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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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제르 식량위기_ 레이챌 파머(Rachel Palmer)의 현장의 소리
긴급구호
201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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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레이챌 파머

 

2010년 6월 9일 수요일 : 선택의 기로에 선 아동의 엄마들

현재 니제르에서 일을 하기 힘들 정도로 덥습니다. 이맘때는 보통 40도 이하로 온도가 내려 가는 일이 거의 없고 광활하고 주변환경이 척박한 곳은 종종 45도 이상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수도 니제르에서 가장 가까운 저희 사업장의 거리는 800Km입니다. 현지 사업장을  빠져 나와 저희가 일하고 있는 마을로 가는 여정은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만나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 테쑤아(Tessaoua)에 있는 사업장에서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한 마을을 방문했습 니다. 사막의 모래는 울퉁불퉁했고 미끄러웠으며 사막 바람이 몰려오는 가운데 운전을 해야 했기 때문에 실눈을 뜨며 앞 유리를 쳐다보았습니다. 다행히도 운전사가 사막에 난 길이 있었기에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저는 냉방이 되는 자동차를 탔습니다. 하지만 멀리 떨어진 마을에서는 에어컨이 있는 자동차는커녕 좋은 차를 타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두 발이 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입니다. 극소수의 아주 부유한 사람들만이 소와 수레를 가지고 있습니다. 필요한 물품을 사기 위해 마을을 떠나야 할 때면 오로지 두 발을 의지해서 걸어갑니다.

그래서 한 아동의 엄마는 큰 결단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이가 많이 아프지만 가장 가까운 진료소까지의 거리가 반나절이 걸릴 정도로 멀기 때문입니다. 어떤 곳에서는 보건 진료소까지 15Km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제가 대화를 나눈 아동의 엄마의 대부분은 진료소까지 오는 데 적어도 1시간 30분이 걸렸다고 합니다. 집에서 진료소까지 오고 가는데 왕복 6일이 걸리는 곳도 있습니다.


사진/3명의 아이를 데리고 바라카(Baraka)가 모래 바람을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엄마들이 한 아이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고 했을 때  집에 있는 나머지 아이들은 누가 돌볼까요? 집에 아이들을 남겨두거나 광활한 거리를 아이들과 함께 걷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년도 들어 처음으로 모내기
철을 맞아 약간의 비가 내렸습니다. 엄마들은 수확철인 9월에 식량을 얻기 위해 씨를 뿌려야 하는데 아픈 아이를 진료소에데려가려면 씨를 뿌릴 시간 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아이가 악성 영양 실조를 겪고 있더라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 아동의 엄마들이 많습니다.

집중적으로 영양섭취가 필요한 아동들은 건강이 호전되어 체중이 늘어났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일주일 한번씩은 진료소로 방문해야 합니다. 엄마들의 고통을 경감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는 일주일 치 고열랑 식량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것입니다. 엄마들이 아동을 데리고 일주일에 한번씩 진료소를 찾음으로써 저희는 아동의 회복의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동의 엄마들이 진료소를 찾기 위해서 반나절이상 걷는 것과 내년을 잘 버티기 위해서 모를 내는 일이나 가정에서 남겨진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요? 악성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를 일주일에 한번씩 진료소에 와야 한다는 것을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치료 없이는 그 아동의 생명은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도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진료소를 찾지 못하는 아동의 엄마들을 위해 한달 치 식량을 공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른 대안책도 찾고 있지만 지금, 죽어가고 있는 아동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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