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 세이브더칠드런 직원들, 빵사고 후원도 하러 왔어요!
▲ 현금으로 모금하고 빵을 살 수 있기 때문에 현금 지참이 필수!
▲ 지난 5월에 열린 빵빵한 100주년 라인업. 맛있는 빵들을 100개 한정판매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직원들이 매월 현금을 뽑아 줄을 서는 날이 있습니다. 빵을 사기 위해서인데요. 눈과 혀가 즐거운 맛있는 홈메이드 빵들이 100개 한정판으로 팔립니다. 수익금은 아이들을 구하는데 쓰이죠. 지난 1월부터 매월 100주년을 맞아 ‘일일빵집’ 을 열고 있는 후원자를 만났습니다.
▲ 1년 프로젝트로 '빵빵한 100주년' 기빙클럽을 참여하고 있는 후원자.
세이브더칠드런과 특별한 인연이 있으시다고요?
2013년 11월부터 약 4년 간 세이브더칠드런 콜센터에서 직원으로 일했어요. 후원자들 전화를 받는 일이니 강성고객들을 만날 일은 적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세이브더칠드런 콜센터로 이직했었죠. 정말 즐겁게 일했어요. 전화 주시는 후원자분들도 좋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도 좋아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직장 인간관계에 터닝포인트가 된 곳이에요. 감동스토리도 기관에서 제일 먼저 접하게 되니 보람도 많이 느꼈고요. 폐지를 주워 후원하는 할아버지, 할머니 사연, 아들이 군에서 목숨을 잃고 받은 보상금을 후원하시는 분, 제가 친절히 응대해드렸더니 월 300만원 후원을 결심하신 분까지 여러 사연을 접하면서 눈물도 많이 흘렸었죠.
스스로 모금활동을 계획하고 참여하면서 기부하는 '기빙클럽'에 '빵빵한 백주년'이라는 이름으로 빵을 직접 만들어 팔아 참여해주고 계신데요. 기빙클럽은 어떻게 알고 참여하게 되었나요?
사실 기빙클럽 참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세이브더칠드런 근무할 때도 참여했어요. 그때도 홈베이킹이 취미여서 직접 만든 빵을 가져가서 동료들과 나눠먹곤 했는데, 기빙클럽으로 빵을 팔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했었어요. 콜센터로 학교단위에서 기빙클럽 문의도 종종 들어왔었고 기빙클럽 담당자와도 친해서 기빙클럽은 익히 잘 알고 있었죠.
한 달 동안 기관 2층에 모금함을 놓고 빵을 팔았어요. 초반에는 매일매일 만들어 팔다가, 일주일에 두 세 번씩 팔았습니다. 그렇게 70~80만원 가량 모아서 스쿨미캠페인에 후원했어요. 당시 100개 기빙클럽이 모여서 코트디부아르에 학교를 짓는 프로젝트인 '2014 스쿨미 기빙클럽'에 참여했거든요.
이번 기빙클럽 이름은 '빵빵한 백주년'이잖아요. 그때는 'with 에드가 노'라고 이름을 붙였어요. 제가 비올리스트 에드가 노 님을 좋아하는데, 이 분이 후원도 하시고 무료 공연도 많이 하시고 좋은 일을 많이 하시는 분이에요. 제게 기빙클럽에 참여할 동기부여가 되었던 분이기도 해서 이름을 넣고 싶었어요. 그분께 먼저 그래도 될지 여쭤보았는데 본인의 이름으로 좋은 일을 해주어 고맙다며 자신이 도울 일이 있다면 돕겠다고 흔쾌히 승락했어요.
▲ 100개 기빙클럽이 함께한 아프리카 학교 짓기 프로젝트, 2014 스쿨미 기빙클럽의 마무리 행사 모습.
학교짓기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났고 100개 기빙클럽이 모여서 마무리 행사를 했는데 그때 에드가 노 님이 오셨어요. 다른 연주자도 동행해 오셔서 연주를 해주셨어요. 정말 특별한 기억이었어요.
그 후 건강상의 이유로 퇴사를 했었는데 세이브더칠드런이 올해 100주년이라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한 번 참여하게 됐어요.
▲ 빵을 구매하고 기빙클럽 모금함에 돈을 넣는 모습. 왼쪽에는 기빙클럽을 홍보하는 패러디 포스터.
구매고객들의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매번 메뉴가 바뀌던데 어떻게 메뉴를 정하시나요?
메뉴, 포장, 가격 선정까지 고민 많이 했어요. 주 고객이 젊은 여성층이고, 근처 상수역이 있어서 핫한 베이킹 맛집이 많다보니 수준도 높아요. 그래서 맛있는 아이템인 줄 알지만 손이 많이 가서 시중에 제품화 되지 않는 아이템, 트렌디한 아이템을 만들기로 했어요. 관련 카페에 가입하고 책도 사보고 유명한 유튜브도 보면서 메뉴를 개발합니다.
