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올해로 16년째 세이브더칠드런을 후원하는 김영숙 후원자는 오랜 시간 애정 어린 눈빛으로 세이브더칠드런을 지켜봤습니다. 어떤 때에는 후원금을 잘 쓰고 있는지 살펴보는 매의 눈으로, 어떤 때에는 아이들의 삶을 응원하는 따뜻한 눈으로요. 최근에는 ‘오픈 마이크 포 칠드런(OPEN MIC for CHILDREN)’에서 정재승 교수와 만나 후원할 때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후원 아동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는지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15년 이상 세이브더칠드런을 지켜본 김영숙 후원자의 후원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오픈마이크 포 칠드런(OPEN MIC for CHILDREN)에 참여한 김영숙 후원자
후원자님,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영숙이라고 합니다. 전직은 간호사고 지금은 의료 현장에서 코칭을 하고 있어요. 의료인들이 감정노동을 하고,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환경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코칭으로 의료 조직에서 갈등을 중재하고 보건의료 종사자의 정서적인 회복을 돕고 있어요.
15년 이상 세이브더칠드런을 후원하셨는데요. 처음에 어떻게 세이브더칠드런을 알게 되셨어요?
그게 잘 기억이 안 나요(웃음). 제가 아이에게 관심이 많아서 여러 단체를 후원하면서 세이브더칠드런도 같이 후원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한번 비영리단체들에서 후원금을 유용한다는 내용이 뉴스에 나왔던 적이 있어요. 그때 다른 데는 다 끊어버리고 세이브더칠드런만 후원을 유지했어요.
왜 세이브더칠드런은 후원을 안 끊으셨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은 공개하는 자료가 많잖아요. 이것저것 다 확인하고 살펴보다가 세이브더칠드런에서는 의혹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후원금을 잘 사용하고 있어서 계속 후원하게 됐죠.
▲김영숙 후원자의 결연아동이 쓴 편지와 직접 그린 그림
올해로 16년째 후원하고 계신데요. 세이브더칠드런에 후원을 지속하실 수 있는 힘은 뭘까요?
유튜브에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제가 태어난 날보다 죽는 날 세상이 조금 더 따뜻했으면 좋겠다는 게 제 삶의 목표이기도 하고 또 함께 살아가는 거니까 후원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혼자 살 수 없잖아요. 제가 어디를 가려고 할 때 엘리베이터를 만든 사람, 버스나 전철을 운전하는 사람, 신호등을 만드는 사람이 있는 거고, 결국 이 모든 것이 다 합쳐져야 제가 어디로 갈 수 있으니까요.
후원하는 게 쉽지 않은 순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제가 2006년에 처음 후원을 시작했는데 그때가 집안 경제가 되게 안 좋을 때예요.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그때부터 후원을 시작했더라고요. 그 이후에도 통장에 잔액이 없으면 후원금이 이체되지 않았다고 메시지가 왔는데요. 그러면 얼른 딴 데서 돈 집어넣어서 후원하고 그랬던 적이 있어요. 후원을 끊은 적은 없는데 기부금 영수증을 보면 전체 총액이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그래도 후원금은 세금처럼 생각하고 내려고 해요. 내가 이 지구라는 땅에 생명체로 왔으니까, 다른 사람을 위해 죽는 날까지 세금 내는 그런 마음이에요.
후원하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하셨던 때는 언제일까요?
결연하는 아이가 꼬무락꼬무락 편지를 써서 편지를 보내올 때요. 애들이 한 글자 한 글자 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거든요. 성장보고서랑 같이 편지를 받아보면 이 아이가 잘 살고 있구나 싶어서 뿌듯하죠.
▲김영숙 후원자님의 결연아동 사진 (점점 자라고 있어요!)
후원자님에게 결연아동과 후원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도 애들이 있거든요. 어딘가 우리 애들 같은 애가 하나 더 있는 거죠. 아주 가깝진 않지만 나랑 더 긴밀하고 각별하게 연결된 소중한 사람이요. 후원을 통해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는 게 좋아요. 여러 감정이 들어요. 감사하고 신기하고 고맙고 그런 것들이요. 한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는 데 변수가 엄청 많잖아요. 잘 크고 있으니까, 그것만큼 감사한 게 없어요.
오랫동안 세이브더칠드런을 지켜보시면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떤 곳이라는 생각이 드셨나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놀이환경개선사업 하잖아요. 놀이터를 정비하는 건 생각하지도 못했던 건데, 세이브더칠드런이 아이들의 성장 과정과 환경을 봐주는구나 싶었고. 유튜브 환경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방법들을 같이 고민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캠페인도 제가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이었어요. 또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을 보고 단지 아이들을 때리는 것만이 아니라 방임이나 정서적인 것도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저 역시 자유롭지 않겠다고 생각이 들었고요.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저도 인식이 많이 바뀌는 것 같아요.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 쓰는 곳이구나 싶어요.
▲(왼쪽부터) 오픈마이크 포 칠드런(OPEN MIC for CHILDREN)에 참여한 정재승 홍보대사와 김영숙 후원자
이번에 정재승 박사님과 함께 오픈 마이크 포 칠드런(OPEN MIC for CHILDREN)* 촬영도 하셨어요. 어떠셨나요?
제가 정재승 박사님 워낙 좋아해서요. 박사님이 부드럽고 편안하게 해주셔서 떨지 않고 촬영했던 것 같아요. 그 표정을 보고 누가 얼겠어요(웃음). 따뜻한 뇌섹남이라고 해야 할까요? 원래도 정재승 박사님 팬이었지만, 세이브더칠드런을 후원해오셨다고 하니까 조금 더 반하게 됐어요. 최근에 세이브더칠드런 홍보대사가 되셨다고 해서 더 반가운 마음이었고요.
*오픈마이크 포 칠드런(OPEN MIC for CHILDREN)은 세이브더칠드런의 강연 프로젝트로 정재승 박사를 비롯해 남궁인 전문의,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가 함께합니다. 2021년 7월 23일부터 8월 6일까지 매주 금요일 6시에 세이브더칠드런 유튜브 채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세이브더칠드런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 더 잘하실 거라고 생각하고요.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계속해서 신경 써 주시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난민아동이요. 어른들은 선택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이곳에 있는 거잖아요. 각자의 삶에 주어지는 기회가 있는데, 기회의 장 자체가 이미 다르다는 건 아이들한테 너무 가혹하지 않나 싶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이 아이들의 기회를 넓혀주는 일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글 한국화(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