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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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도 쑥쑥 자라도록 - 조손가정지원 그 후
국내사업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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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허리와 시큰거리는 무릎으로 아이를 키우는 할머니 할아버지. 코로나19로 노인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워졌고, 컴퓨터가 없어서 아이가 온라인 수업을 듣게 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픈 몸과 빠듯한 생계로 아이를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 조부모가정을 지원했습니다. 2020년 6월부터 12월까지 각 가정의 필요를 살펴 일상생활과 교육, 주거환경 등 삶의 전반이 나아지도록 265가정에 맞춤형 통합지원을 펼쳤습니다.  함께해 주신 후원자님 덕분에 조금은 숨통이 트였다는 저소득 조부모가정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밑반찬부터 노트북까지

올해 중학생이 되는 준호(가명)는 아흔이 다 되어가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준호에게 부족함 없이 좋은 것만 해주고 싶지만,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 다 노환으로 일하지 못해 늘 형편이 빠듯합니다. “저희가 돈을 벌어야 뭘 해줄 수 있을 텐데…. 전에는 할머니가 시장에서 더덕이나 도라지 까서 팔아서 살았어요. 지금은 수급비 받아서 살고요.”


코로나19로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 했지만, 컴퓨터가 없는 준호는 스마트폰으로 수업을 들어야 했습니다. 인터넷 가입도 해 놓지 않은 상황이라 그마저 어려운 때도 있었습니다. “저희가 애 낳은 게, 그러니까 막내가 지금 마흔여섯이에요. 그때하고 지금하고 다르잖아요. 저희가 잘 모르니까 공부시키기가 어렵죠.”


바닥에 앉아서 공부하던 준호에게 새 책상과 침대가 생겼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준호가 필요한 교육을 받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통합적으로 지원했습니다. 우선 코로나19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을 잘 들을 수 있도록 컴퓨터를 전달했습니다. 인터넷의 필요성을 이해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준호를 위해 무선인터넷 서비스에도 가입했습니다.


준호는 새로 받은 책상과 의자, 침대가 마음에 든다고 합니다. “책상 없었을 때는 바닥에 앉아서 공부했는데요. 책상이랑 침대 새로 받아서 좋았어요. 그리고 휴대폰으로 수업 듣다가 노트북 생기니까 화면이 커져서 좋았어요. 이렇게 많은 걸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잘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준호네 집에 생활용품과식료품을 정기적으로 지원했습니다.


그 외에도 우유와 멸치, 고기 등 식료품과 밑반찬을 매달 정기적으로 지원했습니다. 할아버지는 한창 클 나이의 준호에게 자주 사주지 못했던 고기도 먹이고 생활비 부담도 덜어 다행이라고 합니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생각지도 않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진짜 고맙습니다.”



처음 생긴 방, 처음 가져본 책가방

시현이네는 할아버지가 일용직 근로를 하다 크게 다친 이후 할머니 혼자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할매도 몸이 아프니까 일하기 힘들어하는데 그래도 일 못하면 돈이란 게 없으니까. (집안) 경제가 대단히 어렵지요.” 코로나19로 일하는 날이 줄어들고, 시현이도 학교에 가지 않아 어려움이 한층 더해진 상황에서 밑반찬과 생활용품 지원은 큰 도움이었습니다.

 

가정에 식료품을 지원하고, 시현이에게 새 책가방을 전달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한 방에서 같이 생활하는 시현에게 창고로 쓰던 방을 꾸며 새로 방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시현이는 자기 방이 생겼다고 천당에 온 것 같대요. 우리 집 너무 좋다고. 컴퓨터 받고 좋아서 하루 난리 났어요. 책상, 노트북, 가방, 전기매트까지. 많이 고맙죠. 아, 그리고 비타민이랑 유산균. 그걸 멕일라고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그런 것도 보내줘서 고맙고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한 방을 쓰던 시현이에게 방이 새로 생겼습니다. (왼쪽-창고였던 방, 오른쪽 새로 꾸민 방)


시현이는 할머니 옆에서 “안녕하세요! 저 시현(가명)이에요. 이제 3학년이에요” 하고 인사를 합니다. “책가방 가져보니까 좋았는데요. 마음에 들었어요. 전에는 누가 준 가방으로 학교 갔어요.” 씩씩한 시현이 목소리를 들으니, 손주가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금세 이해가 됩니다. “제 꿈은 요리사예요. 요리사 되어가지고 비법 꼭 알아내서 할머니, 할아버지 맛있는 거 해드리고 싶어서요. 할머니 할아버지 저 잘 챙겨주시고 밥 잘 먹여주셔서 감사합니다.