▲ 인기리에 늘 완판되는 케익류 아이템.
맨 먼저 메인 메뉴를 정해요. 크림, 케익류로 재료비가 많이 들죠. 예쁘고 유니크한 컨셉으로, 공도 많이 들어요.
다음으로는 재료비를 상쇄하면서 손이 덜가는 메뉴를 잡아요. 쿠키 1종, 머핀 1종 정도로요. 머핀은 한 판에 12개를 구울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만들기 쉬워요.
▲ 어디에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유니크한 머핀과 쿠키.
좋은 재료를 쓰고 포장은 과하지 않게 알맹이에 신경쓰자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어요.
빵을 사드시는 분들이 돈을 내는 것이 아깝지가 않다라는 마음이 들도록 퀄리티에 신경을 쓰게 돼요.
제빵을 따로 배우신 거에요? 실력이 상당하신데.
독학이예요. 학원에서는 기초적인 것을 오래, 체계적으로 가르치는데 학원비도 비싸요. 저는 영업할 것도 아니여서 그 돈으로 이왕이면 더 좋은 재료, 다양한 재료에 도전하려고 해요.
인터넷에서 찾은 오픈 레시피를 직접 만들어서 먹어봐요. 달고 싱거운게 주관적일 수 있거든요. 생각나는 대로 응용해서 만들어보기도 하고요. 기빙클럽 준비하는 한 달 동안 시험용 쿠키, 머핀을 엄청 많이 구워요. 이런 경험이 쌓여 나만의 오답노트가 돼요. 10개 정도 메뉴를 잡고 여러 상황을 감안해서 메뉴를 추리고 각각 테스트로 1개씩 만들어봐요. 이렇게 소량의 조정한 레시피를 만들고,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하나 더 만들죠.
빵맛, 메뉴 선정에 숨은 조력자가 있으시다고요.
사실 저는 빵을 먹는 거 별로 안 좋아해요. 만드는 걸 좋아하지. 체중조절도 해야해서 간만 보는 정도죠. 남편도 빵을 안 좋아해서 시식평이 냉정한 편이에요. 치즈를 좋아해서 치즈가 들어간 메뉴는 시식해주지만 호불호가 확 갈리는 편이에요. 집에서 빵을 먹는 사람이 없다보니 남편이 회사에 가져가서 나눠주기도 하는데요. 맛있다고 하시는데 그게 정말 그런건지 잘 모르겠어요.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는 예전 동료가 많이 도와주세요. 그분도 지금은 퇴사하셨는데 근무할 때도 친하게 지냈거든요. 만나서 시식도 함께 하고 조언해주고 메뉴 정리도 도와줘요.
그런데 아쉽게도 6월부터는 빵빵한 100주년이 휴식기에 들어간다고 들었어요.
주재료로 크림, 초콜릿이 많이 들어가는데 날이 더워지면 재료가 잘 녹아요. 더운 시즌인 6월에서 9월까지는 하고 선선해지는 10월부터 다시 개시할 예정입니다.
하다 보니까 기빙클럽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떠오르네요. 참여하는 모두가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예전 기빙클럽할 때 4행시를 받아서 익명으로 스티커 투표를 했어요. 스티커를 많이 받은 분께는 따로 주먹밥과 과일이 담긴 도시락을 싸 드리기도 했죠. 다시 '빵빵한 100주년' 개시하게 되면, 중간 이벤트도 열어보고 싶어요.
베이킹 쪽으로 전업하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더 예쁘고 좋은 품질의 빵을 만들고 싶어서 베이킹을 배우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지금으로서는 12월까지 100주년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 짓는게 제 목표이고요. 빵을 만들어서 돈을 벌기보다는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재미있게 해볼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어요.
시즌에 맞는 메뉴, 예를 들어 겨울에는 당근, 대파가 맛있는데 당근케익, 대파머핀을 만들어서 계절 별로 기빙클럽에 참여할까해요.
후원자 님처럼, 재능으로 봉사하고 후원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분들, 고민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분들께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후원하면 하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느끼는 보람이 상당히 커요. 제가 좋아했던 드라마에 나오는 명장면을 같이 나누고 싶어요. 해외의료봉사를 하러 간 의사가 현지아동이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후원을 시작하는데요. (이 후원으로) 세상을 바꾸진 못하겠지만 그 아이의 삶은 바뀔 거고, 그건 그 아이에겐 세상이 바뀌는 일일 거라고,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때 하는 거라면서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와요.
나의 도움으로 누군가의 인생이 바뀐다면,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고민하지 마세요. 누군가를 도왔을 때 느끼는 보람은 상상 그 이상이에요.
▲ 빵빵한 100주년 패러디 포스터
To be continued...
10월에도 빵빵한 나눔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대단한 재능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학교나 직장, 어디에서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당신의 창의력으로 아동을 구하고 싶다면,
기빙클럽으로 함께해요♥
- 세이브더칠드런 기빙클럽 담당자
글 김하윤(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