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돼지
세이브더칠드런 가정생계지원사업에 참여한 가축.(세이브더칠드런 <아동을 살리는 선물가게>에서 개발도상국 가정에 선물할 수 있다) 네팔, 멕시코, 1950년 한국 등 다양한 곳에서 유명세를 떨침. 재물, 복, 다산, 행운 등 다양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음. 무엇보다 먹방으로 유명함.
세이브더칠드런 '아프리카에 빨간염소보내기' 캠페인 많이 들어보셨죠?
그런데 돼지도 사업장에 보낸다는 거 아셨나요?
황금돼지해를 맞아 세이브더칠드런 생계지원사업에서 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돼지와 함께 가상인터뷰를 해보았습니다.
오랜만이야! 12년만인데 본인 소개 부탁해.
안녕, 난 돼지라고 해. 올해는 황금이라는 새로운 별명이 하나 더 생겼어. 원하면 나를 황금돼지라고 불러도 돼.
요즘 본인의 인기를 실감해?
말도 마. 몸이 10개라도 모자랄 판이야. 옛날부터 ‘황금돼지’는 만복으로 불렸대. 그래서 12년 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나를 찾더라고. 나를 모델로 여기저기서 저금통도 만들고 화장품 케이스에 물통에 요즘 내가 안 그려진 굿즈 찾는 게 더 힘들 거야.
올해 특별한 계획이 있다고 들었어.
아, 벌써 들었구나. 소문 한번 진짜 빠르다. 올해 난 네팔로 떠날 거야.
네팔로 가는 이유가 궁금해.
내가 원래 복덩이로 유명하잖아. 내가 지닌 만 가지 복을 네팔 아이들하고 그 가정에도 전해주고 싶어.
네팔 어느 지역으로 가는 거야?
네팔 롤파 라는 곳에 갈 거야. 네팔에서도 오지로 불리는 곳이라 네팔 사람들도 가기 힘든 곳이래.
네팔에 대해 뭐 좀 알아봤어?
네팔은 인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몽골 등이 속한 남아시아에서도 가장 가난한 나라야. 인구 약 25%가 네팔에서 평균 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 소득 수준 이하의 삶을 살고 있어. 특히 내가 갈 롤파는 지리상 위치 때문에 네팔에서도 경제 사정이 매우 열악한 곳이래.
왜 그렇게 힘든 곳으로 가?
경제적으로 취약한 이 지역 아이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어린 나이부터 일한대. 한국에서는 미취학 아동에 해당하는 5~6살 아이들도 어른처럼 노동 전선에 뛰어든단 말이지. 내가 가서 그 아이들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며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
혼자 가는 거야?
세이브더칠드런과 같이 가기로 했어. 나는 내 배우자와 네팔에 이민을 가는 거고 세이브더칠드런이 내가 그곳에 자리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거야.
네팔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뭔데?
세이브더칠드런에서 도움이 필요한 네팔가정에 농사지을 땅과 기술을 전해줄 거야. 그러면 나는 그 땅에 들어가 배우자와 보금자리를 마련할 거야. 거기서 우리 새끼를 낳고 돼지가족을 꾸리는 거지. 우리 돼지들은 5개월만 지나면 어른이 되니까 짧은 시간 안에 가족 수가 늘어날 거야. 우리 새끼들이 어른이 되면 배우자와 함께 다른 네팔 가정으로 독립해 나가 또다시 자신만의 가정을 꾸리며 살겠지.
돼지가족이 늘어나는 게 네팔 아이들과 그 가정에 어떤 도움을 준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돼!
우리 돼지들을 시장에 내다 팔면 생활자금을 마련할 수 있지. 급하게 자금이 필요할 때도 마찬가지고. 경제사정이 열악한 가정에서 이런 방식으로 점차 소득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아이들도 돈을 벌러 노동시장에 뛰어들 필요가 없어지지.
엄청난 먹성으로 네팔에선 뭘 먹고 살 거야?
별걱정을 다하네. 우리 돼지들은 못 먹는 게 없는 잡식성이라 음식 걱정은 하지 마. 세이브더칠드런에서 네팔가정에 우리가 잘 먹고 잘사는 법도 교육해준대. 그러니 걱정은 넣어둬, 나 돼지야!
대체 하루에 몇 끼를 먹어?
공식적으로 두 끼라고 말하고 있어. 하지만 뭐 먹을 게 눈앞에 보이면 그때그때 먹어 치우기 때문에 딱 두 끼라고 말하긴 좀 곤란하네. 가만있자. 밥 얘기를 해서 그런지 배가 고프네. 밥 좀 먹고 얘기할까?
조금만 참아줘. 마지막 질문만 남았어.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이가 온전히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선 아이가 속한 가정이 스스로 우뚝 서야 해. 하지만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스스로 우뚝 설 힘을 되찾기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야. 경제위기상황에 처한 가정이 자립할 수 있도록 우리가 힘을 보태준다면 그 가정은 더는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스스로 먹고 살 힘을 얻게 될 거야. 그러니 조금이라도 더 빨리 우리 돼지들이 네팔에 갈 수 있게 힘을 보태줘! 자, 이제 밥 먹자!
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이정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