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질병이 의심되거나 이미 아픈 상태인데도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가정 아이들과 이주‧난민가정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지원이 있습니다. 바로 세이브더칠드런의 ‘검사 및 외래비 지원사업’입니다.
활짝 웃는 미소가 참 싱그러웠던 최영수 사회복지사를 만난 초여름, 2012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과 협력해온 최영수 사회복지사(양산부산대병원)는 “세이브더칠드런은 무엇보다 아이 자체를 먼저 구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뢰하는 기관입니다. 저 역시 세이브더칠드런을 후원하게 됐습니다.”라고 아이들과 부모를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사람들과 웃으며 지나치던, 사회복지사들이 앉아 일하던 양산부산대병원 사무실 복도엔 아이들을 돕자는 포스터도 보였습니다. 환히 웃으며 매일 쌓이는 일들을 능숙하게 처리하던 그분들을 생각합니다.
2017년에만 전국에서 아이들 384명이 세이브더칠드런과 이런 분들의 도움으로 검사, 외래, 입원, 수술비 등 1인당 최대 100만원을 지원받아 건강이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 "검사비 지원을 해주는 단체나 기관 자체가 드물어요. 사실 세이브더칠드런이 거의 유일해요. 그래서 아주 고맙죠."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지원사업에 신청하는 일도 중요한 업무입니다. 사회복지사 사무실. 2018.
반갑습니다. 양산부산대병원은 오래 세이브더칠드런과 협업해온 곳이라 들었습니다. 어떻게 협력하게 됐는지요.
저는 2012년에 입사했어요. 그때도 이미 세이브더칠드런 협력병원(2010년부터)이었고, 2013년부터 인수인계받아 지금은 제가 업무를 담당해요. 양산부산대병원은 영남지역에선 유일한 어린이전문병원입니다. 이제까지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총 84명의 아이들이 도움을 받았어요.
의료사회복지사라는 일도 처음 들었어요.
의료법에도 사회복지사가 병원에 있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어요. 환자들의 심리‧사회‧정서‧ 경제적 문제와 관련된 일을 해요.
의료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학과 전공자 중에서 의료사회사업론 등 수업을 이수하고 1급 사회복지사가 된 후 1년 정도 병원에서 수련받고 시험 치고 인증서를 받으면 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어요. 제 경우, 대학에서 의료사회사업론 교수님의 강의가 너무 인상적이라 이 길을 걷게 됐어요.
검사 및 외래비 지원사업은 협력병원 선생님들의 전문성과 재량권이 많이 반영된 사업이며, 협력병원의 전폭적인 협조 없이는 진행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사업은 왜 중요하고, 지속되어야 할까요?
사실 의료비 지원 등은 기준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 보험이 없거나 저소득가정 아이들은 검사와 치료가 당장 필요한데 경제적 문제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수술비를 지원하는 NGO는 꽤 있는데, 검사비 지원을 해주는 단체나 기관 자체가 드물어요. 사실 세이브더칠드런이 거의 유일해요. 그래서 아주 고맙죠.
작년에 *수(만 6세, 가명)라고, 수급 및 한부모가정 아이인데 경련증상으로 응급실에 내원했어요. 급하게 뇌파, MRI 검사가 필요했는데, 엄마가 돈이 없었지요. 그때 세이브더칠드런으로부터 아이의 응급실비, MRI 지원이 결정돼서 잘 해결됐어요.
특히 아동학대나 심리적 충격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등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런 정신건강학과 지원을 해주는 데가 거의 없어요. 그래서 정말 고마운 지원입니다.
▲ "기쁜 일은 이렇게 치료를 받아 아이들이 좋아질 때예요. 특히 이렇게 수급가정의 아이가 치료가 되면 가족도 용기를 내거든요."
세이브더칠드런과 일하면서 좋았던 점은?
세이브더칠드런은 ‘무엇보다 아동과 가족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의료현장에서 그래서 반응도, 신뢰도 커요. 기준을 가지지만 동시에 유연하게 적용해서 협조적이면서 또 이해도도 높으니까요.
특히 세이브더칠드런은 실무현장에서의 상황을 이해해주고, 같이 아이를 돕는 방법을 고민하니까 너무 고마워요. 이 일에 협력하는 진정한 파트너십의 의미, 협업의 의미를 확 느끼니까요. 늘 세이브더칠드런에 감동받고 있고 너무 좋습니다.(웃음)
극찬, 감사합니다.(웃음) 그런데 의료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아쉬운 경험도 많을 것 같아요.
네, 아무래도 쉽지는 않죠. 특히나 의존적인 보호자일 경우, 그런 마음이 많이 들어요. 본인 또한 노력해야 하는데, 책임지지 않는 부모를 볼 때요. 예전에 아동학대를 한 부모였는데, 제가 의료비지원신청 정보를 제공해도 잘 응하지도 않으시고…, 그런 경우 좀 답답해요. 정말 속에서 천불이 나요.(웃음) ‘애가 혼자 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제일 마음이 아팠어요. 그러면서 저도 스스로 단련해야 한다, 결심합니다.
몇 년간 이 일을 열심히 일해오신 사회복지사로 저희 사업부에서도 칭송이 자자한대요, 기억에 남은 기쁜 일, 보람 있는 일도 좀 말씀해주세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검사 및 외래비 지원을 받은 언어‧이해능력 장애 아이가 하나 있었는데, 지금 ADHD 진단을 받고 약으로 잘 조절하고 있어요. 너무 다행이지요. 기쁜 일은 이렇게 치료를 받아 아이들이 좋아질 때예요.
