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릴레이 인터뷰]
기업에서 NGO로...'아들 바보' 노 대리의 세이브더칠드런 입성기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세이브더칠드런 본부.
이곳에는 각자의 사명감과 꿈을 안고 아동의 권리를 위해 일하는 150여명의 세이브더칠드런 가족이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임직원들은 어떤 가치관과 어떤 계기로 세이브더칠드런에 합류하게 됐을까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일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지 직원들의 목소리를 통해 여러분께 들려드리려 합니다.
지난해 11월 9일 입사해 경영본부 전략기획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창진 대리.
2015년은 그에게 ‘사건’ 같은 한 해였습니다.
아동을 위해 기여하고 싶었던 그의 꿈이 세이브더칠드런 입사를 통해 이뤄졌고,
일터를 옮긴지 한 달 반 만인 지난 12월 20일에는 손꼽아 기다리던 2세도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릴레이 인터뷰 첫번째 순서로
아이가 태어난 이후 아동 권리를 위해 일하는 세이브더칠드런에서의 일상이 더욱 소중해졌다는
‘건우 아빠’ 노창진 대리를 만났습니다.
Q 대기업에서 NGO로, 특히 세이브더칠드런으로 일자리를 옮기게 된 계기는?
A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했지만 늘 사회공헌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아동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는 ‘선택권’이 가장 중요한 권리라고 생각해왔어요. 선택권을 박탈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아이들을 누가 어떻게 지켜줄 수 있을지, 나는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를 늘 고민했죠.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와중에 세이브더칠드런에 근무하고 계시는 지인 분께 채용 소식을 듣게 됐어요. 바로 지원했죠. 이름부터 ‘세이브 더 칠드런’ 이잖아요. ‘딱 이다’ 싶었죠.
세이브더칠드런이 종교색채 없이 활동한다는 점, 비지정 후원금 비중이 커서 기업이나 외부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자체적인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후원금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기관이라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어요.
Q ‘영리’ 기업에서 ‘비영리’ 단체로…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A 누구나 일하다 문득 ’왜 내가 이걸 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잖아요.
이전 직장에 있을 때는 늘 ‘매출/영업이익 신장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라는 정답이 정해져 있었어요.
지금은 하는 일은 비슷하지만 내가 힘들거나 회의가 들 때 ‘아이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선물하는데 내가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으니까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 자체가 다른 것 같아요. 업무 특성 상 기관의 사업이라든가, 인도적 지원, 아동 권리에 대한 폭넓은 공부를 하면서 일할 수 있다는 점도 좋고요.
일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어요. 세이브더칠드런에서는 기본적으로 각 부서 서로의 의견을 다 듣고 존중해주죠. 듣는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부서의 의견을 전부 들으면 숨어있는 아이디어도 파악할 수 있게 되죠. 굉장히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모인 의견들을 잘 취합해서 통일성 있는 방향으로 나오게끔 실행력을 키우는 것이 다음 과제겠죠.
Q 세이브더칠드런 본부 사옥 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면?
A 옥상이죠. 한강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저는 강이나 산 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일하다가 짬 내서 옥상에 올라가면 한강이 내려다보여서 좋아요. 잠깐 아내에게 전화도 할 수 있고요. 사옥 부근에 한강이라는 탁 트인 공간이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할 일이죠.
Q 세이브더칠드런에서 꼭 해보고 싶은게 있다면?
A 지인들은 저를 공상가라고 하더라고요. 재미있는 상상을 즐기는 편인데, 우리 기관이 ‘살아있는 생물’ 같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업무 중에도 간간이 '여러분이 지금 뭔가를 실행하면 아이들에게 이런 변화를 줄 수 있어요!'라는 '생활 팁'이 날아온다든가, 동기부여의 일환으로 1년 전엔 당신이 이런 다짐, 이런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계시냐는 일종의 ‘타임캡슐’ 같은 게 있다면 저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제가 일하고 있는 경영본부는 실제 사업이나, 홍보 등 기관의 전 영역이 잘 돌아갈 수 있게 지원하는 부서잖아요. 모두가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게 고민하는 곳이죠. 그러려면 저 혼자보다는 많은 사람이 같이 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각 부서의 많은 분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최근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일/사람은?
