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코로나19, 경제위기, 경쟁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 기후위기, 이런 불안한 환경에서 사랑하는 우리 아이가 잘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이는 이렇게 키워야 한다’며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엔 걱정이 앞섭니다. 내 마음대로 따라오지 않는 아이 속은 통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불안합니다.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말썽 번역기’ 자문을 맡아 준 이임숙 아동·청소년 심리치료사를 만나 해결 방안을 들어보았습니다.
정말 체벌없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요?
먼저 너무 겁먹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체벌없이 잘 키울 수 있어요. 세이브더칠드런 ‘긍정적으로 아이 키우기 부모 교육’도 그렇고 전문가들도 방법은 있다고 계속 말해 왔어요. 공격 성향이 강한 아동이나 학대피해아동이 심리치료실에 오면 아이만 치료받는 것이 아니라 부모도 아이를 체벌하지 않고 키우는 교육을 받아요. 개인차는 있지만 6~7개월이 지나면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변한 사례들이 많아요. 그런 결과가 나타난다는 건 누구나 체벌없이 긍정적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걸 의미하죠.
아이를 이해한다는 건 부모와 아이의 관계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발달하는 아이들은 연령대별로 특정 심리가 있다는 점과 아이들마다 타고난 기질이 다르다는 점을 아셔야 해요. 대부분 부모와 아이의 기질이 다르거든요. 그런데 부모들은 아이의 기질이 무엇인지 모른 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만 아이를 키우려고 해요. 예를 들어,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손부터 씻고, 숙제부터 해놓는게 옳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기질이 다른 아이가 집에 돌아와 누워있다, TV보고, 숙제하는 아이가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아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거죠. 이럴 땐 아이를 한 달만 관찰하면 ‘우리 아이는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이럴 때 바람직하게 행동하는구나, 이런걸 싫어하는구나!’ 알 수 있어요. 아이를 이해하려면 발달심리(발달단계별 특성)를 이해하셔야 해요. ‘말썽 번역기’에서 연령대별 특징을 시기별로 설명하고, ‘한 살 두 살 아이가 이러는 건 정상이에요’라고 설명해준 부분은 아이를 키우는 데 정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아이를 이해하는 것 자체가 갈등을 줄이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제가 ‘말썽 번역기’ 보면서 ‘정말 유용하겠다’ 생각했어요.
아이를 키우다 정말 화가 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화를 잘 참는 방법에는 뭐가 있죠?
사실 화를 참는 방법은 거의 효과가 없어요. ‘말썽 번역기’를 통해 아이의 기질과 아이의 발달적 특징을 알고 아이를 이해하세요. 오늘 다섯 번 낼 화를 두 번 내게 돼요. 화가 덜 나니 육아를 덜 힘들고 좀 더 잘하게 되잖아요. 화내는 횟수가 하루에 한 번에서 이틀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으로 주니까, 아이도 부모도 크게 달라진 건 없는데 어느 사이 성숙해진 걸 느끼게 돼요.
이미 벌어진 아이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아이의 태도를 변하게 하려면 부모도 함께 변해야 하잖아요.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실천 방법이 궁금해요.
어떤 기질을 갖고 태어난 아이인지 관찰해서 아이를 이해하고, 마음은 따듯하게, 원칙은 단단하게 가르쳐 주면 정말 잘 크지 않을까요? 관계를 회복하려면 아이에 대한 의심을 거두고 아이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태어난 아이라는 믿음을 회복하셔야 해요. 그다음 아이와 함께 웃으면서 많이 놀아야 해요. 아이랑 함께 많이 웃으면서 노는 게 관계회복과 심리안정, 태도변화에 유용한 실천 방법이에요. ‘애들은 놀아야 합니다’라는 막연한 말과 차원이 달라요. 아이가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선 정서, 인지, 행동, 이 세 가지가 축을 이루면서 잘 발달해야 하거든요. 이 세 가지 축이 잘 발달하도록 도와주는 최고의 방법이 바로 놀이에요.
아이 키우기가 어려운 부모들에게 ‘말썽 번역기’,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변화를 원하면 멈추고 생각하고 선택하고 실행하라(STOP&THINKING, CHOICE&DOING). 지금까지 했던 육아 방식에 무언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아이랑 관계가 틀어진 거잖아요. 그러니 지금까지 했던 걸 멈춰야 해요. 그다음 생각해보셔야 해요. ‘뭐가 잘못됐던 거지? 내가 뭘 몰랐던 거지?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였지?’ 이런 과정에서 '말썽 번역기'에 나오는 자료를 잘 읽어보시고 퀴즈 풀어보면 틀리는 거 엄청 많이 나올 거예요, 아마도. 그렇게 점검해보시고 앞으로 나는 어떤 현명한 방식의 육아를 해야 할까 정리해보는 거죠. ‘말썽 번역기’에서 계속 설명하는 게 ‘그건 아이 문제가 아니니 이렇게 해보세요’ 같은 거잖아요. 이런 것만 지침 삼아서 해보시면 아이 키우는 방식이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어요.
‘말썽 번역기’는 어떤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아이 키우는 모든 분이요. 우리는 늘 흔들려요.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런저런 말을 듣다 보면요. ‘말썽 번역기’는 그럴 때 우리 여기서부터 다시 돌아보고 점검해보자 하는 중심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체벌없이 잘 키우기 - 말썽번역기> 캠페인 |
글 이정림 (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