특히 이렇게 수급가정의 아이가 치료가 되면 가족도 용기를 내거든요. 얼마 전 한 어머니는 “저 꼭 탈수급할 겁니다!” 항상 말씀하시더니 결국 가게를 차리셨어요. 의지가 있으면 반드시 변하더라고요.
좀 더 필요한 건 어떤 지원일지 우리 후원자님들과도 나눠주세요.
요즘은 희귀질환 아동환자에게 필요한 유전자 검사비나 치료보조비 지원이 새로 생기면 좋겠어요. 희귀질환 환자들은 유전자 검사를 통하면 치료계획을 세울 때 도움된다고 얘기를 들었어요, 지금은 지원해주는 곳이 아무 곳도 없어요.
또 치료보조비는 치료비 말고 다른 부가적 비용을 말해요. 예를 들어, 소아암이나 백혈병 아동환자의 경우, 감염 등의 이유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워요. 이럴 때 교통비라든지 이런 보조비가 필요하죠. 외곽에서 오는 경우, 택시를 이용하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니까요. 또, 기타 의학적 처치 이후에 들어가는 의료소모품이라든지 이런 부분의 비용도 여기에 해당돼요. 소모품 비용 부분도 역시 아무런 지원이 없거든요.
▲ 사무실 복도 게시판에 세이브더칠드런 '검사 및 외래비 지원사업' 포스터가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전공영역에서 전문성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사회복지사분들과 나눠주세요. 또 힘겨운 사례들을 많이 접하시는데, 조절하는 본인만의 방법도 궁금해요.
우선 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에서 자격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해요. 1년에 20점, 교육이수도 해야 하고요. 봄, 가을 연 2회 심포지움도 열어서 사례나 이론교육도 하니까 도움이 많이 돼요. 그런 게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작은 노력 같아요.
또 우리 병원에서는 선임들과 사례를 의논하고 조언을 구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무엇보다 이런 일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먼저 병원이나 의료현장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적성에 맞는지 경험도 해봐야 하고, 병원일은 빨리 움직여야 해서 개인의 적성과 안 맞고 경험이 부족하면 벅찰 수 있거든요.
그리고 공감능력도 중요한데, 동시에 환자와 심리적으로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시간이 갈수록 들어요. 저는 감정이입을 많이 하는 편인데, 두어 해 전 슬럼프가 왔어요. 우울증에 걸릴 뻔했죠. 환자 부모들이 힘들어 하는 게 제게로 다 전이가 되더라고요. 그걸 계기로 ‘관계의 거리유지가 필요하구나’, 느꼈어요.
환자와 나의 거리를 유지하는 법을 선임들에게 배웠죠. 감정이입을 깊게 하면 정말 자신도 너무 힘들어지거든요. 그래서 한 발 떨어지는 법도 배우려고 애썼어요. 객관적이 되는 법, 시간과 자연이 해결해주는 것을 기다리는 법을요. ‘통제된 정서적 관여’라고 하는데, 이런 배움도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어떤 사회복지사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화려한 일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마음을 털어놓고 같이 고민하는 사랑방 주인 같은 사회복지사?(웃음) 네, 저는 그런 복지사가 되고 싶어요.
세이브더칠드런 후원자님들에게 소감 한마디 말씀하신다면?
세이브더칠드런은 너무 잘하고 있습니다.(웃음) 현장 담당자들과 신뢰도 크고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저희가 더 많은 아이들을 도울 수 있도록 믿어주세요. 저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웃음)
▲ 양산부산대병원은 영남지역에서 유일한 어린이전문병원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돕는 일에 집중해서 할 수 있어서 더 좋다고 합니다.
의료현장에서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신뢰가 높다니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앞으로도 질병의 종류에 구분을 두지 않고, 몸이나 마음이 아픈 모든 아동들에게 최대한 검사비를 지원해 적어도 경제적 이유로 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동이 생기지 않게 성실히 일하겠습니다. 모두 후원자님 관심 덕택입니다.
글 이선희(마케팅커뮤니케이션부) |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저도 잘 치료받고 있어요!] -- 양산부산대병원 사례 중에서
(사례제공: 최영수 의료사회복지사)
사례 1/ 김*수(만 6세, 가명)
수급 및 한부모가정 아이로 경련증상으로 응급실 내원, 뇌파, MRI 검사비 지원받음. 검사비 부족분에 대해서는 주민센터와 협력해 병행지원 고려중.
사례 2/ 박*진(만 6세, 가명)
수급가정 아이로 돌발행동, 언어능력, 이해력 저하로 심리검사가 필요했던 상황. 심리검사를 지원받았고, 현재 ADHD로 진단받고 처방약 복용중.
사례3/ 이*훈(가명)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심도자술 통한 심장폐동맥 풍선확장술이 필요했던 상황. 당시 조선소 불황으로 실직한 아빠, 심장이 아픈 *훈이를 늘 돌봐야 했던 엄마 등 의료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때 이 지원사업을 통해 시술 후에 퇴원. 현재 1년에 1번 정기외래만 받을 정도로 호전됨.
사례4/ 최*리(가명)
이혼가정의 아이로 자해 등 정신건강의학과 입원치료가 필요했으나 정신건강의학과 입원치료비용에 대한 지원과 자원이 미약했던 상황.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사업을 통해 입원치료 후 퇴원함.
■ 세이브더칠드런의 ‘검사 및 외래비 지원사업은 치료받지 못하는 저소득가정 아이들과 이주‧난민가정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지원을 합니다. 전국 협력병원 43곳의 의료사회복지사들을 통해 지원사례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2017년의 경우, 이 사업의 혜택을 받은 384명 중 210명은 이 사업이 아니었다면 검사나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경우로 조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