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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생의 ‘타인을 위한 시간’
사람들
201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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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 이야기 2]
 


한 대학생의 ‘타인을 위한 시간’


―이병윤 번역봉사자 인터뷰


 

 “어느 날, 유튜브에서 본 동영상 하나가 계기가 됐어요.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살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요?’에 답하는 <성장문답> 시리즈였는데, 저 역시 그때 제 삶과 시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조금이나마 나의 삶에서 ‘타인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야겠다, 나 자신에게 제대로 설명이 되는 인생을 살자, 결심하게 된 거죠.”



1년 넘게 빠짐없이 매주 금요일 오전, 세이브더칠드런 본부로 오는 청년이 있습니다. 자원봉사자 이병윤(24세) 님입니다. 2015년 6월부터 세이브더칠드런 방문봉사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4학년 1학기를 갓 마친 공대생입니다.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공부하면서 틈틈이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벌써 1년. 매주 한 번씩 꼭 방문해 해외결연팀 사무실에서 다른 봉사자들과 같이 해외서신을 번역하거나, 발송에 필요한 작업을 거들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삶에서 결여된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분투합니다. 때로는 오히려 나의 무언가를 내놓음으로써 채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타인을 위한 시간’을 내놓으면서 자신의 시간이 더 단단해졌음을 보여주는 한 청년을 만났습니다.
 





번역봉사를 하기 위해 한여름의 금요일 오전, 세이브더칠드런 본부를 방문한 이병윤 봉사자.



세이브더칠드런 후원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작년 5월쯤, 학생회관 앞을 지나가는데 세이브더칠드런 모금 부스가 있었어요. 궁금하기도 했고, 원래 ‘언제고 한번 후원해보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다가갔죠. 충동적으로 하긴 했지만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시작했어요. 아, 거기서 모자뜨기 키트도 받았는데 원래는 제가 뜨개질을 배워서 떠보려고 했거든요. 근데 어머니가 다 떠버리시고, ‘넌 왜 안 해?’ 하시더라고요.(웃음) 연두색 털모자는 물론 모자뜨기 캠페인에 기증했습니다.



어떤 분야를 후원하나요?
처음엔 국내사업과 해외사업후원 다 신청했다가, 지금은 자금상황 때문에 해외사업후원만 하고 있어요. 둘 다 하고 싶지만, 그래도 해외는 왠지 더 도와야 할 것 같아서요.



후원에 참여하겠다고 처음 결심하게 된 이유도 궁금해요.
사실 뉴스에서 접해서 이런 국제구호개발NGO에 대해선 알고 있었어요. 제대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작년에 유튜브에서 본 동영상 때문이에요.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살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요?’에 답하는 <성장문답> 시리즈였는데, 유시민 작가가 나왔어요.
이야기 중 ‘나와 상관없는 타인의 아픔이나 슬픔, 고통을 같이 느끼고, 그들을 위해 내가 가진 자원을 기꺼이 내놓고 교류하는 것, 그게 연대다.’라는 말이 있었어요.
그때 저 역시 제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즉, 남에게 쓰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 나 자신에게 쓰는 시간과 타인에게 쓰는 시간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을요.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게 아니라 바로 나 자신에게 설명이 제대로 되는 삶을 살자, 결심했어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누구나 고민하며 살잖아요. 저 역시 그때 내 시간과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변화가 필요했어요. 조금이나마 나의 삶에서 ‘타인을 위한 시간’을 만들자고 생각했고, 그게 후원하자는 마음의 시작이에요.
 


멋지네요. 후원자로, 또 방문봉사자로도 활동하시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후원신청하고 나서, 작년 6월에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에 회원가입 하려고 들어갔는데, 마침 공지사항에 봉사자 모집 공고가 뜨더군요. 군대에서 행정병으로 일했기 때문에, 행정일이나 번역일이 저랑 잘 맞을 것 같아서 신청했어요. 1주일에 한 번 방문해 3~4시간 정도 하는 일이에요. 지난 학기에는 매주 금요일 오전에 했어요.






