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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족 탈출 5년, 난민 캠프 아동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아”
- 세이브더칠드런 조사, 로힝야족 아동 4분의 3
"불행하거나 고통스럽다"
- 경제적 압박으로 아동 결혼 선택, 제한된 교육으로 모국어 잊어가
- 로힝야족 시민권, 기본권 박탈 “난민 캠프 아동 잃어버린 세대 안돼”
2022. 8. 24.
2017년 8월, 전세계는 75만 명 이상의 로힝야족이 대규모 폭력 사태와 조직적인
인권 유린을 피해 미얀마의 라카인 주를 탈출하는 것을 공포에 떨며 지켜보았다. 이는 최근 역사상 가장
빠른 강제 이동 중 하나로, 이들 대부분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난민 캠프가 있는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로 갔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방글라데시의 로힝야 난민들은 여전히 공포에 떨며 살고 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난민 캠프 9곳의 12세~18세 아동 94명, 19세~25세 85명, 부모와
보호자 114명 등 총 293명의 로힝야 난민을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3분의 2에
해당하는 아동 66%와 부모 및 보호자 87%는 그들이 도착했을
때보다 지금 더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동의 절반은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고 답했고, 4분의 1은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80%에 가까운 아이들은 때때로 혹은 모든 시간에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느꼈다. 부모와
보호자는 훨씬 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었다. 10명 중 9명
이상이 우울감(92%), 불안감(90%), 스트레스(96%)를 느낀다고 답했다.
아동 결혼(조혼)은 조사 대상 중 약 60%가 그들의 3대 관심사 중 하나로 꼽을 만큼 로힝야족 난민들 사이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이다. 치솟는 물가로 많은 난민 가족들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소득
기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일부는 아동 결혼을 경제적 압박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 국제 구조
위원회 보호 모니터링 보고서(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 Protection
Monitoring Report, 2022)에 따르면, 가정의 70% 이상이 지난 한 달 동안 결혼한 아이를 알고 있었다. 세이브더칠드런
조사진은 "전세계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면서 로힝야족 난민들에게 계속 필요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들의 절망감이 증가한다면 아동 결혼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이들은 안전에 대해 가장 걱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그에 따른 봉쇄로 인해 인도주의 단체가 줄어들고 난민 캠프의 보안이
느슨해지면서 갱단과 무장단체가 출몰했다. 설문 조사에 응한 청년 중 한 명은 "몇 년 전만 해도 갱단이 지금처럼 극도로 활동하지 않았고 보안 당국이 더 책임감 있게 행동했기 때문에
더 안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은
학교 교육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조사에 참여한 12세 소년은 "우리는 이곳에서 버마어로 교육을 받을 수 없다. 지금 영어를
배우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언어를 잊어 버린다. 또 공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밖에서 놀 수 없다. 미얀마의 넓은 운동장과 열린 공간이 그립다."고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 방글라데시 오노 반 마넨 (Onno van Manen) 사무소장은 "자국의 끔찍한
폭력으로부터 도망친 지 5년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로힝야족 난민들이 여전히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세계는 다른 위기로 관심을 돌렸을 지 모르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약 50만 명의 로힝야족 아이들이 과밀한 수용소에서 자라고 있다. 아이들은 우울증과 불안으로 걱정스러운 징후를 보이고 있고, 제한된
교육 접근으로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로힝야족 대부분이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만
미얀마에서 계속되는 폭력사태 때문에 현재로서는 안전한 귀환이 선택사항이 아니다. 로힝야족은 마을 밖으로
이주했다는 이유로 계속 체포돼 구금되고 있으며 시민권과 기본권을 박탈당하고 있다. 그들은 의료, 교육, 직업과 단절되어 있다. 로힝야족이
근본 원인이 해결돼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국제사회와 지방정부, 방글라데시 정부가 로힝야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그들에게 법적 지위, 교육, 취업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전했다.
올 5월 로힝야 난민캠프를
방문한 세이브더칠드런 인도적지원 기후위기 대응팀 이승현 대리는 "세이브더칠드런은 로힝야 난민
아동이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을 누리며 성장할 수 있도록
통합적 인도적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조혼, 학대, 방임, 보호자 부재 등 심각한 위험에 처한 아동 250명을 사례 관리할 계획이다. 또한 방글라데시 지역사회에 아동·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추가 설치해 2600명을 보호하고, 이 중 취약한
아동 600명을 추가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힝야
난민 아동이 잃어버린 세대가 되지 않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17년부터 로힝야 난민 아동과 그 가족들이 교육, 건강 및 영양, 음식, 물, 보호소, 아동 보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활동 중이며, 2022년 현재까지 아동 32만 여명을 포함해 58만 명 이상의 로힝야 난민을 지원 중이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2017년부터 로힝야 난민을 대상으로 126만 달러, 한화 약 17억 원 규모 의 인도적 지원 활동을 펼쳤다. 또한 2022년에는 로힝야 난민과 수용 국가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5억 8천만 원 규모의 아동보호 및 생계지원 사업을 통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가정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