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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후기] 찜통방에서 여름을 견디는 사 남매
국내사업
202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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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을 일삼던 남편과 이혼한 후 네 아이를 데리고 나와 겨우 얻은 월셋집. 이사할 때 모든 걸 원상복구 해놔야 한다는 집주인의 으름장과 비용 문제로 찜통 같은 더위에 에어컨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선풍기 한 대를 나눠 쓰기 위해 사 남매는 5평 남짓한 작은 방 하나에 늘 옹기종기 모여 있어야 했습니다. 부업 일이 적어지면서 수급비와 양육수당을 합쳐 100만원 남짓한 돈으로 네 아이를 빠듯하게 키워야 하는 엄마에게 새로 선풍기를 사는 건 부담이었습니다.


아동보호를 위해 대역과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엄마의 걱정과 사 남매의 더위를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은 선풍기와 여름 이불을 지원했습니다. ‘고작 선풍기 한 대, 이불 한 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엄마와 사 남매에게는 큰 도움이었습니다. 삶의 무게가 유독 버겁게 느껴지던 엄마는 이번 지원으로 아이들을 다시 잘 키워볼 힘을 얻었다고 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를 누리도록 함께해 주신 후원자님 덕분입니다. 추가로 세이브더칠드런은 네 아이들이 살기에 적절하지 않은 주거환경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임대아파트 신청을 돕고 이사 후에는 필요한 물품까지 지원할 예정입니다.


사 남매 외에도 전국 곳곳 저소득가정 243가구에 선풍기와 서큘레이터, 쿨매트, 여름이불 등 가구별로 필요한 냉방용품을 지원했습니다. 여름이 지나간 자리에 찌는 듯한 더위의 기억만 남아있지 않도록, 작은 부분에서부터 아이들의 권리를 지켜낸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할머니와 선풍기를 나눠 쓰던 은우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딸이 이혼하면서 아이를 키우기 어려워하자 할머니, 할아버지는 선뜻 손주를 데려왔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맡기고 채 1년이 되지 않아 딸은 연락을 끊었고, 그렇게 여섯 살이던 손주 은우(가명)는 어느새 열 여섯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할머니, 엄마 왜 안와’라며 칭얼대던 아이는 이제 할머니의 건강을 챙길 만큼 훌쩍 컸습니다.


한동안은 딸이 다시 손주를 데려갈 거라는 생각에 정부에 지원 신청도 하지 않고 살다가 학교와 군청의 도움으로 산 밑 허름한 집에서 LH아파트로 이사했습니다. 정부 지원을 받기 시작하면서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남들처럼 은우를 학원에 보내주거나 고장 난 선풍기를 버리고 새 선풍기를 살 만큼의 여유는 없었습니다. 더운 여름, 에어컨이 있어도 전기세 걱정에 틀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베란다 쪽 창문을 열어놓으면 찬바람이 들어와 괜찮다면서 ‘할머니가 거실에서 주무시니까 할머니가 써’라고 은우가 선풍기를 돌려 놓으면 할머니는 자기 전 은우 방 쪽으로 선풍기 머리를 돌렸습니다. 너무 덥다 싶으면 자다가 선풍기를 살짝 가져왔다가 다시 돌려놓기를 몇 번씩 하는 상황에서 새로 받은 선풍기는 할머니와 은우의 여름밤 단잠을 지켰습니다.


가정의 필요에 따라 지원한 서큘레이터


“새 선풍기를 보더니 은우가 ‘할머니가 새 걸로 써. 나는 잔잔하게 나오는 거(선풍기) 밤에 쓰면 돼’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말하는 거 보니까 많이 컸어요. 너무 좋은 거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잘 쓰고 있어요. 덕분에 한여름 잘 넘어갔죠.”

형편이 넉넉하진 않지만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과 감사가 가득한 집에는 그늘이 보이지 않습니다.


“할아버지는 은우가 아직도 아기인 줄 알아요. 요새도 우리 아기 예뻐 예뻐 그러니까요. 은우도 속이 깊고. 다 감사한 일이죠. 경제적으로 지원해주시는 것도 참 감사한 게 커요. 지난겨울에는 전기매트도 보내주시고. 우리가 은우를 풍부하게 키우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은우한테는 할머니도 있고 할아버지도 있잖아요. 더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도 있을 텐데 이렇게 선풍기 받고 그러면 내가 너무 호강스러운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도 여러분들께서 한창 클 나이에 할머니 손에서 크고 있는 아이를 생각해주시는 게 너무 감사해요.


