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작게 태어나 인큐베이터에
머물렀던 세영이(가명)는 건강한 모습으로 병원을 나와 두
살이 되던 해에 갑자기 주저앉았습니다. 아장아장 잘 걸으면서도 걷다가 넘어지기를 반복하는 모습에 황급히
아이를 데리고 달려간 병원에서 뇌종양 세포종 4기를 진단 받았습니다.
혼자 세영이를 키우며 우울증을 심하게
앓고 있던 딸을 대신해 세영이 외할머니는 다니던 공장을 그만두고 손녀의 치료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뇌종양
수술 이후 지속적인 병원 진료와 세영이 치료를 위해서는 외할아버지의 경제활동으로 감당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 세영이와 외할머니(인권 보호를 위해 대역과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단, 아동의 생활환경은 실제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갑자기
닥친 상황에 감당해야 할 병원비와 현실을 생각하니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거든요.” 힘든 현실에도 방긋
웃는 세영이를 보며 힘을 내던 외할머니는 세이브더칠드런과의 만남에서 희망을 얻었다고 합니다. “어디에
물어볼 데도 없어서 답답하고 힘들었는데, 복지사 선생님이 도움받는 방법을 알려주셨어요. 세영이 소식을 듣고 우리를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은 세영이의 뇌종양 수술
이후 지속적인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비와 생활용품을 지원했습니다.
▲ 세영이네 지원한 생활용품(멸균우유, 물티슈, 기저귀 등)
세영이 수술 후 치료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고
합니다. “뇌종양에서도 수모세포종이래요. 수술로 암세포를
제거하긴 했는데 뇌는 다른 부위를 건드리면 위험해서 100% 제거하기가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90% 이상을 제거했다고 하셔서 너무 기뻤어요. 잘됐다고 하셨으니깐요.”
“수술 후 입원 치료와 통원 치료가 반복되는데 아이에겐 너무 힘들었던 거죠. 애는 몰라요. 자신이 왜 이렇게 아파야 하는지, 왜 마음대로 걸을 수 없는지, 단발이었던 머리카락은 왜 모두 빠져버렸는지
이유도 모른 채 견디고 있는 거 에요. 거기에다가 항암치료 특성상 아이 몸 상태나 치료 경과에 따라
처치하기 힘들면 치료 계획이 계속 바뀌니까 그것도 힘들었던 것 같아요.”
▲ 가슴에 삽입한 중심 정맥관(히크만 카테터)에 혈액응고방지제(헤파린)를 주입 받는 실제 세영이
세영이에게 병원은 일상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일주일에 두 번 통원 치료를 하고, 한 달에 한
번 항암치료를 받아야 했어요. 방사선 치료도 같이 해야 하는데 아이가 너무 어려서(당시 36개월 미만)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도중에 치료가 너무 필요할 것 같다고 해서 한 번 받았어요. 항암치료를 하러 가면 일주일을 꼬박 병원에 있어야 해요. 항암치료는
어른도 견디기 힘들다고 하잖아요. 머리가 싹 빠지고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해요. 이 작은 몸으로 그 치료를 견뎌내면서 아프고 힘든데 애가 어려 표현할 수가 없으니 계속 울기만 했거든요.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게 너무 힘들었죠.”
“다행히 지금 전이된 상황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현재 멈춰있는 상태라고 해요. 이게 계속 멈춰있으면 되는데 문제는 더 커질까 봐. 그게 걱정이에요. 병원에서는 아직 5년 정도는 지켜봐야 한다고 합니다.”
외할머니는 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 세영이를 보고 힘을 얻습니다. “어느 날 제가 한숨을 쉬는데 그런 저를 물끄러미 보다가
한숨을 따라 쉬더라고요. ‘나한테 배웠구나’ 이 생각을 하고 난
뒤로는 조심하고 있어요. 세영이는 항상 밝거든요. 의지가
있어서 정말 그 치료를 다 이겨내고 있는 거죠. 아이 엄마도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모든 게 좋아지길 바라고 있어요.”
▲ 집에서 할머니와 놀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세영이
외할머니는 세영이에게 이 이상으로 바라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세영이는 지금도 너무 잘해주고 있어요. 진짜
어른인 저보다도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그저 지금의 밝은 모습만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이 치료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우리가 마음을 굳게 먹었으니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거에요.”
“처음에는 이런 지원을 몰라서 시도하는 걸 망설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 세영이 상황과 도움받을 수 있는 부분을 차근차근 알려주시고, 이렇게 도와주셔서 세영이도 이만큼 밝은 모습을 되찾고 좋아진 것 같아요. 막막했던 현실에서
희망을 찾게 된 것 같아요.”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직 어린 세영이가 성장하는 동안 가정이 아동의 보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아동의 장애등록을 시도하는 등 안정적인 지원이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영이 가족은 앞으로도 세영이가 암을 이겨낼 때까지 힘든 시간을 견뎌야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처음처럼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은 어느덧 희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저 너무 감사합니다. 아이가 아프고 모든 것이 갑작스럽게 변해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는데, 이렇게 힘을 실어 주셔서 고마워요.”
힘든 치료 과정에도 아이들이 미소 지으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신 후원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세영이네와 같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에 의료비, 생계비, 교육비 등을
지원합니다. 모든 아이들이 밝은 모습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지원내역 (2021년 4월~12월 31일)
항목 |
세부내역 |
지원금액(원) |
의료비 |
항암치료비 584,160원 X 11회 |
6,425,780원 |
생활비 |
멸균우유, 생수, 물티슈, 기저귀, 의류 |
419,760원 |
합계 |
6,845,540원 |
글 허수임(커뮤니케이션부문)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