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지금 이 글을 종이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보고 계신 것처럼, 우리에게 온라인은 현실과 연결된 또 하나의 익숙한 세계입니다. 스마트폰을 하며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이들도 마찬가지인데요. 디지털 세상에서 아이들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영화 <#존 덴버>는 SNS에서 화제가 된 어느 평범한 소년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존 덴버> 시네마 토크에 참여한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와 씨네21 이다혜 기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왼쪽부터) 이다혜 기자, 정재승 교수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영화제에 함께해주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정재승 | 세이브더칠드런의 오랜 후원자로서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을 응원하고 싶었어요. 특히 아동권리는 우리 사회에서 깊이 인식해야 할 이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꺼이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다혜 |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어른이기 때문에 많은 영화가 성인에게 초점을 맞추는데요. 어린이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노력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아동권리영화제는 어린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조금 더 이해하게 해주고, 다른 시선을 가질 수 있게 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시네마 토크에 참여한 영화 <#존 덴버>에 관해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정재승 | 소셜 미디어 시대, 학교에서 스마트패드가 분실된 사건이 어떻게 한 아동에게 사회적 따돌림으로 이어져 무자비한 폭력이 될 수 있는지 폭로하는 충격적인 영화예요. 필리핀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이지만, 대한민국 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영화 <#존 덴버> 포스터
영화 보시면서 어떠셨나요?
이다혜 | ‘내 아들이 존 덴버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내가 선생님이었다면 존 덴버의 주장을 믿었을까?’ 현실에서 비슷한 일을 마주할 때, 인터넷상에서 한쪽의 주장만 존재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이 들었어요. SNS만 보고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에 휘둘리기 쉽거든요.
영화를 보실 때 어떤 부분에 주목해서 보셨나요?
이다혜 | 저는 영화의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영화가 이야기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해서도 집중하는 편이에요. 영화가 폭력에 대해 말한다면, 그 폭력을 세세하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인지, 아니면 폭력적인 장면을 재연하지 않고도 같은 문제를 제기할 방법을 찾아낼 것인지 생각해 보는 거죠. <#존 덴버>에서 어른들이 윽박지르는 장면이라든가, 아이를 때리는 장면을 볼 때 예전에는 사실적으로 찍었다고 생각했다면 요즘은 걱정하게 돼요. 저 어린 배우들에게 현장에서 얼마나 관심을 두고, 촬영 중에 일어나는 일이 이후에 트라우마가 되지 않게 어떤 노력을 했을까 생각하는 거죠. 한국영화라면 취재해서 알 수 있지만, 존 덴버는 그런 정보를 자세하게 알 수 없는 상황이니까….
▲ 이다혜 기자
어떤 분들한테 <#존 덴버>를 추천해주고 싶으세요?
정재승 | 소셜미디어에서의 사생활 침해, 사회적 따돌림, 가짜뉴스가 아동의 인권을 위협하는 새로운 해악이 되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아직 이 문제를 아날로그적으로 취급하고 있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모든 어른들, 특히 정부 관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이다혜 | 부모님, 학교 선생님, 학원 선생님처럼 어린이와 함께하는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영화에서는 존 덴버의 상황을 밀착해서 보여주지만, 현실에서는 자세한 설명 없이 비슷한 일을 마주하기 쉬우니까요. 그때 어떤 신중함을 갖춰야 할지 영화가 알려주는 것 같아요.
▲ 정재승 교수
참여를 망설이시는 분들께 아동권리영화제를 추천해주세요.
이다혜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동권리영화제에 참여하면서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어린이를 천사로 그리는 영화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거예요. ‘어린이들은 착하고 순진하니까 지켜줘야 한다’가 아니라 ‘어린이도 똑같은 인간이니까 우리도 이해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거죠. 세상 경험이 없다고 해서, 키가 작다고 해서 감정을 덜 느끼지 않으니까요.
정재승 | 아동권리영화제에서 선정한 영화들을 보면서, 아동권리가 이상이나 선언에 그치지 않고 우리 현실 속에서 구체화 될 수 있게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글 한국화(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