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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일요일과 코트디부아르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1-04-22 조회수 8436


콜린 크롤리(Colin Crowley)
멀티미디어 담당자

일요일은 부활절입니다. 종교적인 믿음의 여부를 떠나서, 유럽과 미국의 수많은 어린이들은 가족과 함께 휴일을 즐길 것입니다. 긴 주말 동안, 맛있는 식사를 할 것이고 초콜릿도 먹을 것입니다.

같은 시각, 코코아 농장으로 유명한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수많은 가족들이 사람들로 붐비는 대피소에서 주말을 보낼 것입니다. 그들은 부활절 일요일에 땀에 젖은 몸으로 임시처소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서, 음식과 깨끗한 물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이들은 다시 집으로, 코코아 농장으로 돌아가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같은 인류로 살아가는 우리는, 몇 백만 명의 아무 죄 없는 시민들을 비인도적인 상황으로 몰아 넣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정치적, 군사적, 그리고 경제적 세력에게 모든 책임을 묻고 싶습니다. 하지만 인도주의적 시각으로 보면, 비난 받아 마땅한 누군가를 탓하기보다는 무고한 코트디부아르의 사람들을 돕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다시 삶을 재건하고, 존엄성을 회복하고, 결국엔 살아남아 내년의 부활절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크리스틴 구에르보 (Christine Guervo) 는 몇 주전까지만 해도, 코트디부아르 서쪽의 넓은 초원에서 코코아를 재배하며 행복하게 살았던 한 남자의 아내이자, 세 자녀의 어머니였습니다.

마을에 분쟁이 발발했을 때 크리스틴과 가족들은 고향을 떠나 듀쿠에(Duékoué) 이웃마을로 피난을 떠났습니다. 크리스틴은 그 동안 겪은 일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마을에서 도망친 후 저는 어머니와 일주일 동안 함께 지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문을 부수고 들어와 모두에게 떠나라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들판에서 살해당했고, 저는 혼자서 숲으로 도망쳤습니다. 저는 이 캠프에 도착하기 전 3일 동안 산골짜기에 숨어있었습니다. 당시 크리스틴은 3개월 된 쌍둥이를 임신 중이었습니다.


사진/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크리스틴 구에르보(Christine Guervo).                                              
임신 중이던 크리스틴은 코트디부아르 분쟁으로 살던 마을을 떠나                               
듀쿠에(Duékoué) 이웃마을로 피난을 왔다.                                                             
피난 생활 중 미숙아로 태어난 크리스틴의 쌍둥이 자녀는 출생 후 몇 시간만에 사망했다.

크리스틴은 듀쿠에에서 난민수용소로 쓰이고 있는 천주교 선교학교를 발견했고, 학교 안에 시멘트로 만들어진 좁은 임시 임산부 진료소에서 분만했습니다. 힘겹게 쌍둥이를 조산했지만 아이들은 매우 작고 약했으며 태어난 지 몇 시간 만에 사망하였습니다.

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임신 중에도 제대로 된 식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거의 식사를 하지 못했고 그저 주어진 음식만 먹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숲 속으로 도망쳐 숨어 다녀야 했습니다. 때문에 저는 병이 났고 제 아이들은 미숙아로 태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떠나 보낸 자녀를 잠시 생각하던 크리스틴은 아기들이 지금 저와 함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나는 전쟁 중에 너희를 낳았다' 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어머니와 형제를 모두 잃은 지금, 아이들이라도 살았다면 위안이 되었을 겁니다. 지금은 빨리 전쟁이 끝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임시처소에서 세 자녀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제대로 된 거처가 없기 때문에 비가 올 때마다 온몸이 젖습니다. 음식도 충분치 않고, 아이들은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몸이 매우 좋지 않아서 스스로를 돌볼 여유도 없습니다. 크리스틴은 임시 임산부 진료소에서 쌍둥이를 출산할 때 깔았던 천 위에 앉아있었습니다. 그녀의 발은 부어서 걷는 것 조차 고통스럽고 힘들어 보였고, 다리는 숲 속을 헤맬 때 긁힌 상처들로 가득했습니다. 아이들은 전쟁이 계속되는 이상 절대 집으로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느니 차라리 이곳에서 굶어 죽겠다고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집은 이미 불에 타버렸습니다.

