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15년부터 10년째 아동권리영화제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10주년을 맞이해 오리지널 필름 <이세계소년>을 상영하고, 수상작을 포함해 10편 내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났습니다. 영화제 상영작은 누구나 편안히 관람할 수 있도록 배리어프리 자막이 제공되는데요, 이 자막은 많은 분들의 나눔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오형균님은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하는 현대자동차 임직원 참여 사회공헌 플랫폼 '나눔&'에서 자막 나눔 활동을 알게 됐습니다. 올해 상영작 중 <헨젤: 두 개의 교복치마>의 자막 제작에 참여하시고, 온라인 상영회를 통해 영화도 보셨다고 합니다. 오형균님은 자막 제작 나눔(봉사) 활동이 ‘봉사 같지 않은 봉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 속에 숨은 따뜻한 마음을 전합니다.
Q. 안녕하세요? 오형균님, 후원자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아이가 둘인 직장인 아빠입니다.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Q.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하는 현대자동차 임직원 참여 사회공헌 플랫폼 ‘나눔&’ 을 통해 자막 제작을 해주셨다고요. 평소에도 나눔 활동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A. 학창 시절에 봉사 동아리를 했어요. 그 동네에 있던 복지관에서 봉사를 했었어요. 연탄 나르기, 학습 지도, 농활 활동이요. ‘봉사에 투철한 의식이 있어서 하겠다’라는 건 아니었고요. 취직하고 한동안 봉사활동을 잊고 있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 세이브더칠드런과 진행하는 나눔 활동이 생겨서 참여하게 됐죠. 우리 애들 생각도 나고, 세이브더칠드런이 하는 일이니까 믿고 해보자 생각했고요. 사실 따로 시간을 내서 활동하려면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긴 하거든요. 세이브더칠드런 나눔 활동은 아이들과 같이 할 수 있어서 재작년부터 해왔어요.
▲ 자녀들과 함께한 국제어린이마라톤
Q. 예전부터 세이브더칠드런을 알고 계셨나요?
A. 세이브더칠드런은 방송에도 나오니까요. 아이들과 ‘국제어린이마라톤’을 두 번 참여했어요. 올해는 ‘나눔&’ 플랫폼 활동 중 현대자동차가 진행하는 ‘아이오닉 포레스트’라고 나무 심는 활동도 아이들과 같이했어요. '나눔&' 플랫폼에서는 세이브더칠드런 나눔 활동도 있고, 현대자동차의 사회 공헌 활동도 참여할 수 있거든요.
Q. 다양하게 참여해 주셨네요, 자막 제작 나눔도 하게 된 이유가 있으실까요?
A. 혼자 어학 공부할 때, 영어 문장을 듣고 한글로 받아쓰는 작업을 많이 했어요. 어학 공부를 하기 위해서 자막을 자체 제작해 봤거든요. 또 영화도 좋아하고요. 그리고 지인 중에도 장애 있는 분이 있어서요. 계속 말씀드리지만, ‘봉사를 꼭 하겠다’ 이런 마음은 아니고요. 주변에 장애 있는 분도 있고, 영화 보고 자막 제작하는 일도 좋아하고, 직장에서 새로운 거를 해볼 수 있어서 겸사겸사하게 됐어요.
Q. 자막 제작해 주신 분들을 모시고 온라인 상영회를 했는데요, 자막을 제작한 영화를 보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제가 작성하는 자막은 영화에서 2분 분량이거든요. 그래서 영화 보신 분들 반응이 궁금하긴 했어요. 영화를 재미있게 즐겨야지 생각했는데 자막만 보이더라고요. 자막 신경 쓰느라 불편한 것까진 아닌데, 약간 직업병처럼 영화 내용보다 다른 분들은 이렇게 자막을 쓰셨구나, 다음에 좀더 신경 써야지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음에 한 번 더 해보려고요. 자막 입력 방법도 익숙해져서 어렵지 않고요. 그래서 계속 드는 생각이 자막 봉사가 봉사 같지 않아요. ‘봉사활동 같지 않은 봉사’라서 더 거리낌 없이 하게 돼요.
Q. 자막에서 어떤 부분을 좀 더 신경 써서 하고 싶으셨어요?
A. 이번 영화제 상영작은 아니지만, 자막 제작에 참여한 영화 중에 <해피버스데이 투>에는 배우들의 숨소리가 되게 많이 나와요. 흐느끼거나 말하기 전에 뜸 들이고 한숨 쉬는 장면도요. 그 숨소리도 감정이 담겨 있잖아요. 메신저로 대화를 주고받을 때도 ‘알았어’가 부정적인 느낌일 때도, 긍정적인 느낌일 때도 있잖아요. 그런 느낌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나 고민했어요.
▲ 자막 나눔 활동 모습(왼쪽), '나눔&'플랫폼을 통해 자막 제작에 함께한 현대자동차 임직원 분들(오른쪽)
Q. ‘나눔&’ 플랫폼 활동 소감도 말씀해 주세요.
A. 사실 ‘봉사’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흔히 봉사활동은 따로 시간을 내거나, 기부하는 일을 생각하잖아요. 저만 나눔을 준다고 생각하면 봉사 같지만, 사실 저도 이것저것 나눔을 받거든요. 나눔 활동에서 교육을 해주시고, 현장에서 다과도 주시고, 체험도 하는 거잖아요. 저는 그냥 시간만 나눠드릴 뿐이지 받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단순히 나눠 주기만 하는 봉사가 아니라고 느껴져서 ‘나눔&’ 플랫폼에서 다른 활동은 뭐가 있지 찾아봐요. 그리고 저와 같은 성향인 분들은 봉사활동 같지 않은 봉사일 때,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 '아이오닉 포레스트'로 보내질 나무를 심는 프로젝트(첫번째), 프로그램에 참여중인 아이들(두번째), 묘종을 심는 모습(세번째)
Q. 앞으로 아이들과 해보고 싶은 활동 있으세요?
A. 영화제는 사실 아이들이(5세,7세) 아직은 애니메이션이 아니면 관람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요. 몸으로 할 수 있는, 마라톤 아니면 ‘아이오닉 포레스트’가 가족 단위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활동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나눔 활동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아이들이 있어서 항상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아이들에게 불편함은 없는지, 불공평한 건 없는지요. 우리 사회가 나이, 성별, 사회적 위치와 무관하게 아이들에게 관심을 두고 살펴보는 게 나중에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동권리영화제는 아이들이 질문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스스로 성장하는 것처럼, 관객들의 질문과 함께 성장했습니다. 올해는 영화제 10주년 기념 오리지널 필름 <이세계소년>을 제작해 장애 아동의 기회를 가질 권리를 질문했습니다.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자막은 아동 누구나 영화를 즐기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오형균님은 그저 할수 있는 일이라서, 내 주변에도 배리어 프리 자막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어서 참여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거창한 봉사는 아니라고 겸손히 말씀하셨지만, 그 나눔이 수많은 아동의 ‘기회를 가질 권리’를 지켜줬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소중한 나눔을 통해 위기 속 아동을 구하고, 아동권리를 지켜가겠습니다.
기꺼이 나눔 활동에 함께해주신 오형균님과 늘 함께해 주시는 후원자님 감사합니다.
글 문지은(커뮤니케이션부문)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오형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