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제6회 아동권리영화제에서는 아동권리 단편영화 공모전을 새롭게 열었습니다. 이번 아동권리 단편영화 공모전에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50여편의 영화를 출품했습니다. ‘아동권리’라는 단어의 어감 때문에 왠지 딱딱하고 무거운 영화가 많을 것 같았지만, 막상 열어보니 따뜻하고 아름다운 내용으로 가득했습니다. 아이였던 시절이 없었던 사람은 한 명도 없기에, 아이들의 이야기는 곧 우리의 이야기가 됩니다.
‘주인공을 응원하고 싶게 만드는 영화’ ‘부족하지만 하나씩 천천히 성장하는 우리’, ‘가난하다고 해서 꿈마저 가난할 수 없다.’ 아동권리 단편영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영화 <작은별>에 대한 심사평입니다. <작은별>은 학예회에서 반주자를 하겠다고 손을 들지만 사실 피아노를 잘 치지 못하는 은별이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아동권리 단편영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은별>의 김유빈 감독을 만나 아동권리와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단편영화 <작은별>을 연출한 김유빈이라고 합니다.
<작은별>이 대상이라는 연락받으셨을 때 어떠셨어요?
너무 깜짝 놀랐어요. 제가 애정을 담아 만든 영화고, 아역배우와 작업하는 것도 굉장히 좋았거든요. 이 작품을 만들면서 스스로 배운 것도 많았는데, 상을 주셔서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이번에 출품하신 영화 <작은별>이 만들어진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영화과에 다니고 있는데요. 워크숍 작품으로 만든 거예요. 저는 감정을 중심으로 영화를 만드는데, 이번에는 소외감이라는 감정을 중점적으로 다뤄보고 싶었어요. 집과 학교가 세상의 전부인 은별이라는 아이가 소외감을 처음 느껴보지만 주변 사람들과 연대하며 성장하는 내용을 그렸습니다.
촬영할 때 어떤 부분에 신경을 쓰셨나요?
어느 나이대의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더라도 어린아이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도록 했어요. 어른이더라도 은별이에게 몰입될 수 있게요. 은별이가 학예회에서 피아노 반주 역할을 맡았는데, 피아노를 못 치는 게 은별이가 처음 겪는 난관이잖아요. 그런데 어른도 수많은 어려움에 부딪히니까, 은별이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동과 함께 촬영하는 것은 성인을 대할 때와는 다를 것 같아요.
저는 아역배우와 함께 촬영할 때 더 활력이 느껴졌어요. 체력이 저희보다 더 좋아서(웃음). 촬영 현장이 힘들 법도 한데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같이 힘을 냈어요. 연출할 때 아역배우에게는 조금 더 쉽게 설명하거나 비유로 말하려고 했어요. 이야기를 들려줘서 상황을 이해하게 돕거나요. 아이들의 언어로 말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영화 <작은별>의 한 장면. 은별이와 엄마.
감독님의 입장에서 조금 더 설명해주고 싶은 영화의 장면이 있다면요?
엄마와 은별이가 언덕을 걸어가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는데, 그 부분에서 엄마와 은별이의 수평적인 관계를 드러내고 싶었어요. 어떻게 보면 은별이가 피아노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환경이나, 이사해야 하는 상황을 엄마가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은별이가 상황의 원인을 물어보는 게 아니고, 해결 방법을 물어보는 장면에서 은별이가 자신만의 방식을 찾으려고 시도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은별이가 엄마와의 연대를 통해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영화 속 은별이에게 이번 학예회는 어떤 경험이었을까요?
은별이는 앞으로 학예회보다 더 큰 어려움이나, 친구 문제, 여러 환경의 문제에 부딪힐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번 학예회에서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서 주체적으로 이겨냈어요. 앞으로도 느리고 서툴지는 몰라도 은별이가 자기 방식을 찾아 나아가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 <작은별>의 주인공 은별이.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나요?
은별이와 친구들이 학예회에서 발표하는 장면인데요. 화면에 잡힌 것보다 더 많은 아역배우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모습을 보면서 현실과 영화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은별이가 서툴지만 용기있게 피아노 건반을 누르잖아요. 출연한 아역배우들도 은별이와 비슷한 나이에,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서툴지 몰라도 용기 있게 카메라 앞에 선 거잖아요.
감독님에게 아동권리영화제는 어떤 의미인가요?
수많은 영화제가 있지만 아동의 권리에 집중한 특별한 영화제라고 생각해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것 같아요. 공모전에 참여한 다른 영화를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아동권리 관점에서 제 영화를 다시 바라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요.
▲대상을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김유빈 감독
아동이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시나요?
영화 제목이 <작은별>이잖아요. 아동이 작은 별 같다고 생각했어요. 몸집은 작지만 가장 빛나는 별이요.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고,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아서요. 마치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은별이처럼요.
우리 사회에서 작은 별 같은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이도 한 사람이잖아요. 어른에 기대서만 뭔가를 하고, 어른의 말을 무조건 들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이들도 수많은 감정을 느끼고,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잖아요. 아이를 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는 그런 존재로 어른들이 봐주면 좋겠어요.
글 한국화(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