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막강 토론 실력을 보여줬던 초등학생들을 기억하시나요? 서울, 부산, 전주 어린이옹호활동가캠프에서 ‘친구들과 함께, 실컷, 맘껏 놀 수 있는 학교 만들기’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등에 정책 제안을 전달했던 어린이들 말입니다. 당시 조 교육감은 “여러분들 눈으로 보니 안 보이던 게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규태 전북부교육감도 “여러분이 하는 얘길 듣고 깜짝 놀랐다”며 “이 제안들을 어떻게 실현할지 알려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정말 일까요?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내년 1학기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벌일 ‘안성(안정과 성장)맞춤 교육과정’을 발표했습니다.선행 학습이 필요 없도록 한글과 수학을 기초부터 학교에서 가르치고, 부담을 주는 숙제나 4지선다형 시험을 없애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굵은 글씨로 이렇게 써 있네요. “놀이 중심 교육 활동.”
교과도 놀이로 풀어 가르칠 뿐 아니라 “놀 권리를 보장하려고 자유 놀이시간 확보를 적극 권장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학교에서 하루 20~30분은 누구 지시도 받지 않고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지난 7월 서울 어린이들이 낸 정책 제안 8가지 가운데 두 가지랑 비슷하지요? “공부 양을 줄이고 놀이시간을 늘려주세요.” “쉬는 시간을 지켜주세요.”
서울시 교육청은 이어 “교실 안팎 놀이 환경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노랫가락이 떠오릅니다.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교실을 넓혀주세요." 이 제안을아이들이 이 노래를 개사해 전달했거든요.이밖에도 “학교 안 다양한 시설을 개방해주세요.” “옥상을 안전한 놀이공간으로 만들어주세요.”라는 제안들이 있었죠.
어린이옹호활동가캠프를 다룬 <소년중앙일보> 9월26일치를 보니, 정책 결정권자들이 아이들의 제안을 허투루 듣지는 않았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 김문호 장학사는 “(활동가들이 제안한 정책을) 알고 있다”며 “숙제를 줄이고 놀이 시간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연구 중”이라 밝혔습니다. 전라북도교육청 정책공보팀 임수영 장학사 역시 “세이브더칠드런측과 연구 결과를 공유하며 관련 정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시 교육청 초등장학팀 김영진 장학사는 “수업시간을 즐거운 놀이 시간처럼 바꾸는 방안에 대해 현재 활발하게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고 하네요.
진짜일까?이용환 참여협력담당관 과장에게 물었습니다. “공부 부담을 줄이고 놀권리를 지키는 부분은 아이들 의견에 공감하고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학교 안에 여러 공간을 활용해 아이들이 놀거나 쉴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계획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에서 환영 논평 내야 하는 거 아닌가요?(하하)"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