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부모님이랑 (유튜브) 얘기하면 ‘너 이거는 왜 봐?’ ‘너 이런 거 볼 시간에 공부나 하지’라고…”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사회 이슈를 오히려 더 많이 접하는 것 같아요”
“(유튜브에서 추천해주는 대로) 관심 있는 분야만 계속 파다 보면 다양한 것을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유튜브를) 향유하는 연령층이 아무래도 어리다 보니까 쉽게 현혹되고 알게 모르게 조금씩 영향을 받아서 (선정적인 광고는) 제재해주면 좋겠어요”
‘뉴 키즈 온 유튜브’ 포럼은 끝났지만 청소년들의 토론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포럼에 참여한 ‘문제없는 스튜디오’ 의 청소년 에디터들은 포럼 내용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포럼 영상과 자신들이 토론한 영상을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는 청소년들이 누군지 만나보고 싶어서, 유튜브를 직접 제작하는 청소년들이 유튜브에 관해 어떻게 얘기하는지 조금 더 듣고 싶어서 ‘문제없는 스튜디오’의 세 명의 청소년 스토리 에디터 ‘레아’, ‘백혈구’, ‘붕붕’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문제없는 스튜디오' 청소년 스토리 에디터 (왼쪽부터) 레아, 백혈구, 붕붕
붕붕 문제없는 스튜디오에서 포괄적 성교육에 관한 단편영화를 만드는 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동물도 좋아하고, 요즘은 뷰티 쪽에도 관심이 많은 붕붕이라고 합니다.
레아 저는 청소년 활동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요. 청소년 관련 활동은 다 해보고 싶어요. 저는 학교폭력을 주제로 영상을 찍었습니다.
백혈구 저는 저의 정체성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고 자아 찾기도 열심히 하는 사람입니다. 청소년 연애에 관한 인터뷰를 제작하고 있어요.
‘문제없는 스튜디오’를 소개해주세요.
레아 ‘청소년들의 어려움을 영상으로 담아내고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이야기로 만드는 이야기 제작소’라고 모집 글에 쓰여 있었고요.(웃음) '문스(문제없는 스튜디오)'만큼 안전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슨 이야기를 해도 내가 다치지 않을 거라는 안전하다는 믿음이 있어요.
붕붕 저에게 ‘문스’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장소예요. 초반에는 조금 서먹했는데, 지금은 이 안에서 안정을 찾은 느낌이에요.
백혈구 ‘문스’에서는 주제를 정하고 그 팀별로 영상을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정해서 그 방식으로 영상을 만들어요. 저는 ‘문스’가 피난처라고 생각해요. 제가 낯도 많이 가리고 탈학교 청소년이라 서 있을 곳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편안한 분위기에요.
‘문제없는 스튜디오’ 활동으로 직접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보니 어떤가요?
레아 처음에는 영상을 찍고 유튜브에 올라가는 게 조금 고민이 됐어요. 잘 촬영할 수 있을까 너무 떨리기도 하고, 실수해서 다시 찍는 경우가 반복되면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하다 보니까 걱정보다 기대가 더 커진 거예요. 유튜브로는 어떻게 보일지, 사람들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 궁금해요. 좀 웃긴 건 저는 제 영상 안 봐요. 제가 제 모습 보면 민망하고. 가족들도 몰라요. 제가 영상 찍는 거요.
백혈구 솔직히 시작하기 전에는 제가 잘할 줄 알았어요. 시작해보니까 엄청 힘들더라고요. 유튜브에 올린다고 했을 때 후회는 없었어요. 제가 열심히 했으니까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또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힘들지만 재밌어요.
붕붕 처음에 영상 찍을 때 재미있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에서부터 찍고 편집하는 것까지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도 저희가 만든 영상을 보고 이 정도면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떻게 ‘뉴 키즈 온 유튜브’ 포럼에 참여하게 되었나요?
붕붕 ‘문스’에서 공지해줬어요. ‘문스’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 참여했는데요. 되게 유익했어요.
레아 아까 청소년 활동에 관심이 많다고 말씀드렸는데, 이 포럼도 청소년과 아동에 관한 활동이니까 관심이 있어서 신청했어요.
포럼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요?
붕붕 달지님의 토론이 인상 깊었어요. 작년에 수업시간에 팀별로 주제를 정해서 영상 자료를 활용해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저를 비롯한 반 친구들 전체가 유튜브에서 영상을 가져왔어요. 그런데 유튜브에서 나오는 정보가 정확하지 않은 정보일 수 있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수업시간에 유튜브를 쓰는 게 옳은가 생각했었는데요. 학교 안 청소년으로서, 교실이라는 공간을 활용해서 아이들과 함께 유튜브로 소통하고, 유튜브를 통해 학생들에게 미디어 인식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게 신선하고 충격적이었어요.
레아 저는 포럼 자체가 인상 깊었어요. 어른들이 먼저 나서서 아동권리를 위해 힘써주고, 포럼을 열어서 전문가와 부모님의 의견을 듣는 이런 기회가 진짜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유튜브가 활성화되는 트렌드에 따라 많은 분들이 아동권리, 인권을 먼저 나서서 챙겨주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키즈채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붕붕 아이들이 유튜브를 만드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고 성취감을 느낀다면 아이의 성장 과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다만 걱정되는 부분은 포럼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촬영 과정에서 학대가 이루어지거나 부모가 시켜서 유튜브를 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백혈구 제가 어렸을 때는 유튜브가 활성화되지 않았거든요. 요즘 아이들이 유튜브를 접하는 건 저랑은 또 다른 것 같아요. 너무 어렸을 때부터 접한 콘텐츠로 또 유튜브 영상을 만들잖아요. 지난번엔 어린아이들이 짧은 치마에 어깨가 다 드러나는 옷을 입고 춤을 추는 영상을 봤는데 눈살이 찌푸려지더라고요. 초등학생까지는 보호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레아 부모님이 운영하더라도 아이들이 함께 참여해 영상을 계획해보고 찍어보는 것이 뜻깊은 사회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학대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니까 유튜브 촬영이 학대로도 이어질 수 있지만요.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까지는 유튜브를 보거나 촬영할 때 보호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제작한 '아이가 행복한 유튜브 촬영 가이드라인'을 보고 있는 붕붕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아이가 행복한 유튜브 만들기>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아이와 영상 촬영을 할 때 주의할 점을 가이드라인으로 만들었는데요. 어떤 부분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붕붕 저는 8번, ‘아이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 부분이요. 아이들이 유튜브를 하면서 바른 가치관을 가질 때 청소년이 되고 어른이 되어가면서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백혈구 유튜브 영상을 찍는 과정이 기억으로 남게 되잖아요. 그래서 7번 ‘건강한 놀이가 되게 해주세요’ 이 부분이 좋은 것 같아요. 유튜브를 촬영하는 과정과 결과에서도 많이 배울 수 있지만 무엇보다 어린 시절의 좋은 추억으로 남으면 좋겠어요.
▲'뉴 키즈 온 유튜브 포럼'에 참여한 후 '문제없는 스튜디오' 청소년들이 토론한 내용을 담은 유튜브
글 한국화(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