르는 난민들은 여전히 방글라데시에 난민으로 생활하고 있으나, 마땅히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난민 생활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난민들의 임시 정착 기간이 조금씩 길어지면서 원래부터 그 지역에 오랜 기간 거주해온 방글라데시 주민들과의 마찰도 커지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지난 1년간 난민 아동과 난민을 수용한 지역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을 대상으로 아동보호와 생계 지원 활동을 진행해왔습니다. 11월 담당자들이 사업장을 방문하며 기록한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 현장을 여러분께도 공유해드리려고 합니다.


▲ 로힝야 난민 캠프 전경


로힝야 난민들은 벽돌로 만든 집에서 살 수 없습니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허락하는 집 형태는 대나무 뼈대에 방수포와 지붕 시트를 엮은 임시 거처뿐입니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난민들은 3개월이면 비와 습기에 썩어서 주기적으로 갈아줘야만 하는 이 대나무 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폭우와 산사태가 번갈아 일어나는 우기가 되면 난민 캠프에서는 그 안에서 홍수와 같은 재난이 벌어질까 모두가 노심초사 하지만 난민으로 생활하는 한, 비바람을 막기엔 역부족인 이 곳에서 지내야만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우기 때마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집을 개보수하고 긴급 상황 시 대피 계획을 안내하는 등의 노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생계 지원 활동으로 호박 재배에 성공한 난민 여성(좌), 공간 절약을 위한 공중텃밭(우)>


난민들이 배급 받는 식량에는 과일이나 채소와 같은 다양한 식품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이에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과 그 가족의 영양 상태를 증진하고, 가장 취약한 가정들이 식량 구매에 들이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도록 생계 지원 활동으로 미량영양소 지원 텃밭을 지원하였습니다. 텃밭으로 이용할 수 있는 땅이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에 최대한 공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일부 작물은 공중 텃밭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종류로 제공되었습니다. 작물 종자와 기본 농기구뿐만 아니라 재배를 위한 기초 교육 또한 모든 참여자들에게 제공되었습니다. 이렇게 세이브더칠드런과 사업 참여자들이 공들여 얻은 작물들은 가정의 식탁으로 가 조금이나마 생계의 고단함을 덜어주고, 식사를 풍성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가 지원하는 난민캠프 속 아동친화공간


세이브더칠드런은 콕스바자(Cox’s Bazar)에서 로힝야 난민 대응을 하는 여러 단체 중 가장 크게, 가장 많은 인력을 투입하여 아동 보호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진 속 아동 친화 공간 운영 또한 그 일환입니다. 이 곳에서는 미얀마에서의 끔찍한 폭력의 기억과 피난 생활이 할퀴고 간 아동들의 마음을 달래고 회복시키기 위한 다양한 놀이와 심리사회적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생활 기술 교육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많은 로힝야 아동들이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아동 친화 공간의 존재는 아동의 심리적 회복과 정상적인 발달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로힝야 아동 중 3-14세의 25%, 15-24세의 93%가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음.


 아동보호 사례관리소 담당 직원들(좌)과 인터뷰 중인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담당자들(우)


아동친화공간 옆에는 아동 보호 사례관리소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난민 생활을 하게 되면서 겪는 수많은 아동 보호 문제들을 사례별로 관리하는 곳입니다. 아동 보호 담당 직원 모스타피즈(Mostafiz, 맨 왼쪽)는 “여전히 피난 때 보호자를 잃어버린 채 지내는 아동들이 있다. 열악한 생활 환경과 생계 곤란으로 조혼, 아동 노동, 인신 매매와 같은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분쟁과 피난 상황에서 가장 취약해지는 것은 아동이며 우리는 이 아동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아동들이 겪고 있는 난민 생활의 이면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사례관리소에서는 아동별 관리뿐만 아니라 아동이 머무는 난민 사회의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이나 교육 등의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아동친화공간에서 아동이 그린 그림. ‘우리 로힝야 어린이와 가족들은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요’라고 적혀 있다.


아동친화공간에서 만난 많은 아동들의 그림 속에는 ‘우리 로힝야 아이들과 가족은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요’라는 말이 적혀있었습니다. 2년이 지났지만, 많은 아동들에게 이 상황은 아직도 경황없이 떠나온 그때와 다름없는 시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긴박하고 절박했던 대규모 이주 사태는 점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지만, 여전히 100만명에 달하는 난민들, 그리고 그 절반을 차지하는 아동들이 인도주의적 위기 속에서 위태롭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여전히 잊지 않고 후원과 응원으로 난민 아동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후원자님들께 감사드리며, 세이브더칠드런 또한 모든 로힝야 난민 아동들이 안전하고 존엄성을 지키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승현, 김여진(해외사업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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