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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산타 2기 스케치③ 5일차 : 학교로 가는 길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1-07-04 조회수 10877

산타지기가 전하는 히말라야 산타 2기

2기 산타지기 정예은

히말라야 산타는 봉사자가 스스로 모금하여 세이브더칠드런을 지원하는 자원봉사자모임 '기빙클럽'의 첫 번째 프로젝트입니다. 히말라야 산타 1기는 작년 11월 네팔 카필바스투(Kapilbastu) 지역에 학교 2개를 짓는다는 목표로 5개월간 모금활동을 한 후 네팔 아동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올해 3월 모집된 2기 산타 8명은 네팔 카브레(Kavre) 지역에 학교를 지어 이 곳 아동에게 교육의 기회를 지원한다는 목표로, 모금활동을 하고 이번 4월말에 네팔을 다녀왔습니다. 산타지기가 전하는 산타 2기의 이야기를 들어보실래요?


Ⅱ. 한편의 다큐멘터리 같았던 네팔여행 다큐멘터리 8

3. 5일째, 학교로 가는 길

카브레(Kavre)로 가는 날. 시작부터 험난한 길이었습니다. 전날 일정이었던 미니트레킹에서 갑작스럽게 버스가 고장나 예상보다 긴 시간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그 후유증으로 다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부다카니(Budhakhani) 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처음에는 길이 잘 닦여 있어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길이 닦여있지 않은 곳으로 진입하자마자 산타들의 고통은 시작되었습니다.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낭떠러지길이 펼쳐졌습니다. 도로 포장이 되어있지 않아 덜컹덜컹 몸이 좌우로 요동치며 차가  올라가는데 식은땀이 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세 시간여를 달리고 종착지에 다다랐고 산타들은 살아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그런데 더 힘든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첫 걸음은 기분 좋게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곧 웃음기는 사라졌습니다. 너무 가파른 경사와 좁은 산길 때문이었습니다. 발을 잘못 디디기만 해도 낭떠러지.


사진/ 위험한 산행길                                                                                                              

공포에 사로잡혀 한 걸음 한 걸음 걸었습니다. 구글어스로 볼 때는 느껴지지 않던 접근성의 문제가 온몸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걷고 있는데, 갑자기 한 두 방울 비가 오더니, 나중에는 우박까지 떨어지더군요. 그렇게 고통의 4시간을 걷고 나서 우리의 목표지점인 카브레에 드디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왜 우리가 도착했을 때까지 학교가 다 완성될 수 없었는지 한번에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습니다. 가뜩이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서, 시위로 인해 버스까지 들어올 수 없었으니 진척이 더딜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부다카니 마을은 굉장히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군데군데 산길을 따라 있는 집들. 마치 동화 속이나 다큐멘터리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었습니다.


사진/귀엽게 웃는 카브레 지역의 아동                                                                                       

그렇게 도착하니 아동들이 우리를 수줍게 반겨주었습니다. 우리가 다가가서나마스떼라고 한 마디만 건네도 아동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습니다. 아동들을 보니 그렇게 고생한 것이 정말로 싹 잊혀졌습니다. , 비바람과 우박에도 아침부터 우리를 기다려준 아동들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간단히 짐을 풀고, 식사를 한 뒤 학교로 향했습니다. 아동들과 마을 주민들이 우리를 위해 꽃 목걸이를 만들어 놓고, 박수를 치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산타들이 지나갈 때마다 꽃 목걸이를 걸어주고, 얇은 천을 걸어주는 주민들과 아동들. 산타들은 큰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산속에서 꽃을 찾아 헤맸을 아동들과 주민들을 생각하니, 가볍게 생각하고 왔던 자신들의 마음이 미안했고, 이 사람들에게 정말 고마웠다고 산타들은 말했습니다. 환영식이 성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감동만큼은 어디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환영식을 마치고, 드디어 아동들과 함께 준비해 온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날씨는 흐리고 부슬부슬 비가 오고 있었지만, 우리는 줄다리기, 하늘팽이 등의 체육활동을 하며 아동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진/ 줄다리기 모습                                                                                             


사진/ 산타와 아동들                                                                                                               

산타, 아동들, 주민들 모두 즐거워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이 파한 후, 집이 가까운 아동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애니메이션 뽀로로도 보여주고, 아이들에게 율동도 가르쳐주며 함께 춤도 췄습니다. 그런데 그 마을에서 가장 막내인 갓난아기의 잔뜩 부풀어오른 배가 눈에 띄었습니다. 왜 이런 거냐고 묻자, 영양실조 때문일 거라고 했습니다. 그 아기는 이 마을 유지의 아들이었는데도 이러니, 그렇지 않은 아동들은 오죽할까 싶었습니다. 우리랑 함께 웃고 있는 아동들이지만, 다들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컸구나 싶어 잠시 숙연해지기도 하였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직접 학교 건축 활동과 미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히말라야 산타들의 마지막 네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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