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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동아리 축제, 아낌없는 기부의 마음으로 물들다 :기빙클럽 <세이브더칠드런 보성> 인터뷰
사람들
20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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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 이야기 5]
 


청춘의 동아리 축제, 아낌없는 기부의 마음으로 물들다


기빙클럽 <세이브더칠드런 보성> 인터뷰 



 

2011년부터 해마다 세이브더칠드런 기빙클럽 활동,

액세서리와 쿠키를 만들어 판 수익금 매년 전액기부 

재학생과 졸업생, 교사들까지 동참한 6년의 기록 


“한 학생이 어느 날 교무실로 찾아와, ‘빨간염소 보내기 하려고 돈을 모으고 있는데, 갖고 있으니 너무 쓰고 싶어요, 10월쯤에 염소 2마리 보내야 하는데, 그때까지 선생님께서 이거 맡아주시면 안 돼요?’ 하더군요.”  



 보성여고 동아리 축제. 

<세이브더칠드런 보성> 부스가 차려진 교실에 슬슬 구경꾼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놀라우리만큼 하늘이 높고 푸르렀던 여름의 끝자락. 남산 해방촌의 구불구불한 골목과 거리, 풍경 사이로 보성여고를 찾았습니다. 보성여고의 명물이자, 특히 주변 남학교에서 꼭 방문하고 싶어 한다는 이 동아리 축제를 찾은 이유는 바로 봉사동아리 <세이브더칠드런 보성> 때문입니다. 2011년부터 계속 활동해온 세이브더칠드런 기빙클럽 멤버입니다. 

올해도 교내 동아리 축제 ‘예닮제’에 참가, 교실 하나를 차지해 세이브더칠드런 신생아 모자뜨기, 아프리카에 빨간염소 보내기(이하 염소 보내기), 스쿨미(세이브더칠드런 여아 학교보내기) 포스터로 장식하고, 신생아 안아보기 체험 텐트, 액세서리와 쿠키 판매대, 스쿨미 퍼즐맞추기 책상까지 차려 놓았습니다. 액세서리랑 쿠키를 팔아 기부금을 모으고, 아울러 제3세계의 빈곤, 교육, 보건문제까지 공부해서 색지로 만들어 붙였습니다. 

열정만큼 체력도 넘치는 고등학생들이 만든 쿠키 등은 예약판매까지 받으며 인기 최고입니다.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들도 축제날에 놀러와 물품도 사고, 덩달아 기부도 합니다. 

선생님들도 여기저기 구경하며 열띤 응원에 ‘염소 보내기’ 장부에 서명합니다. “아프리카에 염소 한 마리 보내는 데 4만원!” 연이어 외치는 작은 얼굴들이 귀엽습니다. 한쪽에선 “같이해서 한 마리 보낼까?” 1학년 학생들의 협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기부 부스에서 쿠키랑 이것저것 사고, 기부 장부에 서명도 합니다. 

스쿨미에 대해 설명도 듣고, 퍼즐맞추기도 하는 부스는 입구에 있어요.



세이브더칠드런 기빙클럽 활동은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요? 학교 수업도 벅찰텐데요.

재밌어요. 모자뜨기도 좋고, 뭔가 만들어서 봉사도 한다는 게 좋아요. 매주 수요일 2시간 뜨개질을 배운 후, 각자 시간 내서 모자뜨기 해요.(수아, 고1)


축제 준비를 하면서 세이브더칠드런에 대해서도 많이 조사했어요. 후배들한테도 우리 동아리 권하고 싶어요. 아주 뿌듯하고 자부심이 커져요.(세영, 고2)


직접 우리가 만들잖아요. 너무 재밌고 뿌듯해요. 내 손으로 아기 털모자 떠서 아프리카로 보내고, 쿠키도 구워서 팔아 그걸로 기부도 하잖아요. 올해부터 제 꿈은 사회복지사가 되는 거예요. 요즘은 주말마다 장애인시설이나 국립노인요양센터에 봉사활동도 다녀요.(준희, 고2) 




 모자뜨기, 스쿨미, 기빙클럽 포스터들도 자리했습니다. 

다 후원금으로 만들어진 거라고, 조심스레 테이프를 붙이고, 

나중엔 잘 떼서 접어서 보관하고, 그다음 해에 또다시 꺼내 씁니다.



모자뜨기, 스쿨미, 빨간염소 보내기, 쿠키랑 액세서리 판매대, 캠페인 포스터, 사진코너…. 와, 봉사동아리 부스가 아주 다양한데요? 

세이브더칠드런 캠페인이 하나씩 생길 때마다 저희 동아리 봉사활동도 하나씩 더 생겼어요. 2011년에 처음 모자뜨기부터 시작해서 세이브더칠드런에 직접 모자꾸러미를 들고 간 적이 기억나네요. 이젠 점점 참가 학생들도 늘어나요. 일부러 홍보도 안 하고 있는데.(웃음). 

이 캠페인 포스터들, 보이시죠? 이것도 후원금으로 만든 거니까 아껴 쓰자고 하면서 테이프 조심스레 붙이고, 사용하던 포스터는 테이프 떼고 잘 접어서 보관하고, 또 그다음 해에 꺼내 쓰는 귀한 포스터들이에요.(이현숙, 지도교사, 동아리 창립자)


지도교사가 무려 세 분이라고요. 동아리를 만들고 몇 년간 활동을 이어온 소감도 궁금합니다.

우리 학교는 기독교 학교이고, 인성, 사랑, 나눔 교육을 중시해요. 부적응 학생들, 경제적으로 힘든 학생들, 갈등이나 상처가 있는 학생들이 전학 와서도 잘 적응하는 학교, 보성여고가 그런 학교라는 명성도 그래서 생겼고요. 