“후원이 시작되고 처음 아동이 후원자에게 보내는 환영편지예요. 주로 아동이 자기소개를 하는 내용인데요. 이 편지를 번역할 땐 엑셀로 미리 만들어둔 폼에 맞춰서 내용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번역을 진행합니다. 어렵지 않고 간단한 작업이라 누구든지 쉽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학교생활도 바쁠 텐데 1주 1회 방문이 힘들지는 않으신지?
저 말고도 다른 분들도 많이 방문봉사 하시는데 시간대가 다 제각각이에요. 금요일 오전마다 나오려면, 사실 아침에 일어날 때 꽤 힘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학교와 집만 왔다갔다 하기 십상인데, 기분전환도 되고, 이 일에도 익숙해져서 딱히 특별한 사유가 생기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계속할 것 같습니다.



생활이나 생각에 변화가 생겼다면?
음… 처음엔 좀 어색하기도 했지만,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주위 친구들은 대학교에도 봉사동아리나 봉사활동이 많은데, 제가 세이브더칠드런 본부에 직접 방문해서 한다고 좀 신기하게 생각해요. 사실 혼자 일상을 보내고 내 일만 하면 가끔은 허전하고 회의감도 들잖아요.
그런데 작지만 봉사활동을 시작하니, 시간활용을 오히려 전보다 더 알차게 한다는 기분이 들어요. 여기서 일 끝마치고 나갈 때 기분도 좋고요.



번역봉사하면서 인상적이었거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해외결연 맺은 아이들이 여러 나라에서 보내준 편지가 여기로 오잖아요. 아이들이 그림을 그려서 보내오는 경우가 참 많아요. 엄청 못 그린 그림도 있고, 재미난 것도 있어요. 저는 그 그림들 보면 너무 귀엽고 재밌어서 이거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애들 이름도 언어가 다르니 재미난 이름도 참 많습니다.






“직접 편지를 접어 봉투에 넣고 또 봉투에 풀칠해 동봉하는 작업을 하면서, 실제로 결연아동과 후원자가 주고받는 편지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우리가 돕는구나, 느낄 수 있어요. 편지 번역, 검수와 출력 등을 거쳐 마지막으로 하는 게 동봉작업이에요. 이것 말고도 편지 발송에 필요한 여러 일이 있어요.”



가끔 주변의 친구들에게 권유하지만 아직 봉사활동에 포섭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친구들과 봉사활동을 함께하기를 바란다며 웃는 이병윤 봉사자 님.
세상의 속도와 나를 위한 일상에서 벗어나, ‘타인을 위한 시간’을 만들고, 자신의 삶을 조절한 그는 차분한 청년이었습니다. 봉사는 어쩌면 작은 활동이지만 더 깊게 존재하는 방법일 겁니다. 이를 오롯이 실천하는 젊은 세이브더칠드런 봉사자를 만난 시간은 참 즐거웠습니다. 인생의 의미는 자신만의 색채를 만들어가며 성장하고 나누는 것임을 다시금 생각합니다.




이선희(후원관리부)





세이브더칠드런을 존재하게 하고, 버팀목이 되어주는 힘은 누구보다 후원자님들입니다. 

매달 꼬박꼬박 보내주는 후원금에서, 가끔 전해지는 사연과 편지에서, 

‘내가 늙어서 돈이 얼마 없어. 그래도 애들은 도와야지’ 하시던 할머니, 할아버지 후원자님들의 조용한 음성에서,

 스무살 청춘 후원자님의 웃음에서, 아이 이름으로 후원신청하는 엄마 아빠 후원자님들의 마음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은 더욱 활력을 얻습니다. 

후원은 세상을 조금이나마 더 좋아지게 바꾸는 힘입니다. 

앞으로도 작은 도움이 누군가에겐 인생의 힘이라는 걸 느끼게 해준 후원자님의 목소리를 찾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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