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나눔을 통해 만들어 가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지원후기] 몸은 시원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국내사업
20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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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곳곳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상황에 불볕더위가 더해졌습니다. 목이 부러진 선풍기 한 대로 여름을 나야 하는 저소득가정 아이들에게 폭염은 재난이었습니다. 에어컨 없이 선풍기만으로는 창 밖에서 들어오는 뜨거운 바람을 어떻게 할 수 없었고, 반지하에서는 잘 마르지 않는 빨래 사이 곰팡이 냄새가 배어들었습니다. 사례관리를 위해 가정에 방문한 사회복지사들은 그 잠깐 사이에도 땀이 흘러 자주 등이 젖은 채로 다녀야 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이 조금 더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냉방용품을 지원했습니다. 저소득가정, 한부모가정 등 325가구에 서큘레이터와 쿨매트, 제습기, 선풍기 등 필요한 냉방용품을 선물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냉방용품을 새로 사지 못해 고민하던 사연과 선풍기를 받은 후 아이들이 싸우는 횟수가 줄어들었다는 이야기까지. 후원으로 그린 변화를 소개합니다.


※지원내역

지원내역

지원가정

사업비

냉방용품 (서큘레이터 214대, 쿨매트 116개,
제습기 15대, 선풍기 96대)

325가구

32,500,000




목이 부러진 선풍기를 쐬는 세 남매(아동 인권 보호를 위해 대역으로 촬영했습니다. 생활과 주거 환경은 실제입니다.)


낡은 선풍기 한 대로 폭염과 싸우던 세 남매

어느 빌라의 반지하. 이혼 후 세 남매를 혼자 키우는 엄마가 일하러 공장에 간 사이 아이들은 덥고 습한 집 안에서 목이 부러진 낡은 선풍기 한 대로 폭염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요즘에도 밖은 선선하지만 집 안은 더워요. 한창 더울 때는 애들이 씻고 나와도 계속 땀을 흘려서 힘들었어요. 선풍기랑 쿨매트 주셔서 정말 다행이었죠.” 


지수(가명)와 동생 훈이(가명), 혁이(가명)는 쿨매트 촉감이 낯설어 처음에는 잘 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애들한테 ‘그러면 엄마가 쓴다’라고 하니까 또 쓰더라고요. 다행히 몇 번 쿨매트 위에서 잔 후에는 시원하다고 하고, 땀도 안 흘리고 잘 잤어요. 이제는 쿨매트 위가 아니면 잠을 안 자요(웃음). 남을 돕는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데 저희를 따뜻하게 생각해주시고, 걱정해주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해요.” 


세 남매 가정의 사례관리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는 “아이들이 성인보다 기초 체온이 높아서 그런지 땀을 더 많이 흘리더라고요. 전에는 덥고 습하니까 아이들끼리 지내면서 싸움이 많이 났어요. 선풍기랑 쿨매트 지원 후에는 훨씬 상황이 좋아졌다고 어머님이 만족해 하셨어요”라며 작은 지원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직 완전히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곰팡이와 벌레, 그리고 오래된 가구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세 남매 가정에 지원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쿨매트를 사용한 가정


살까 말까 고민하던 선풍기

영은이(가명) 할머니는 심장 질환으로 수술을 받아 일을 하기는 어려워 수급비로 영은이를 혼자 키워왔습니다. 빠듯한 생활비에 할머니는 고장 난 선풍기를 새로 사야 하나 고민하면서도 선뜻 구입이 어려웠다고요. “전에는 선풍기가 돌아갈 때마다 소리가 나서 철사로 고정했어요. 저 같은 형편에 5~6만원짜리 선풍기에 투자하기도 조금 그렇고…. 가능한 한 밖에 안 나가고 버틸 만큼 버티는 거죠. 찬물로 샤워하는 거 말고는 제가 크게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하루에 샤워를 네 번에서 다섯 번도 한 적 있어요.