A 올해는 세이브더칠드런의 향후 3년을 이끌 새로운 전략 과제가 공개되는 해예요. 임직원 모두에게 전략 과제를 공유하는 단계에 있죠. 그런데 매일 업무를 진행하는 직원 분들에게 ‘전략과제’라는 건 사실 막연한 이야기거든요. ‘이런걸 한다더라’ 하는 정도지 내가 어떻게 연관되어 있고, 이걸 왜 해야 하는지가 피부에 와 닿지는 않죠. 지금 제 앞에 놓인 과제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새로운 전략과제를 임직원 분들과 어떻게 효율적이고 재미있게 공유할 수 있을까 하는 거예요. 비용은 최소화 하면서 최대한 흥미 요소를 넣으려고 하는데 쉽지는 않네요.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사람은 제 아기와 아내죠. 아기랑 아내의 건강, 특히 아내의 피로도가 항상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요. 아기도 건강하게, 그리고 요즘 가장 힘들 아내가 지치지 않고 언제나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Q 아이가 생기고 나서 ‘이런 게 생겼으면 좋겠다’고 느꼈던 부분이 있다면?
A 남성육아휴직! 아내는 다행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휴직기간을 받아 아이를 돌보고 있지만 육아휴직이 끝나면 회사로 복귀해야 하잖아요. 아이가 아직도 어린데 어린이집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죠.
아이는 0세부터 2세 때가 가장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아내의 육아휴직 기간이 1년이니까 나머지 시간 동안 제가 아이를 돌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동의 권리를 위해서 일하는 기관이니만큼 내 아이의 권리를 위해 아빠도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아빠가 되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A 저는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태담도 많이 해주고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 모든 순간을 함께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태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아이에게도 살짝 서운했던 일이 있었어요.
어느날 아이한테 우유를 줬더니 너무 잘 먹는거예요. ‘아 아빠가 주니까 이렇게 잘 먹는구나’ 하면서 흐뭇했는데 나중에 보니 간호사가 줘도 잘 먹더라고요. 살짝 삐쳤죠 (웃음).
아직 저를 알아보지도 못하는 아이의 작은 행동에도 신경이 쓰일 만큼 너무나 많은 게 달라졌어요. 결혼 하기 전에는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쓰다가 결혼 후에는 삶과 시간을 공유했다고 한다면,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내 시간을 기꺼이 포기할 수 있게 됐다고나 할까요?
저는 휴일엔 운동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아주 멀리까지 나가서 거기에 있는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책을 보다 돌아오는 걸 좋아했거든요. 결혼 후에도 제가 좋아하는 일들을 아내가 같이 해주길 바랐고, 아내가 좋아하는 일을 같이 하기도 했죠.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고 나니까 아이가 다른걸 하자고 하면 제 시간은 얼마든지 아이를 위해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생각을 ‘내’가 아닌 ‘우리’를 중심으로 하게 됐어요. 결혼 후에는 말랑말랑했던 ‘우리’ 라는 틀이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변형이 안 되는 단단한 틀이 된 거죠.
업무에 대해 설명하는 내내 그 누구보다 진지한 얼굴이었던 노창진 대리.
사진 촬영을 위해 밝게 웃어달라고 부탁하니 스마트폰에 저장된 아기 사진을 한 번 꺼내볼 정도로 '준비된 아들 바보'의 면모를 과시했는데요. 노창진 대리에게 마지막으로 릴레이 질문 '나에게 '네모'란?'을 던져봤습니다.
[릴레이 질문] '나에게 란?'
Q 나에게 노건우(아기이름)란?
A 전부다.
Q 나에게 사이클(취미생활)이란?
A 이젠 ‘남의 일’.
Q 나에게 세이브더칠드런이란?
A 꿈을 향한 연결 통로.
글 이나미 (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이정림 (커뮤니케이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