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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속 아이들 ① - 6/25 전쟁이 아이들에게 남긴 상처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4-06-20 조회수 12315

6∙25 전쟁이 아이들에게 남긴 상처

올해는 6∙25 전쟁이 일어난 지 64년이 되는 해입니다. 전쟁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친구를 잃고 집을 잃었던 역사.
세이브더칠드런은 [전쟁 속 아이들] 기획을 통해 6∙25 전쟁의 아픔을 기리며 전쟁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잔혹한지 되짚어 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으로, 전쟁이 남긴 상처로 고통 받는 아이들의 삶을 들여다 보려 합니다.


1950년부터 53년까지 이 땅에서 벌어졌던 6∙25 전쟁은 당시 남북한 인구 3,000만 명 중 절반이 넘는 1,800만 명 이상이 피해를 입을 정도로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에 따르면 당시 민간인 피해는 250만 명에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가 10만 명, 전쟁을 피해 살던 곳을 등져야 했던 사람이 370만 명이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아이들의 고통은 계속되었습니다. 1953년 당시 남한 인구 중 절반 이상이 20세 이하였으며 이들을 돌봐야 할 세대 중 많은 수가 전후 무거운 군복무를 짊어져야 했습니다. 때문에 마을에 남은 사람들은 대부분 당장의 끼니를 해결할 힘도 부족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거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전쟁 중 100만 명 이상이 피난을 온 부산은 상황이 더욱 심각했습니다. 난민촌에 사는 아이들, 부모를 잃은 아이들, 버려진 아이들… 수 많은 아이들이 긴급한 보호를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먼 곳의 울음 소리’가 보여준 한국의 상처


사진/ 세이브더칠드런이 1959년 한국의 상황을 담은 다큐멘터리 <먼 곳의 울음소리(A Far Cry)>의 한
       장면. 6∙
25 전쟁이 끝난 지 6년이 지난 당시 한국은 전쟁의 위험이 여전했으며 수 많은 아이들이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1959년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세이브더칠드런이 제작하여 그 해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먼 곳의 울음소리(A Far Cry)>는 그러한 시대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이 영상에서는 구두를 닦으며 돈을 버는 아이, 극장가를 기웃거리며 돈을 청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갈 곳을 잃은 피난민들은 전쟁 중 임시피난소로 세워진 천막을 지붕 삼아 살았지만 그곳은 쥐와 이, 벼룩이 살고 길가의 오물이 들어오는 비위생적인 곳이었습니다.


    사진/ 세이브더칠드런이 1959년 한국의 상황을 담은 다큐멘터리 <먼 곳의 울음소리(A Far Cry)>
           의 한 장면. 1959년 부산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했던 한 보건소에서 간호사가 아기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가난해서 끼니를 거르기 일쑤인데다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되다 보니 아이들의 건강도 좋을 리 없었습니다. 이들이 갈 수 있는 병원도 많지 않았던 그 시절, 무료 진료를 수행하는 보건소를 찾는 사람이 하루 1,200명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영국의 행정관으로 60년대 부산 사무소에서 일했던 시드니 도슨(Sydney Dorson, 1909~1994) 씨는 과거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을 정리하며 “현지 의사와 간호사를 채용했지만 늘 우리가 진료할 수 있는 사람보다 많은 사람이 진료소를 찾았다. 1955년 괴정 진료소에서는 한 달에 평균 8,000명이 치료를 받았다. (중략) 영양실조로 면역과 근육에 장애가 나타나거나 성장이 부진한 아이들이 많았고 때로는 시력을 잃을 정도로 비타민A가 결핍된 아이도 있었다”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괴정진료소를 비롯해 부산중앙진료소, 감천진료소, 임보관진료소 등 세이브더칠드런이 당시 부산에서 운영한 진료소에서는 이처럼 영양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 분유를 제공했습니다. 동시에 가족에게도 밀가루를 지원했습니다.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가족들도 당장 먹을 것이 부족했기 때문에, 아이가 먹어야 할 분유를 암시장에 파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사진/ 세이브더칠드런이 1959년 한국의 상황을 담은 다큐멘터리 <먼 곳의 울음소리(A Far Cry)>의 한  
장면. 거리에 홀로 남겨진 아이. 당시에는 하루에도 최소 여섯 명의 아이들이 버려지고 부산
지역에만 고아원이 100곳 가까이 있었습니다. 
                                                            