“곰팡이 집이었는데, 지금은 주변에서 구경 와요”

청소 일을 하며 10살 민재(가명)를 키우는 할머니는 물이 새서 곰팡이가 가득한 집에 살고 있었습니다. 집주인도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았다고요. 복지관에서 집수리와 도배, 장판 교체를 해준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도 믿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민재네 집에 있던 낡은 옷장과 박스를 대신할 새 장롱을 선물했습니다. (왼쪽 - 예전 민재네 집, 오른쪽 - 새로 산 장롱을 놓은 민재네 집)


“처음에는 사기꾼일까 봐 의심했어요. (도배해 준다는 게) 거짓말인 줄 알고. 가슴이 벌렁벌렁해서 잠을 못 잤어요. 그런데 진짜 와갖고 해주니 얼마나 울었나 몰라. 너무 반갑고 좋아서요. 민재는 좋아서 춤추고 난리 났당께요. 영상으로 찍어놓고 싶었어요. 곰팡이 있을 때는 냄새가 많이 나서 사람들을 못 데려왔어요. 그런데 지금은 주변에서 다 구경 와요. 요즘 진짜 행복하요. 거짓말 아니고. 우리 아저씨도 그래요. 첨엔 꿈꾼 줄 알았다요.”


민재네 집에 핀 곰팡이를 제거하고 수리한 후 새로 도배했습니다. (왼쪽 - 민재네 집에 핀 곰팡이, 오른쪽 - 수리 도배 후 민재네 집)


할머니는 철이 일찍 든 민재가 갖고 싶은 게 있어도 말하지 않아서 짠했는데, 이번에 민재에게 꼭 필요한 물품을 받아서 다행이라고 합니다.


“지도(민재도) 사고 싶은 게 있을 것인디. 말 못해 지가. 형편이 어렵다고 항께. 벌 사람이 나 밖엔 없응께 여건이 안 되니까 힘들지. 근데 이번에 책상이랑 농이랑 옷도 받고. 먹을 것도 받고. 완전히 도움이 됐어요. 사고 싶어도 못 사줬는데, 고기도 한 번씩 먹고. 김장도 해서 갖다 주고 쌀도 갖다 주고. 감사하게. 민재는 책상이랑 책이 제일 좋다 그래. 전에는 땅바닥에 밥상 놓고 했거든요. 자기가 공부하려고 해요. 예뻐요.”


민재에게 새 책상이 생겼습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민재는 책 선물이 마음에 든다고 합니다.


민재 덕에 호강했다는 할머니는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많이 받았어요. 아무것도 저는 못 해 드리는데. 이렇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 진짜 고마워요.”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배울 수 있게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되는 수진이는 학원에 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할머니는 수진이가 배우는 것도 좋아하고, 외부 활동을 좋아해서 다행이지만 학원비가 늘 부담스럽습니다. 


“오후에 식당 주방에서 일해요. 힘들죠. 힘들어도 애를 가르치려면 해야죠. 수진이가 배우는 거 좋아하니까. 애가 미술에 소질이 많아서 배운 적은 없는데 잘 그려요. 그런데 미술학원까지 보내기는 내가 부담이 돼가지고. 근데 복지관에서 수진이가 그림 그린 거 보고 물감 사다 주시더라고요. 생활용품도 받고, 설에는 떡국이랑 간식, 쌀도 보내주시고. 감사했어요.


수진이가 색칠하고 그린 그림입니다.


할머니는 수진이를 혼자 키우면서도 위탁가정으로 신청하지 않아 혜택을 받고 있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지원을 받으면서 위탁가정으로 등록해 학원비도 지원받고 조금 더 나은 환경으로 이사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LH에 당첨이 됐어요. 위탁아동 담당자 선생님이 여기 왔다 가셨거든요. 수진이 이름으로 하면 LH에서 지원이 나온다고 그분이 알려주시더라고요. 지금 이 집이 경매에 넘어가서요. 이제 이사 가야죠.”


수진이네에 전달한 생활용품과 물감, 침대입니다.


컴퓨터가 없어서 스마트폰으로 수업을 듣던 수진이는 노트북과 책상이 생겨서 수업을 더 잘 들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책상 위에 컴퓨터 놓을 수 있어서 좋아요. 매일 컴퓨터 써요. 컴퓨터학원 다니면서 타자도 많이 늘었고. 파워포인트도 기초 배웠으니까 앞으로 도움될 것 같아요. 포토샵도 배웠는데 아직은 잘 못해요.”


할머니는 이번에 지원받은 학원비로 수진이가 컴퓨터학원과 수학학원에 다니면서, 수진이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더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생활은 빠듯하지만, 힘이 닿는 데까지 수진이 뒷바라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큰 할머니에게 이번 지원은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복지관 선생님도 상냥하고 친절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일일이 연락드리고 싶은데 도와주신 분들 연락처를 모르니까. 생각지 않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감사해요.



※지원내역


지원항목

지원내용

지원가정

지원금

일상생활유지

-생활용품, 밑반찬, 식료품 등 지원

-의복, 난방용품 등 지원

-복지정보 제공

265가정

670,063,000

교육지원

-학원비 지원

-학용품 및 책가방 지원

-도서 지원

ICT교육지원

-PC 및 소프트웨어 구입 지원

-컴퓨터 학원 지원

-온라인 교육 수강권 지원

주거환경개선

-노후 환경 개선

-학습 공간 개선

-아동의 독립공간 개선

-노후 가구 교체

 


 커뮤니케이션부 한국화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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