여름 이불 한 채의 행복


혼자서 아이를 낳고 기른 지영 씨(가명)는 매달 수급비로 생활을 이어나가기 빠듯합니다. “아이가 장애가 있어요. 지적장애 3급이라서 아이를 돌봐야 하기도 하지만, 저도 우울증에 불안장애가 있어서 약 먹고 있거든요. 일은 못하고, 아껴 아껴 쓰고 있죠.”


병원비와 심리치료비로 나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여름철 꼭 필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여름 이불이 옛날에 사둔 게 하나 있는데, 아이랑 따로 자게 되면서 아이 건 따로 없었거든요. 날씨도 덥고 해서 아이 이불 하나 사주고 싶었는데 제가 이불 하나 사기에도 형편이 어려워서요. 비싼 거 사주자니 형편이 안되고, 싼 거 사주자니 아이 피부에 안 좋을 것 같아서…. 그런데 이불 주신다고 해서 좋았죠.”


지원한 여름 이불


여름 이불 한 채에 지영 씨와 아이는 마음마저 시원해졌다고 합니다.

“이불 좋은 거 주셔서 감사했어요. 아들한테 선물 하나 해준 것 같아서 좋더라고요. 아이도 자기 이불 생겼다고 얼마나 좋아하던지. 새 거 왔다고 하니까 너무 좋아하면서 요새도 그것만 덮고 자려고 해요. 꼭 필요했던 물건이었는데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더운 것 때문에 싸우지 않아요.


아빠의 학대에서 벗어나 할머니와 살게 된 두 아이는 날이 더워지면서 선풍기 한 대를 놓고 다투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 혼자 하루에 다섯 시간 일하며 버는 돈으로 살림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애들이 온 지 얼마 안 됐어요. 올해 초에 왔으니까. 애들한테 새로 필요한 게 많더라고요. 선풍기도 또 사야 하나 해서 좀 부담스러웠죠.”


지원한 서큘레이터


선풍기 한 대로는 아이들 방까지 바람이 가지 않아 불편을 겪는 가정에 서큘레이터를 지원해 시원한 바람이 집 곳곳에 가도록 했습니다.

“그냥 선풍기가 아니라 리모컨도 되는 좋은 걸 보내주셔서 애들이 좋아하더라고요. 선풍기보다 더 시원하기도 하고요. 이제는 선풍기 리모컨을 서로 막 가지려고 하긴 하지만 더운 걸로 싸우지 않아서 다행이죠(웃음). 좋은 거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갑자기 4남매의 엄마가 된 할머니


신장투석을 받으며 혼자서 아이 넷을 키워온 딸이 지난해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4남매를 데려왔습니다. 갑자기 늘어난 식구만큼 생활비도 빠듯해진 데다가 새로 사야 할 물품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여름이 다가오자 더위가 걱정이었습니다.

“애들이 4명이다 보니까 선풍기가 더 있어야 하잖아요. 에어컨이 방마다 있는 것도 아니고.”


지원한 서큘레이터와 여름 이불


일용직 근로를 하며 생활비 대부분을 아이들 양육에 쓰고 있어 여유가 없는 가정에 선풍기와 냉방용품을 지원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크게 능력이 있는 게 아니고, 그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니까요. 우리가 철거 일 같은 거 하거든요. 1년 사이에 일이 없네요. 그전에는 좀 있었는데 영 없어요. 애들 키우는 게 힘 안 든다면 거짓말이에요. 그래도 어떻게 해요 내 새끼인데. 성인 될 때까지 도와줘야죠. 그래도 애들이 순해요. 애들 잘 키울 수 있게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갑작스럽게 한 식구가 된 조부모가정을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은 냉방용품 외에도 가정에 필요한 지원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지원내역

항   목

세부내역

총 지원금

여름철 냉방용품 지원

243가구 x 10~15만원 상당의 냉방용품
(서큘레이터, 선풍기, 쿨매트, 여름이불 등)

36,000,000원



  한국화(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어떤 환경에서도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를 누리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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