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의 아프리카 희망歌⑧후원 아동들과의 소중한 만남 |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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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9-07-28 조회수 30572 | |||
해외결연아동후원은 대학생 때부터 시작하였습니다. 돌이켜 보면, 당시 거창한 사명감으로 시작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저 21세기 ‘新 불황 시대’ 에 바늘 귀만한 취업 문을 뚫어야만 하는 대학생으로서 리포트와 발표 준비, 중간/기말 고사 등에 쫓겨 하루 하루를 정신 없이 살고 있었습니다. 다만 나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월 30만원의 수입 정도는 있었기에, 고작 2만원이 없어서 굶고, 병들고, 교육 받지 못하는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진이 담겨있는 광고판을 거리에서 보고 그 자리에서 후원자 서명을 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소속으로 아프리카 말리 보건의료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지금도 해외결연아동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2명의 후원 어린이가 제가 머물고 있는 시카쏘 지역에 있습니다. 또한 몇 달 전부터 저의 부모님도 시카쏘 지역 4명의 아동을 더 후원해 주시고 계십니다.
부싸 부바카르 제가 후원하고 있는 두 어린이, 부싸와 부바카르 입니다. 둘 다 너무 귀엽지 않나요?
두 아동 모두 저와 약 50km 떨어진 공가쏘 라는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그 마을에 파견되어 있는 현지 세이브더칠드런 직원의 도움으로 드디어 결연아동들과의 만남이 성사되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더 두근두근 거리더군요! 어린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묻고 싶은 것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제 눈으로 결연후원이 이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지도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공가쏘 마을 학교의 모습
먼저, 축구를 좋아한다는 두 친구들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점심 식사 후 공가쏘 마을에 위치한 세이브더칠드런 학교를 방문하였습니다. 책 읽는 어린 학생들의 낭랑한 목소리가 교실 밖으로 흘러 나옵니다.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선생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있는 모습이 참 흐뭇합니다.
선생님도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한참을 그렇게 교내를 두루 다닌 후, 교장 선생님인 지 베르테 선생님의 인도를 받아 3학년 학급을 방문하였습니다. 3학년이라면 부싸가 공부하고 있는 곳이군요. 사진으로 얼굴을 봤는데도 수십 개의 비슷한 얼굴에서 제 후원아동을 가려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교장 선생님 호명에 쭈뼛쭈뼛 앞으로 나오는 우리 부싸. 제가 편지로 받아본 사진에서는 순수한 표정에 장난도 곧잘 칠 것 같은 어린이였는데, 실제로 만나 보니 무지하게 수줍음을 타는 아동이었습니다. 그래도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성실하고 성적도 좋은 모범생이라고 합니다. 수업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교실 밖으로 빠져 나와 창문 밖에서 부싸의 수학 시간을 한동안 지켜 보았습니다. 선생님이 칠판에 적어 놓은 곱셈 문제를 순식간에 계산해 버리는 부싸, 너무 대견하고 기특할 따름입니다.
이번에는 교장 선생님과 함께 6학년 학급을 방문하였습니다. 제 다른 후원아동인 부바카르가 공부하고 있는 곳입니다. 역시 6학년이라 그런지 키도 크고, 목소리도 우렁찹니다. 축구를 가장 잘 한다고 자신 있게 대답하네요. 하지만 공부는 머리가 아파서 좋아하지는 않는답니다. 그래도 장래에 유명한 축구 선수가 되겠다는 큰 꿈이 있는 친구입니다.
공가쏘 마을의 풍경
부싸와 부바카르 가족 사진
어린이들의 교실을 둘러 본 후 부싸의 아버지를 만나 부싸의 집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부싸의 형제 자매만도 6명 이지만 그 중에 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동은 부싸를 포함해 2명뿐입니다. 그래도 저의 후원으로 다달이 부싸의 생활과 교육에 필요한 물건들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싸의 부모님께서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제 손을 꼭 쥐시고 한동안 놓아주시지 않습니다. 그 분들의 말씀의 대부분은 알아듣지 못했지만, 두 분이 전하고자 하는 감사의 마음만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작은 선물에 기뻐하는 부바카르와 부싸
제가 준비한 조그마한 선물을 두 아동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라는 의미에서 공책과 필기구, 그리고 친구들과 사이 좋게 놀라는 의미에서 축구공 2개와 말리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내성적인 부싸는 좋아도 그저 말 없이 미소만 가득할 뿐이고, 부바카르는 유니폼을 받자 마자 그 자리에서 ‘훌렁훌렁’ 갈아입고는 새 축구공과 부싸를 이끌고 학교 운동장으로 달려 나가 버렸습니다. 어느새 학교 근처 공터에는 두 어린이들의 친구들로 가득해 아쉽게도 제가 낄 자리는 없어 보이는 군요. 그래도 붉은 석양 밑에서 얼굴에 그늘 하나 없이 해맑게 웃는 아동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저도 문득 삶 자체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소중한 만남을 통해 제가 오히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웠습니다. 오랫동안 다닐 수 없었던 학교를 다시 다니게 된 부싸와 부바카르, 말도 못 알아듣는 제 앞에서 연신 고개를 숙이셨던 어린이들의 부모님 앞에서 나의 조그마한 사랑의 실천도 이곳에서는 커다란 변화의 시작이 되고 있다는 것을 말이죠. 9월에 세이브더칠드런의 후원자 분들이 결연아동을 방문하기 위해 네팔로 향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많은 후원자 분들께서 순수한 아동들과의 만남을 통해 큰 행복을 느끼시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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