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놀이터를 지켜온 한 해 | 작성일 : 2015-12-10 조회수 : 7728 |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올해도 이만큼, 12월까지 왔습니다. 아동 놀 권리 회복 캠페인 ‘놀이터를 지켜라’가 걸어온 2015년에는 1500곳이 넘는 놀이터가 폐쇄된 것처럼 마음이 무거워진 일도 있었지만, 도시와 농어촌에 놀이터가 생기고 폐쇄된 놀이터를 되찾아줄 법이 생기는 진전도 있었습니다. ‘놀이터를 지켜라’가 걸어온 2015년을 잠시 되돌아 볼까요?
올 한 해 캠페인을 진행하는 동안 받은 가장 큰 칭찬은 당연, 놀이터의 주인공이자 놀 권리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들려준 환호와 미소, “행복해요!”라는 말이었습니다. 이런 칭찬은 세이브더칠드런만의 것은 아닙니다. 혼자였다면 이만큼 오지 못했을 ‘놀이터를 지켜라’를 함께 이끌며 아이들은 놀아야 한다고, 우리가 아이들의 놀 기회를 지켜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해주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박경림 세이브더칠드런 홍보대사 요즘 아이들은 각자 집에서 공부를 하고, TV를 보거나 게임을 합니다. 그게 꼭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점점 함께 노는 방법을 잃어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길을 걷다가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면 그곳에 놀이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우리 민준이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소아정신의 서천석 박사 아이들은 친구들과 놀이를 하면서 부딪히고 같이 활동해야지 인간 관계에서 어떻게 나의 주장을 펼치고, 남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타협하는지 배울 수 있어요. 그리고 어떻게 상대를 아껴주어야 하는지, 나를 아껴달라는 말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도 배우죠. 이 모든 것을 어린 시절에 관계 속에서 배워야 해요.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 호모사피엔스는 놀이를 통해서 호모사피엔스로 성장을 했고, 지구를 지배하고 있고, 이 사회를 만들었거든요. 놀이를 계속 유지해야지만 이 사회가 계속 유지된다고 했을 때, 그런 점에서는 당연히 놀이도 공공성이 있으니까 놀이터도 공공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벤처기부펀드 C 프로그램 엄윤미 대표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 처음 만난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무척 즐거웠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들며 '요즘 아이들은 못 놀아'라고 단정 짓기보다 아이들의 놀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공간과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도시 놀이터 사업의 김연금 조경작업소 울 대표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지역 어머니들이 놀이 활동가를 하겠다고 먼저 나서신 것이에요. 저도 설계 기간 동안 2주에 한 번씩 놀이터를 찾아가 아이들과 놀곤 했는데 그게 무척 즐거웠습니다. 놀이터를 만들면서 함께 어울렸던 시간이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길, 그곳 놀이터에서나마 존중 받는 기분이기를 바랍니다. 농어촌 놀이터 사업의 연세대학교 건축학과 성주은 교수 저도 아들을 둔 엄마이지만, 엄마들 얘기를 들어보면 ‘학원을 보내지 않으면 학교 교육을 못 따라간다’는 믿음이 있어요. 엄마들만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이 맞물려 있는 문제인 것 같아요. 놀이터라는 게 없기도 하지만 있어도 친구들이 없고, 친구를 만나려면 학원을 가야 하는 여러 문제가 얽혀있어서 답답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분명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믿어요. 안 놀고 학원만 다닌 아이들이 지금 성인이 되어가고 있는 시점이잖아요. 그것에 대한 반성과 고치려는 노력이 보일 거고, 세이브더칠드런의 ‘놀이터를 지켜라’가 그러한 움직임에서 앞장서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잘 노는 우리 학교’ 바우건축 권형표 소장 아이들이 우리의 기대를 뛰어넘으면 좋겠어요. 어른이나 디자이너가 '이 새로운 곳에서는 이렇게 노는 거야'라고 가르친 대로 노는 것은 물리적 환경이 나아졌더라도 기존 생각 방식과는 크게 다를 바 없는 거예요. 우리는 놀이의 배경을 만들어주고 이곳에서 일어나는 놀이는 아이들이 이야기를 덧대가며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기대하는 겁니다. 중랑구 마을공동체 달팽이마을 이경진 대표 저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중랑구에 세화와 상봉 놀이터 2곳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중랑구에 있는 42개 놀이터를 만든 거라고 생각해요. 놀이터의 놀이 시설보다 사람이 더 중요한 거고, 놀이터에 와 있는 사람이 놀이터를 지킨다는 것이라는 생각을 함께 나누었으니까요. 아이들에게는 놀 곳이 있다는 것, 사람이 모인다는 게 중요하거든요. 이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해요. 익명 해피로그 후원자 저도 초등학생인지라 이런 걸 꿈꾸고 하고 싶어했으나, 항상 놀만한 곳이 딱히 없고 학원을 가느라 놀지 못했는데, 이런 모금이 있으니 꼭 후원해야죠! 응원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입니다. 2016년에도 ‘놀이터를 지켜라’ 캠페인은 이어집니다.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전북 완주군의 놀이터를 포함해 제3, 4호 농어촌 놀이터가 문을 열 예정이고, ‘잘 노는 우리 학교’ 프로젝트를 통해 놀이를 응원하는 학교 문화의 싹을 키울 것입니다. 도시에도 새로운 놀이 공간의 가능성을 보여줄 놀이터를 세우고, 놀이터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 제안 활동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실컷, 맘껏 놀 수 있도록 2016년에도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놀이터를 지켜주세요. 글 |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 아이들의 놀 권리를 지키기 위한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을 응원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