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2017년 ‘인문학으로 바라본 체벌이야기’ 강연을 엮은 도서 『사랑해서 때린다는 말』 출간 기념으로 서울뿐만 아니라 전주와 창원에서도 북토크가 열렸는데요. 아동학대 가해자의 심리를 주제로 강연했던 표창원 의원을 지난 12월 11일 전주 북토크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전직 프로파일러로 범죄 사건을 접하면서 모든 범죄의 뿌리가 아동학대라는 것을 실감했다는 표창원 의원은 어렸을 때부터 체벌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표창원 의원과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작년과 올해 강연으로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하셨는데요, 평소에도 아동권리에 대해 관심이 많았나요?
어렸을 때부터 아동권리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른도 사람이고 아이도 사람인데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당하는 게 싫더라고요. 억울하기도 하고요. 모든 판단 기준은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데다가 실수하거나 결과가 잘못되면 체벌을 당하기도 하잖아요. 아동에 대해 함부로 대하는 세상이 문제이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체벌이 아동학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요?
설득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당신은 틀렸고 나는 옳다’라는 접근이기 때문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반감만 일어납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들어봐야해요. 체벌을 당연시하는 사람이 다수였던 시대에는 학대라는 말을 꺼내도 통하지 않았잖아요. 체벌이 학대라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연대한다면 자연스럽게 생각을 바꾸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동학대라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국회의원으로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실까요?
궁극적으로는 교육 체계와 개념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학, 취업 등 목표를 쟁취하는 수단으로서의 교육 체계 속에서 아이들은 성과를 강요당하고 그 과정에서 체벌과 방임, 학대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체벌 근절을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은 법으로도 체벌을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체벌금지 법제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느냐의 문제겠죠. 하지만 때로는 다수결에만 의존하지 않고 정책적 의지를 가지고 아동권리에 대한 지지를 기대해 봐야 한다고도 생각해요. 스웨덴에서는 처음 체벌금지 법안을 제정했을 때 부모님 대다수가 반대했는데 20년이 지나고 나니 90% 국민이 더 이상 체벌을 허용하지 않을 만큼 사회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아동의 권리가 지켜지는 사회를 위해 시민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을까요?
많은 사람이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다짐합니다. 우리 모두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초심은 뭘까요? 우리의 초심은 동심이겠죠. 우리가 어렸을 때 가졌던 마음을 잃어버리다 보니까 강한 자에게는 굴종하고 약한 자에게는 군림하는 모습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이 권력자가 될 수 있어요. 어른들도 갑질 당하기 싫고 차별받기 싫은 그 마음을 우리 아이들도 동일하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책 『사랑해서 때린다는 말』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모든 부모님에게 선물하고 싶습니다. 자녀를 키우다 보면 조급해지더라고요. 아이들이 원하지 않는데도 자녀를 위한다는 생각에 자신의 방식만 옳다고 생각하기 쉽거든요. 책을 읽은 부모님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서 자녀를 바라봤으면 좋겠어요.
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한국화 │ 사진 이세영,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