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싸바이 디(Sabaidee), 안녕하세요! 오늘 라오어로 인사한 이유가 있습니다. 1,000일간 가정을 방문하는 자원봉사로 라오스 응오이·비엥캄 지역의 산모와 아이들에게 많은 변화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세이브더칠드런이 라오스에서 어떻게 기초보건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는지 자원봉사자와 참여 가정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들려 드립니다.
▶라오스 응오이·비엥캄 지역 기초보건개선사업이 낯설다면? [알아보기]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뷰 | 비엥캄 지역 돈케오(Donkeo)마을에서 가정방문 봉사활동을 하는 뷰(View)입니다. 저는 우리 마을의 아이들이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고,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마을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지 약 2년 6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파예 | 반가워요! 저는 응오이 지역 푸팃페릉(Phu tit pherng)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파예(Paye)라고 합니다. 가정방문 자원봉사를 한 지는 약 1년 4개월 정도 됐어요.
▲응오이지역 가정방문 자원봉사자 파예 씨
가정방문 자원봉사활동을 소개해주세요.
뷰 | 가정방문은 산모와 2세 미만 아이가 있는 가정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건강하게 잘 지내는지 확인하는 활동이에요. 1,000일간 방문하기 때문에 이 봉사활동을 '1,000일 가정방문'이라고 부릅니다. 산모와 아이의 영양과 건강에 대해 교육을 받은 후 봉사활동을 하는데요. 가정방문 외에 마을 주민들에게 위생이나 균형잡힌 식사, 보건서비스 등을 알리기도 하고, 임산부 모임이나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 모임을 만들고 모임이 잘 이루어지도록 운영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요.
▲가정방문 가이드북을 보고 있는 자원봉사자 파예 씨와 어머니
파예 | 전에는 대부분 가정에서 아이에게 발달이나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몰랐다고 해요. 특히 우리 마을은 산속에 있어서 보건시설을 이용하는 게 엄청 어렵거든요. 산모와 아이가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생활하도록 돕기 위해 가정방문 봉사활동이 시작되었다고 알고 있어요. 출산 전후관리부터 아이의 발육과 건강, 모유수유, 영양소 등에 관해 알릴 수 있도록 각 가정을 살피고, 문제가 있을 때 함께 고민하는 활동을 합니다.
2살 미만의 아이가 있는 가정에만 방문하는 건가요?
뷰 | 임산부가 있는 가정에도 방문합니다. 아이도 엄마도 건강하기 위해서는 임산부일 때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고 보건시설에서 적절한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거든요. 산모와 가족에게 출산 전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보건시설에서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조언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있는 가정에는 영양가 있는 이유식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가정 내 위생이나 필수 예방 접종에 대해서 안내하고 있어요.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파예 | 이미 아이를 낳아 길러본 경험이 있는 부모님들은 저희가 알려드리는 내용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농사일이 바쁠 때는 산모나 어린아이들도 일을 돕기 위해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임시거처에서 지내는데, 그 기간에는 아이와 산모의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할 수 없어 곤란하기도 했습니다. 임시 거처의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곳도 있어서 걱정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마을 전체에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는 건 분명해요. 제가 방문했던 가정의 엄마와 아이들이 전보다 더 건강하게 지내는 모습을 볼 때 이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것 같아요.
봉사활동을 하면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나요?
파예 | 가정방문 봉사활동에 모든 마을 사람들이 다 호의적인 건 아니에요. 하지만 아이들과 엄마들이 건강해지는 변화를 보며 마을 어르신들이 저희의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시고, 각 가정에 참여를 권유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봉사활동 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뷰 | 저와 상담한 후에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거나 전에 알지 못했던 영양과 출산, 건강에 관한 지식이 늘어가는 걸 볼 때 뿌듯함을 느껴요. 마을의 모든 아이들이 튼튼하게 자라도록 지원하고, 상담 하는 일이 무척 보람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을 주민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보수교육과 심화교육도 받고 있어요.
▲임산부에게 균형잡힌 식사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는 파예 씨
파예 봉사자가 담당하는 가정의 바오(Bao)씨는 9개월 차 엄마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가정방문 지원을 받은 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임신한 주변 사람들에게 가정방문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는 바오 씨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9개월 차 엄마,아빠인 바오 씨 부부
언제부터 가정방문 지원을 받으셨나요?
바오 | 저는 임신 3개월 때 가정방문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파예 씨를 처음 만났어요. 첫 아이여서 남편도 저도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어떻게 아이를 돌봐야 하는지 모르는 게 많아서 파예 씨가 큰 도움이 되었어요.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도록 예약을 잡아주기도 했고, 제가 아이를 낳을 때는 가족들과 함께 저를 보살펴주고 용기를 주기도 했어요.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바오 | 남편과 가족들이 저와 아이를 이해하고 배려하기 시작한 점이에요. 파예 씨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남편은 임신 때부터 지금까지 저를 대신해서 집안일을 하고 출산 후에는 같이 아이를 돌보며 제가 조금이라도 더 쉴 수 있게 해주고 있어요. 출산하기 전에는 저랑 같이 보건소에 가기도 하고, 철분 영양제 먹는 것도 잊지 않도록 챙겨주고요. 제가 둘째를 낳게 된다면 꼭 다시 가정방문 지원을 받고 싶어요.
▲아이에게 균형 잡힌 이유식을 챙겨주고 있는 바오 씨 부부
아이를 낳은 후에도 파예 씨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들었어요.
바오 | 맞아요. 모유수유라던가 이유식, 예방접종, 출산 후 관리 등 초보 엄마인 저를 많이 도와줬어요. 또, 아이를 키우면서 궁금한 거나 고민되는 걸 파예 씨와 얘기할 수 있어서 든든하답니다. 파예 씨가 아이가 자라면서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할 내용이 담긴 포스터를 나눠 줘서 집에 붙여놓고 자주 확인하고 있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의 마을 자원봉사활동 덕분에 저희 아이를 포함한 우리 마을의 모든 아이들이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라오스 응오이·비엥캄 지역에서 기초보건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1년 4월 기준으로 자원봉사자 593명이 73개 마을 918개 가정을 방문하여 모든 아이와 엄마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업 종료 후에도 정부와 지역사회가 지속적으로 보건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의료진과 정부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의 인식을 개선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글 김나래(국제사업2부), 손은아/한국화(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