새로운 동아리를 시작하려고 고민 중이었을 때, 마침 딸이 모자뜨기 캠페인을 알려줬던 게 계기였어요. 공부 말고 다른 재능, 손재주를 가진 애들도 많은 게 늘 안타까웠는데, 그래, 이거다, 싶었지요. 그래서 모자뜨기도 하고, 쿠키도 만들어 팔아서 기부하고, 점차 이것저것 활동들이 많아져서 오늘에 이른 거죠. 사실 처음엔 기부활동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고, 의아해하고 조금 힘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학생들이 너무 재밌게 잘하고 있어요. 

저는 기부 자체도 좋지만, 무엇보다 아이들 마음이 열린 게 제일 좋습니다. 이런 거 할 수 있을까? 하던 학생들이 따라주고, 서로 돕는 모습이 참 대견해요.(이현숙, 지도교사, 동아리 창립자)


우리 동아리가 벌써 6년째예요. 교사들도 염소 보내기에 기부하시고, 학생들도 액세서리나 쿠키를 사면서 기부하는 게 자연스러워요. 다들 마음은 있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방법을 몰랐는데, 이제는 기부가 우리 학교의 엄연한 문화, 즐기면서 하는 문화가 된 거죠.(이인선, 지도교사)




 아프리카에 빨간염소 보내기 캠페인 부스.



많은 일이 있었을 텐데, 특히 기억나는 일은요?

음, 예전 학생 중에 경제적으로 힘든 아이들도 많았어요. 그런 애들이 용돈 아껴서 염소 보내기도 하고, 모자뜨기 하는 모습이 뭉클했죠. 그중 한 애가, 좀 어려운 형편의 학생이었는데, 어느 날 제게 용돈을 모으는 봉투라며 들고 왔어요. ‘빨간염소 보내기를 하고 싶어 모으고 있는데, 제가 돈을 갖고 있으니 너무 쓰고 싶어요, 10월에 2마리 보내려고 하는데, 그때까지 선생님께서 이거 맡아주시면 안 돼요?’ 하더군요. 감동했어요. 이제 우리는 서로서로 감동하는 동아리가 됐어요.(이인선, 지도교사)


작년에 기부금이 엄청 모였어요. 이렇게 많이 모일 리가, 하면서 모두 모여 열 번도 더 세어봤어요. 너무 좋았죠. 다들 이런 좋은 마음으로 했다는 게. 몇 년의 시간이 지나 이렇게 동아리가, 특히나 기부활동 동아리가 정착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참 의미 있는 일이에요.(이현숙, 지도교사, 동아리 창립자)



“이 아기인형 감싼 털담요랑 털모자, 선생님들이 다 직접 뜨신 거예요. 인형이 실제 아기 크기래요. 저희는 털모자로 아기의 체온을 보호해서 아기를 살릴 수 있다고 설명해주는 역할을 맡았어요.”



나에게 기빙클럽 <세이브더칠드런 보성>이란?

제가 쿠키 굽는 블로그를 운영했는데, 선생님께서 네 재능을 나눠주게 하고 싶어서 쿠키 만들고 판매하는 걸 우리 동아리 활동으로 시작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말이 아주 고마웠어요. 지금은 대학생이지만 매년 참가해요. 후배들에게 쿠키 굽는 거 가르치고요. 이것만큼 끌리는 일이 없어요.(예지, 졸업생)


3월에 입학하자마자 가입했어요. 동아리 소개 보다가 저도 봉사하고 싶어서요. 뜨개질 하니까 또 집중력도 높아져요. 거창하진 않지만 재밌는 곳이에요.(승유, 고1) 


이 염소를 보내면 아프리카 사람들을 도울 수 있으니까요! 제게 기빙클럽은 그런 멋진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요.(한슬, 고1)



기빙클럽 <세이브더칠드런 보성> 동아리. 푸르른 나무처럼 튼튼히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 ‘세이브더칠드런 모금함’을 열어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결산에 들어갑니다. 

총선투표 현장보다 더 투명해야 하는 기부금 결산의 현장, 

모두 “우와!” 함성 지르며 손뼉을 쳤습니다. 올해의 축제가 끝났습니다.








오디션 무대, 사방치기, 과학실험실, 환경문제와 화학실험, 타투 작업실, 역사퀴즈, 문화탐험, 물풍선 던지기, 과일주스와 과자, 솜사탕 판매대로 유혹하며 퀴즈에 참가하라고 종용하는 부스들…. 정말이지 요술가게처럼 다채로운 동아리 축제, 이런 축제의 추억은 꼭 갖고 싶을 만큼 멋진 축제의 하루였습니다. 

저물어가는 늦은 오후, 드디어 ‘세이브더칠드런 모금함’을 열고 결산에 들어갔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모였습니다. 해마다 액수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기쁘게 마음을 모았습니다. 모두 “우와!” 함성 지르며 손뼉을 쳤습니다. 동아리 축제가 끝났습니다. 

올가을에도 세상의 귀여운 아기들을 생각하며 모자를 뜨고, 염소 보내기를 위해 용돈을 모으고, 아프리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주는 스쿨미 캠페인에 힘을 보태겠다고 눈을 반짝이던 고운 학생들을 무수히 만났습니다. 아낌없는 기부의 마음이 청춘의 축제를 물들이던 하루였습니다. 




 이선희(후원관리부)       사진제공 세이브더칠드런



 ▶ 기빙클럽 보러가기 : https://www.sc.or.kr/user/giving/givingContents.do?m=396&MENU_SN=396&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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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꼬박꼬박 보내주는 후원금에서, 가끔 전해지는 사연과 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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