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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놀이터를 지켜라 : 놀 권리 회복 캠페인 - 대한민국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실컷, 맘껏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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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가 건축으로 훨훨 날아요, “빨대로 미끄럼틀, 파란 스펀지로 수영장을!”―‘잘 노는 우리학교 만들기’ 서울 유현초 워크숍 현장스케치 작성일 : 2017-07-31 조회수 : 11106
[현장이야기 10]   

          

놀이가 건축으로 훨훨 날아요,

“빨대로 미끄럼틀, 파란 스펀지로 수영장을!”

‘잘 노는 우리학교 만들기’ 서울 유현초 워크숍 현장스케치






세이브더칠드런은 2015년부터 우리 아이들이 잘 놀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학교 놀이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놀이는 사라지고 공부만 남게 된 학교 공간을 ‘아동’과  ‘놀이’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고, 아이들 의견이 반영된 놀이공간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과 학교 놀이환경 개선사업 ‘잘 노는 우리학교 만들기’ 업무협약도 맺었습니다. 또 작년 세이브더칠드런 어린이옹호활동가 캠프에서는 서울시 교육감에게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그 내용을 '안성맞춤 교육과정'에 반영했습니다.


학교 놀이공간 만들기에 꼬마 건축가들도 나섰습니다. 지난 5월, 서울 유현초등학교에서는 매주 수요일 오후 네 차례에 걸쳐 건축가 선생님들과 꼬마 건축가들이 만나는 건축디자인워크숍을 열었습니다. 3~5학년 학생 24명, 교사와 학부모들도 같이 모여 5개 모둠을 짜 같이 학교 안을 다녀보고,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나누었습니다.


유현초 워크숍은 곧 유명해졌습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혁신학교의 명성에 걸맞게, 유현초는 헤드랜턴 켜고 책읽기 행사도 있고, 와글와글놀이터나 책사랑처럼 학부모 동아리도 활발합니다.  그래선지 워크숍 내내 분위기도 가히 최고였습니다. 귀 아플 정도로 터져 나오는 아이들의 목소리, 박수, 신이 난 아이들의 함성…. 다녀온 사람마다 ‘너무도 즐겁지만 다녀온 뒤엔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정도’의 활기라고 증언하네요.

 ▲ 첫 번째 워크숍. 건축의 기초원칙을 이용하며 도전하는 '마시멜로 챌린지'. 모둠별로 배포된 재료(스파게티면, 실, 테이프)만을 이용해 마시멜로를 가장 높은 곳에 고정시키는 활동. 결국 우승팀은 30센티미터 정도의 안정적인 기둥구조를 이룬 모둠이 됐어요, 건축의 안정성에 대해 놀이활동으로 배워본 시간.


▲ 두 번째 워크숍. 이전 주에 학교 안에서 우리가 바꿀 수 있는 후보공간을 탐방한 경험을 바탕으로, 포스트잇 색깔 별로, '그곳에 불필요한 것은?’ ‘그곳에서 어떤 놀이를 하고 놀았는지?’ ‘그곳에 필요한 것은?’ 등의 질문에 답을 작성하고, 친구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


 6년차 혁신학교의 명성답게 ‘가장 영혼이 자유로운 아이들’이 오늘도 질새라 놀이건축에 대해 저마다 의견을 말합니다. 잘 놀고 잘 웃고, 하나하나가 가히 토네이도급 활력입니다. 유현초등학교는 쉬는 시간이 30분, 고학년들이 운동장을 점령해 저학년 놀 곳이 없다는 다른 학교들과는 달리, 운동장도 다 학년마다 할당되어 있어 마음껏 놀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6년을 보낸 뒤 쉬는 시간 10분이 대부분인 중학교 생활, 과연 어떻게 적응해낼지 흥미진진합니다.


아이들은 지난 한 달간 네 차례 워크숍을 하면서 조별로 학교를 둘러보고, 마시멜로나 스파게티면으로 놀이터 모형 만드는 건축게임도 하고, 신이 나 뛰어다니고 자신들의 놀이공간을 상상하고 도면으로 표현했습니다. 마지막 워크숍 때는 드디어 대망의 평면스케치 작업, 모형 만들기도 해봤습니다. 이러다가 정말 미래의 건축가들이 탄생할 것 같아요.



▲ 세 번째 워크숍. 놀이터 후보공간인 스탠드에 타워 같은 기구를 만드는 수빈이.


▲ 세 번째 워크숍. 고학년과 저학년 아동을 고려해 2단으로 미끄럼틀을 만든 모둠이 친구들에게 작품을 설명합니다. 흥이 많은 우진이는 해담이가 발표하는 도중에도 신이 나서 춤을 추고 있네요.


▲ 세 번째 워크숍. 다른 조 친구들이 만든 콜라주 작품을 감상하는 아이들.


드디어 지난 한 달의 고생을 마무리하는 최종설계도 발표날.

한 달간 넘쳐난 아이들의 아이디어를 기초로, 바우건축 건축가 선생님들이 설계도를 정리했습니다.
왜 이런 모형이 최종적으로 나왔는지 이야기도 하고, 질문이나 ‘다치면 어떡해요?’ 걱정거리도 듣고, ‘꼬마 건축가’들에게 워크숍 수료증도 전달했습니다.