크리스틴과 대화가 끝나갈 쯤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던 저의 동료의 돌발적인 질문에 매우 놀랐으나, 침착한 태도로 사무적인 대답을 하는 그녀의 모습은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쌍둥이를 잃은 것은 당신이 어머니로서 자질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그들에게 뭐라고 대답할 것입니까? 이라는 질문에 그녀는 쓸쓸히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그렇게 질문한다면, 나는 그들이 그렇게 생각한 점에 대해 화내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내가 겪은 모든 끔찍한 상황들에 대해서 전혀 모를 테니까요. 하지만 제가 쌍둥이를 잃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제 잘못이 아니라 분쟁 때문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코트디부아르 긴급구호 현장 - 듀쿠에(Duékoué) 피난캠프>


지난 3년간, 저는 수많은 인도주의적 참사의 현장을 직접 보아왔습니다. 몇 가지 예로 콩고전쟁과 미얀마의 사이클론, 니제르의 기근, 아이티 대지진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코트디부아르의 경우는 조금 달랐습니다. 이곳에 와서 전쟁 이후 달라진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나 직접 목격한 모든 모습이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았습니다. 코트디부아르의 이야기는 일요일 신문의 첫면을 장식할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또한 오늘 저녁 뉴스에도 무더운 두큐에 한가운데서 만난 크리스틴과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크리스틴 같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는 희망 하나만으로 카메라와 비행기표만 들고 날아간 한 남자가 쓴 이 사소한 글조차 읽어주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이번 주 일요일, 여러분은 어느 순간 놓여있는 부활절 초콜릿을 먹게 될지도 모릅니다. 초콜릿에 함유된 기름, 설탕, 그리고 코코아가 당신의 입안에서 녹아내려 달콤하고 향기로운 맛을 낼 것입니다. 이는 세기에 걸쳐 사람들의 미각을 감동시켰던 맛입니다. 그리고 후각을 통한 황홀감이 뇌로 전해지는 찰나의 순간, 당신은 순간적으로 코트디부아르를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피로 물들어버린 검은 땅, 불에 타 무너진 집들과 헤어진 가족들로 뒤덮인 코트디부아르의 숲을.
 
여러분이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코트디부아르에서 15년간 구호활동을 펼쳐왔습니다. 많은 세이브더칠드런 직원이 현지에 파견되어 있으며, 최근에도 몇 톤(t)가량의 의료물품과 신생아 감염을 최소화 시켜주는 위생용품 등을 비행기로 발송하였습니다. 또한 지속적인 조산사 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분만실을 개조하여 산모와 아동이 가능한 최고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현재 세이브더칠드런은 2,500만 파운드(lb)(한화 약 446억 원)의 긴급구호기금을 마련하는 일에 착수하였습니다.

>>코트디부아르 긴급구호 발령소식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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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5세 미만 영유아 살리기 캠페인(EVERY ONE 캠페인)
은 신생아 합병증, 폐렴, 설사, 말라리아 등 쉽게 예방할 수 있고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나 영양결핍과 같은 간접적인 원인으로 매년 810만 명씩 사망하고 있는 5세 미만 영유아의 사망률을 줄여서 전 세계 모든 어린이들에게 '5번째 생일'을 선물하고자 하는 캠페인입니다. >> 자세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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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에서 발간한 사라진 산파들(Missing Midwives)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4,800만 여성이 조산기술을 갖춘 이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출산하고 있고, 이로 인해 산모와 신생아의 생명에 위험이 뒤따릅니다. 매년 임산부는 35만 8,000명이, 신생아는 80만여 명이 출산 중에 사망합니다. 따라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과 여성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조산사를 모집하고 훈련시키고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사라진 산파들' 보고서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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