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나눔을 통해 만들어 가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희망이 꿈틀거리는 아이티 현장에 다녀오다!
긴급구호
2010.04.19
공유하기

본 글은 2010년 4월 5일 ~ 4월 11일 동안의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스탭의 아이티 방문기이며,
현장에서 본 개인의 느낌을 중심으로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


아직 자정이 되지 않은 시간인데 사방은 암흑으로 가득하다.
급수 및 전기를 위해 돌아가는 집 앞 소형 발전기의 요란한 소리마저 사라진다면, 잠기지 않는 문의 집안에 있다는 공포심이 더욱 커질런지도 모른다. 물,  전기,  밥. 모든 것이 누군가의 노력과 체크 없이는 단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는 곳이다. 그저 무너져서 아무것도 없겠거니 라고 상상만 하는 것과 정녕 이것이 하루하루 버텨나가야 할 일상이 되는 것은 지금 내가 이렇게 글자로 쓴다 한 들 나를 포함하여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지금 이 생각을 하고 있는 나는 맨 바닥에 텐트를 치고 잠을 청하는 것이 아닌,
엄연한 임시호텔 안 침대 위가 아니던가?




이 곳은 바로 아이티 레오간(Leogane). 약 3개월 전 도시 전체의 80% 이상이 무너져버린 곳이다.
오기 전부터도 현장에서 더 알아준다는 국제구호기구라는 명성답게 가장 최전선의, 가장 최근의 소식을 들어왔던 나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레오간 뿐 아니라 지진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포르토프랭스, 자크멜 등지에서 난민들의 피난처, 식수, 보건, 식량, 아동보호, 그리고 교육 등 각 분야에서 체계적인 긴급구호 계획과 장기복구 전략으로 2개월 남짓한 짧은 기간 내에 목표했던 80만 명 중 60% 이상의 수혜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낮에 인사를 나눈 세이브더칠드런 레오간 사무소의 패트릭 코너스(레오간 현장관리자)는 재난발생 후 3개월까지 가장 집중적으로 지원되는 시기이면서도 구호인력은 안정되지 않은 단계라고 했다. 레오간 사무소 역시 지진 이후에 세워진 것이어서 정확한 주소를 아는 것도 어려웠다. 그저 일부 무너졌으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우체국 건물의 옆이라고 하는 편이 더 알기 쉽다고 한다.



이런 혼잡스러움 속에서 나는 아직도 지진 전의 아이티가 어땠고 앞으로의 아이티가 어떠할지 막막할 따름이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보이는 것은 그저 높이 쌓여있는 건물 잔해뿐이다.
에메랄드 빛의 바닷가와 곳곳에 만개한 꽃들의 아름다움은 오히려 서글픈 마음만 들게 할 뿐이다.

나는 왜 이곳에 있는가? 바로 5월에 있을 모금방송을 위해 아이티의 현재 상황을 취재하기 위하여 왔다.
우리가 예상했던 모습은 이 상황과 현실이 버거워 힘들어하고 비통해하는,
그래서 아이티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잊고 있는 지구 반대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그런 모습이었다.

확실히 상황은 좋지 않다.
복구작업을 하기에 너무나도 부족한 인력. 열악한 시설. 아니 시설이 있다고 할 수 없을 정도의 곳. 주소가 없어져버린 도시. 하룻밤 사이 쏟아진 비에 무너져버리는 한 가정의 임시 보금자리. 6월부터 시작될 허리케인시즌.

사진으로만 보던 절망적인 장면들이 포르토프랭스 공항에서 목적지에 도달하는 내내 끊임없이 시야를 스치고 지나갔다. 한 때는 집이었던 돌무더기 사이로 어린 눈물이 흘러나오고 가장 위험해 보이는 도로변이 가장 안전한 살 곳이 되어버렸다. 도시가 아닌 산 중의 마을들(사실 아이티 국토의 대부분은 산으로 이루어져있다)은 언제 굴러 떨어질지 모르는 바위와 산사태의 위협 아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티 국민들은 삶을 위한 용감한 투쟁을 기꺼이 계속하고 있다.
이 곳은 어딜 가나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곳이다.
그들은 무너져버려 쓸모없게 되어버린 잔해 속에서도 연을 날리며 뛰어다닌다.
부모들은 잔해를 치우기 시작하고 급조한 텐트나마 살림살이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냐는 물음은 오히려 부끄러운 질문이 되어버린다.

다음 달이 출산예정일인 한 임산부는 웃으며 이런 대답을 했다.
아이가 자라서 어떻게 되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그저 건강하게 태어나서 씩씩하게 잘 자라기만 하면 됩니다. 저는 출산 뒤에 꼭 일을 할거에요.



모든 사업장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변한 살림도구, 먹을거리, 마실 물 없이 뜨거운 볕을 견디고 있다.
깨끗한 물 한 동이를 얻기 위해서 산골짜기로 매일매일 한 시간 반을 걸어야 하는 사람도 있다.
하루에 한 끼 먹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아이티 사람들은 이미 일어난 일과 어쩔 수 없는 환경에 대하여 불평하지 않는다.
이방인을 보면 스스럼없이 먼저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는 사람들이다.

어쩌면 아이티는 가능성으로 가득한 곳일는지도 모른다.
과거와 현재가 어떠하든 우리는 다만 그 가능성이 확신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사명이 있을 뿐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비식량/식량배급과 임시학교건설, 아동친화적공간, 이동진료소, 아기텐트, 영양 및 식수 등 다양한 사업으로 도시 중심가에서부터 산골 깊숙한 곳까지 찾아가 그들의 재건 의지를 북돋우고 있다.

아침이 되어 숙소 밖으로 나왔다. 의자에 앉아 있었더니 근처에 사는 동네아이들이 다가와 꾸머 우예?(안녕하세요?)하며 방금 따왔다는 망고를 내민다. 아침을 나눠먹으며 한 아이에게 종이와 펜을 주었다. 또박또박 한 글자씩 누군가의 이름을 적는다. 엄마이름, 형제이름 둘, 그리고 아빠는 없다고 적는다. 지진 때문이었다.

그래도 아이는 제 손에 쥐어진 필기도구를 보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 아이티 지진피해 현장에서 내일을 위한 희망을 꿈꾸는 어린이를 위한
  세이브더칠드런의 구호활동에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 부탁드립니다.

   콩 후원하기도토리 기부하기

아이티 지진피해로 힘겨운 생활을 해 나가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위생키트와 생필품키트를 선물해 주세요!
아이티 어린이들을 살리는 선물가게에서 어린이들의 미소를 찾아주세요!


  

** 아래의 후원은 SK 텔레콤의 Rainbow Point, Cashbag Point 후원로만 후원이 가능합니다. **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