여름방학이 지나면 드디어 이 설계도를 바탕으로 놀이터가 건축됩니다. 우와, 신난다! 언제 우리가 같이 만든 놀이공간에서 놀 수 있을지, 기다리기 힘드네요.


“자, 마침내 최종 모형이 나왔어요. 여러 놀이공간을 전부 연결하는 것을 많이들 원해서 그렇게 구성했어요!”

드디어 건축가 선생님들의 최종설계 모형을 보고 질문하는 시간. 용암처럼 질문과 제안이 솟구칩니다.


“그 콘크리트 구멍에 누가 끼면 어떡해요?”(홍은택, 초 5)
“모래 깔아서 고양이가 찾아오면 어떡해요?”(이솔비, 초 4)
“미끄럼틀은 왜 없나요? 한 개만 만들어줘요.”(여기저기서 이구동성!)
“미끄럼틀은 몇 명만 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어서 이렇게 정리해봤어요. 이 최종설계로는 노는 풍경이 길게 이어질 수 있거든요. 더 많은 사람들이 놀 수 있어서 이런 식으로 만들어봤어요. 우리는 한 학년 전체가 다 이 놀이공간에 올라가면 참 멋질 것 같다고 생각하고 구상했어요.”(바우건축 권형표, 이명주 건축가)


“저는 다 너무 마음에 들고 좋네요. 근데 콘크리트 블록 아래쪽을 사선처리해서 물이 잘 빠지게 하면 어떨까요?”(오수지 학부모)

“놀이기구가 알록달록 하면 오히려 애들이 안 보이니까 놀이기구나 콘크리트 블록 색을 무채색으로 해주세요!” 누군가 외칩니다.
“아, 좋은 의견이네. 그럼 같이 페인트 칠해 볼까? 자원할 사람?” 현희승 선생님의 제안에 번쩍,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손을 듭니다.
 
“놀이터에 그물이 더 많으면 재밌겠어요.”(이동관, 초 4)

그 외에도 “여름에 철봉이 달아서 뜨거울까봐 걱정돼요.” “네모나서 놀다가 (콘크리트 블럭이) 위험하진 않을까요?” “모래 깔면 고양이가 많이 찾아올까요?” “정글짐 더 만들어주세요!” 등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네 번째 워크숍. 모둠별로 제비 뽑아 후보지 스탠드와 화단 중에 한 곳을 그림으로 디자인 하고, 그 디자인을 기초로 모형제작까지 진행해보았습니다. 주어진 재료를 가지고 다른 모둠과 필요한 것을 교환해가며 설계한 부분들이 하나의 놀이공간으로 완성되어 갑니다. 각자의 아이디어가 한 모둠 안에서 이야기가 되고, 놀이공간을 채우는 멋진 작품이 되었습니다.



네 번째 워크숍. “삼각형과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놀이공간은 상상력을 자극해요. 판자 아래 숨을 공간이 있어서 좋습니다.”




▲ 네 번째 워크숍. 빨대로 만든 미끄럼틀, 파란 스펀지로 만든 수영장. 원형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면 풀장으로, 또 미로를 통과해서 놀다가 옆쪽의 그네도 탑니다. 이 안은 여러 놀이기구들이 스토리를 가지고 연결되어 있는 구성이 좋다는 칭찬을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상상력이 실로 경쾌합니다.


▲ 최종설계모형. 낮은 곳으로 숨고, 잡고 위로 올라가고, 그리고 넘어가고. 타고 넘나들고. 이 모든 것을 마음껏 아이들이 할 수 있게 했습니다. 더 많은 아이들이 나무열매처럼 매달려 노는 풍경을 그려봤습니다. 중요한 설계원칙은 “첫째, 한정된 예산으로 잘 만드는 것. 둘째, 우리 아이들이 다치면 안 되는 것, 셋째, 놀이공간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겠다는 것, 노는 풍경을 길게 이어 더 많은 아이들이 같이 놀 수 있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 디자인설명회와 워크숍 수료식을 마치고 찰칵!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신나게 마무리된 디자인워크숍. 다들 활짝 웃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잘 노는 우리학교’ 프로젝트는 아이들과 건축가, 학부모, 교사와 함께 놀이공간을 만듭니다. 기존의 획일화된 놀이터가 아니라, 더 즐겁고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모두 마음을 모았습니다. 이렇듯 아이들 놀이환경의 변화가 일상의 변화로도 이어져, 조금 더 행복하고 많이 웃고 뛰는 우리 아이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선희(커뮤니케이션부) | 사진 김수현, 세이브더칠드런





세이브더칠드런은 공부만 남게 된 학교 공간을 ‘아동’과  ‘놀이’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고, 아이들 의견이 반영된 놀이공간으로 개선하는 ‘잘 노는 우리학교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실컷, 맘껏 놀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 주기 위해, 지난 2015년 경기 시흥초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5개 학교를 선정해 아이들 총 2,899명의 놀이환경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서울(서울-유현초, 동답초[동답초의 경우, (주)손오공 후원])과 호남(전주 중산초, 덕일초)의 4개 학교 놀이공간이 새롭게 문을 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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