넉넉하지는 않은 상황이었지만 엄마 품에 업혀 보건소를 찾는 아이는 이렇게 여러 곳의 지원을 통해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품에조차 안기지 못한 채 거리를 떠돌아야 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먼 곳의 울음소리>는 당시 하루에도 최소 여섯 명의 아이들이 버려졌다고 이야기합니다. 도슨 씨도 “1950년대 초에는 전국 고아원에 7만 명의 아이들이 있었다. 부산 지역에서만 80개 고아원에서 1만 2,000명의 아이들이 살았다”고 적었습니다.

21세기에 만나는 닮은 꼴 아이들 


사진/ 내전을 피해 요르단 자타리 난민촌에 살고 있는 시리아 난민 가족이 세운 임시 부엌.                  

6∙25 전쟁은 끝났고 한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도움이 필요한 곳에 손을 내밀 수 있는 나라로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세계 곳곳에는 전쟁의 아픔을 겪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시리아와 남수단,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미얀마, 콜롬비아 등 분쟁 지역에 살고 있는 아이들만 10억 명에 이릅니다.

시리아에서는 4년 째 이어지고 있는 내전으로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930만 명이 식량과 보건의료 서비스, 주거시설 등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중 450만 명은 아이들입니다. 전쟁을 피해 낯선 이웃나라로 몸을 피한 226만 명 중 113명도 아이들입니다. 시리아는 내전이 일어나기 전만해도 숙련된 의료진과 수준 높은 의료 시설을 보유하고 의약품을 전 세계에 수출하던 국가였습니다. 하지만 전쟁으로 시리아 내 병원의 약 60%, 보건소 등 기초의료시설의 38% 이상이 파괴되면서 가장 병원이 필요한 이 시기에 시리아 아이들은 제대로 된 보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인구 250만 명인 시리아 북부 도시 알레포에 남아 있는 의료진은 현재 36명에 불과합니다. 예방접종 체계가 무너지면서 1995년에 사라졌던 소아마비가 최근 다시 발생하고 있습니다.

남수단은 2011년 7월 수단에서 독립한 이후 지난해 12월 시작된 내전으로 국내 피난민만 70만 명, 국경을 넘어 피난한 사람도 17만 명에 이릅니다. 이 중에는 가족의 생사도 알지 못한 채 살던 마을을 떠나야 했던 아이들도 있습니다. 피난 중에 부상을 당해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깨끗한 식수를 구할 수 없으니 아이들은 질병으로 고통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남수단 보르 지역에서 구호 활동을 펼친 세이브더칠드런 현장 직원은 “이 근처 공동묘지에 아이들의 무덤이 가득하다”고 상황을 전합니다.

지난 해 3월 내전이 시작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쟁을 피해 살던 곳을 등져야 했던 사람이 70만 명이고 이 중 절반은 아이들입니다. 피난민이 몰려든 방기 지역에는 이들을 위한 집과 의료 시설, 학교가 크게 부족합니다. 전쟁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유니세프는 이곳에서 징집된 아이들만 6,000명에 달할 것이란 추정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60년 전 이 땅에서 그러했듯 시리아, 남수단,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그 주변 국가를 비롯해 전쟁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식량과 의료, 주거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아이들이 안전한 공간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며 마음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도록 아동친화공간을 세우고 심리치료를 지원하며 아이들의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러했듯 이곳의 아이들 역시 전쟁이 아닌 평화 속에서, 절망이 아닌 희망을 품고 살아야 하는 ‘아이들’이기 때문입니다.

글: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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