한참 더울 때는 숨이 막힐 것 같았다는 영은이네 집. 할머니는 지적 장애가 있는 영은이가 더위를 못 이기고 같은 말을 수십 번 반복할 때마다 속이 상해 이웃집에서 버리고 간 선풍기를 닦아서 썼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침 선풍기랑 쿨매트 주셔서 아주 요긴하게 썼어요. 배고픈 사람한테 라면 끓여주면 얼마나 맛있어요. 그런 것처럼 보내주신 선풍기가 정말 감사했어요.” 


선풍기 한 대만 있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선풍기 바람을 쐬기 위해 아이들과 한 방에서 잠을 자야 했다는 영은이 할머니는 후원자님 덕분에 여름을 잘 보냈다고 합니다. “너무 감사하고요. 선풍기랑 쿨매트 사용해서 올여름 폭염도 잘 넘겼습니다. 다들 건강하시면 좋겠어요.”




가정에 전달하는 서큘레이터와 쿨매트


화상 입은 피부가 가렵지 않게

선영이(가명)가 태어난 지 1년도 안 되어 집을 떠난 엄마와 연락 두절인 아빠. 할머니는 선영이를홀로 키우며 봄부터 더위를 걱정했습니다. 10개월 무렵 어깨와 팔, 다리, 손까지 온몸에 화상을 입은 선영이가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덥고 습하니까 아이가 화상 입은 부분을 엄청 가려워했어요. 그래도 씻고 나서 선풍기 앞에 좀 앉아있으면 가라앉더라고요.” 함께 사는 선영이 삼촌은 선풍기 한 대를 선영이와 할머니에게 주고, 밤마다 더위에 뒤척였습니다.


요새는 잔업이 없어 일터에서도 추가 수당을 받기 어려웠다는 할머니는 생활비가 부족하던 상황에 서큘레이터를 받아서 다행이었다고 합니다. “서큘레이터가 360도 회전도 되고 선풍기보다 더 시원해서 좋더라고요. 선영이도 서큘레이터 돌아가면 자기도 막 같이 따라서 돌고 웃고 그랬어요. 그 모습을 보고 저희도 웃고요. 선풍기 한 대가 더 있어서 가정이 좀 더 화목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갑자기 부자가 된 것 같은 그런 느낌 있잖아요. 제 마음도 좀 더 여유로워지고.”


선영이 할머니는 일상생활이 훨씬 편해졌다며 선풍기를 지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지원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저도 기회가 된다면 저보다 더 어려운 분들한테 나누고 싶다는 바람대로 살고 싶어요.





지원한 선풍기와 쿨매트


부채질로 어쩔 수 없던 더위

여든이 훌쩍 넘은 영준이(가명) 할머니는 말복이 지나기 전에는 요리하기도, 식사하기도 힘들 만큼 더웠다고 합니다. “나는 이렇게 더울 줄은 몰랐지. 모기가 들어와서 문도 활짝 못 열어놓고, 집에 햇볕도 많이 들어와서 더웠어요.” 오래된 에어컨 한 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데다가, 사춘기가 온 영준이와 동생 영호(가명)가 같이 방을 쓰고 싶어 하지 않아서 선풍기가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더울 때는 참말로 덥지. 그럴 땐 어떻게 하느냐면 물을 뿌렸어요. 모욕(목욕)을 하고, 부채질하고. 내는 옛날사람이니께. 더워도 어쩌겠어요. 지나가는 거지. 근데 생각도 안 한 선풍기가 좋은 게 와가지고 참말로 여름에 잘 살았어요. 선풍기 바람에 여름에 재미가 좋았지요.” 할머니는 어느새 아이들이 쑥 컸다며 ‘늘 많이 도와주어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전했습니다. 




지원받은 서큘레이터를 사용하는 아동


비가 온 뒤로 날이 제법 선선해졌습니다. 몇 주만 더 지나도 선풍기와 쿨매트는 장롱이나 베란다 어딘가로 들어가 내년 여름이 오기까지 우리의 기억에서 잠시 잊혀지겠지요. 하지만 선풍기와 쿨매트 덕분에 아이들은 여름을 마냥 덥고 불쾌한 계절이 아닌,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은 시간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여름처럼 덥고 힘든 시간을 맞닥뜨릴 때 계속해서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해 주실 후원자분들이 계셔서 참 든든하고 고맙습니다.



  한국화(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여름처럼 덥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과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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