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현장에서]내가 예멘에서 인도적지원 활동가로 일하는 이유
201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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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김도화



예멘에서의 투쟁


아마 제 고향, 예멘과 같이 아동권리가 무시되는 곳도 없을 겁니다. 예멘은 지금 세상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인도주의적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전쟁으로 찢겨나간 예멘에서 아이들은 질병과 굶주림에 고통받으며 자신의 삶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생을 마감해야 하는 운명에 처해있습니다. 예멘 아이들의 고통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됩니다. 임산부들은 빈곤과 식량부족으로 자주 끼니를 거를 수밖에 없고 이는 태아 성장에 영향을 끼칩니다. 모유 수유를 해야 하는 엄마들에게 영양 결핍이 발생하면 아기들까지 영양실조를 겪게 됩니다. 성장기에 영양실조를 겪은 아이들은 돌이킬 수 없는 신체적 손상을 입기도 합니다.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은 설사병이나 호흡기 감염과 같이 예방 가능한 질병에 아주 취약합니다. 콜레라와 같이 이미 과거 질병으로 인식되는 질병들이 예멘에는 만연합니다. 이런 현실이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살아남은 아이들은 폭력적인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전쟁, 극심한 기아, 피난…. 어쩔 수 없이 고향에서 탈출하는 아이들은 도중에 다치기도 하고 생명을 잃기도 합니다. 또 착취나 학대를 당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어려움 속에서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은 희망을 품지도 못합니다. 자기 잘못도 아닌 분쟁 때문에 예멘의 많은 아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아동에게는 최악의 장소


예멘은 3년 넘게 이어진 전쟁으로 더할 수 없이 나쁜 위기 상황이 겹치고 있습니다. 집, 병원, 학교와 같은 사회 기반 시설이 무너져 나라 전체가 마치 10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거리에서 뛰어놀다가 포화에 휩싸여 팔다리를 잃기도 하고 피에 흠뻑 젖어 병원에 누워있기도 합니다. 폭탄과 지뢰, 총알로 몸이 다치는 것 뿐만 아니라 정신적 충격을 받기도 합니다. 가족과 헤어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폭탄에 맞아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아이들의 주검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예멘은 아이들이 가득 탄 버스를 공격해도 되는 대상으로 간주합니다.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저는 인도적지원 활동가로서 동료들과 함께 힘을 모아 가장 소외된 한 아이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언제까지고 가장 취약한 아동을 돕기 위해 애쓸 것입니다. 그 아이들이 어디에 있든 어떤 고통을 겪고 있든 말이죠. 100년 전, 세이브더칠드런 창립자인 에글렌타인 젭이 시작한 투쟁을 이어 나갈 것입니다. 분쟁이 일어났을 때 언제든 아이들을 돕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죽기 위해 태어난 아이는 없습니다. 저는 예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고 아동 구호와 보호를 위해 계속 투쟁해 나가겠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1963년 예멘에서 가장 처음으로 활동을 시작한 국제 구호개발 NGO입니다. 2015년 3월 분쟁이 확산되면서 공습 위협과 굶주림, 질병으로 고통받는 아동과 그 가족을 돕기 위한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 활동을 확대해왔습니다. 또한 2015년 5월부터 급성 영양실조 치료, 건강진료와 상담, 모유수유 교육, 아동보호, 생계지원, 교육 등을 지원해 예멘 아동 약 200만명을 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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