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찾았다 나의 어린 시절 : 제4회 아동권리영화제
20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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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25일, CGV홍대에서 아동권리영화제가 열렸습니다. 일상에서 멀게만 느껴졌던 아동권리. 영화라는 친숙한 매체로 대중들에게 다가가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 올해 벌써 4회를 맞이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른들도 한때 어린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영화제 주제를 ‘잃어버린 어린 시절을 찾아서’로 정했습니다. 그저 순수하고 천진했던 시절이 아니라, 학대, 방임, 사회적 편견 등으로 그늘진 기억을 꺼내는 시간입니다. 관객들이 그동안 잊고 있었던, 불편하고 아팠던 순간들을 돌아보며 아동권리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김하윤 사진 김성훈, 세이브더칠드런



아동 입장에서 다시 보는 ‘인생영화’
개막작은 가족영화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어느 가족>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정을 나누며 모여 사는 모습을 통해 참다운 가족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집니다. 영화 상영 후에는 책 『이상한 정상가족』을 쓴 김희경 작가, ‘영화 읽어주는 의사’ 하지현 박사가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습니다. 송현수 관객은 영화 <어느 가족>을 보면서 느꼈던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친부모에게 학대당한 아동을 가정으로 돌려보내야 할지, 도둑질로 연명하더라도 사랑으로 아이를 돌보는 집에서 지내게 해야 할지 고민되더라고요. 김희경 작가님이 아이 입장에서 어른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봐야하지 않겠냐고 하셨는데 인상깊었어요. 제가 그동안 사회의 시선으로 아동을 보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었어요”


거제여상 ‘땐’스 스‘뽀’츠반 학생들의 성장기를 그린 다큐영화 <땐뽀걸즈>도 막을 내린 지 1년 만에 관객들과 다시 만났습니다. 학교생활에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하던 아이들이 땐뽀반 이규호 선생님을 만나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에 많은 관객들이 감동을 받았는데요. 영화가 끝나고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규호 선생님, 이승문 감독,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가33 올바른 어른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영화 개봉 당시 여러 차례 영화를 본 고지연 관객은 영화제에서 <땐뽀걸즈>를 재상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땐뽀반 아이들이 저마다 어려움이 있지만 본인이 원하는 걸 즐겁게 하는 모습을 보는게 즐거웠어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나도 땐뽀반 친구들처럼 즐겁게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영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가정폭력 피해아동의 심리를 긴장감 있게 묘사해 관객들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에는 가정폭력 가해자인 아빠를 만나고 싶지 않지만 면접권을 허용한 법원판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학대받는 소년이 나옵니다. 문소리 배우, 김혜리 기자,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이 아동학대와 사회제도에 대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송란희 사무처장은 영화 배경이 프랑스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피해자에 대한 보호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법적인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개를 납치해 집값을 모으려는 가난한 소녀가 주인공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 홍보대사 김형규와 세이브더칠드런 국내사업부 서지원 대리가 빈곤에 관한 사회 차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뮤지컬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 <빌리 엘리어트>는 폐막작으로 상영됐습니다. 발레는 남자답지 못하다는 편견과 가족의 반대에 맞서 꿈을 키우는 소년이 나옵니다. ‘스스로의 삶을 살 권리’라는 주제로 김도훈 허프포스트코리아 편집장, 손경이 손경이관계교육연구소 대표가 관객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창립 이래 100년 간 대한민국 아동권리의 발자취가 담긴 기사를 읽고 사진을 찍는 관객


▲ 체험프로그램 ‘숨은 아동권리찾기’에 참여하고 있는 관객들


영화관 곳곳에서 만나는 아동권리
영화 상영시간을 기다리는 중에도 영화관 곳곳에서 아동권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여러 관객들이 ‘잃어버린 어린 시절’을 찾는 소녀 포토월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습니다. 바로 옆 코너에는 세이브더칠드런 창립 이래 지난 100년간 대한민국 아동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담겨있는 기사들이 전시됐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아동권리와 관련된 영화 속 명대사, 명언들이 붙어 있었는데 SNS에 인증샷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어릴 적 아동권리를 침해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림일기를 그리는 ‘오늘의 그림일기’ 코너와, 엽서 일러스트 속 아동권리 침해 상황을 찾는 ‘숨은 아동권리찾기’도 관객들이 많이 참여했습니다. 정줄기 님은 ‘숨은 아동권리찾기’에서 10문제를 다 맞추었다며 즐거워했는데요. “그림찾기하면서 요즘 아이들이 놀 시간이 없다는 것, 자유롭게 놀 공간이 부족하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지각, 수업·회의 중 휴대폰 몰래 하기, 숙제·보고서 제출기한 넘기기 등 비슷한 실수를 저지른 직장인 K와 학생 K. 두 사람의 일화를 소개하며 ‘K는 몇 대를 맞아야 할까요’라고 묻는 코너도 있었습니다. 관객 모두 0대에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서민영 님은 이유를 적는 란에 ‘왜 나이가 어리면 훈계해야 한다고 할까요?’라고 포스트잇을 붙였습니다. “그동안 (잘못하면 체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다 보니 아무도 (이 부분을) 지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어른들은 아동, 청소년에게 너희는 어리니까 잘 모른다면서 훈계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데요. 어른들이 반성하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사회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청소년 참정권 운동을 하고 있는데요. 다음 영화제에는 활동가들과 함께 오고 싶어요”



2015년 시작한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영화제는 영화상영과 부대행사를 통해 아동권리가 침해 받는 댜양한 상황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개선하고자 진행하는 행사입니다. 이번 영화제는 CGV홍대, 왓차플레이, 한아조가 후원했으며, 관객 730여 명이 함께 했습니다. 11월 16~30일 왓챠플레이에서 77편의 아동권리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온라인 상영관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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