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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난민캠프 방문기 #1 - 예비등록 센터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1-08-08 조회수 9987

에티오피아 난민캠프 방문기 #1 - 예비등록 센터


데이비드 클라우버(David Klauber) | 긴급영양프로그램 자문

에티오피아(Ethiopia)의 수도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를 떠나 비포장도로를 따라서 소말리아 국경 인근의 모래로 덮인 돌로 아도(Dolo Ado) 마을에 이르기까지는 이틀이 걸렸습니다. 매일 수많은 소말리아 난민이 이곳으로 옵니다. 지난 2년간 피난처를 찾는 난민들이 꾸준히 흘러들어왔고, 보콜마요(Boqolmayo)와 멜카디다(Melkadida) 난민캠프 두 곳은 이미 난민으로 가득합니다. 그런데도 지난 다섯 달 동안 유입 인구는 하루 수천 명까지 불어났습니다. 2011년 2월 이후, 총 난민 수는 두 배 이상 증가해서 현재는 11만 명에 이릅니다. 목숨을 위협하는 가뭄과 소말리아 내전의 지속으로 안전을 찾아 에티오피아로 떠나는 가족들의 행렬은 더욱 늘어났습니다.

아디스아바바에서 일하기 몇 주 전부터 저는 그곳의 절박한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제2 난민캠프에서 긴급 영양보충 대응 1단계를 조직하고 있던 현장 직원으로부터 보고받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난 아홉 달 동안 두 곳 난민캠프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의 긴급 교육 및 아동 프로그램에 참여해 일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정도 경험이라면 이러한 상황에 뛰어들 때 마주하게 마련인 격한 감정의 단계는 이미 뛰어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오후 난민들이 에티오피아에 들어오기 위해서 제일 먼저 들러야 하는 예비등록 센터(pre-registration center)를 방문했을 때, 여러 번이나 마음 속에서 울컥해서 혼났습니다.

저는 워싱턴 DC에 있는 본부에서 파견나온 세이브더칠드런 긴급영양프로그램 자문 사라(Sarah)와 프로그램 담당자 압두라시드(Abdurashid)와 함께 이곳의 상황을 관찰하러 나섰습니다. 우리가 난민등록 센터에 도착했을 때, 새로 도착해서 모여 있던 소말리아 난민 수백 명의 얼굴과 몸에서 이미 우리는 그들의 사연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 소말리아의 에소(Eso)를 떠나 돌로 아도에 도착한 데로 모하무드 유수프(Dero Mohamud Yusuf) 가족

난민 등록을 하고 공식적인 난민 지위를 부여받기 위해 사람들은 오늘 아침 일찍 또는 며칠 전에 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이곳 난민캠프로 오기까지 며칠을 걸어온 사람부터 몇 주를 걸어온 사람까지 있었습니다. 끝없는 피로로 어깨는 축 처지고 얼굴은 움푹 들어갔으며 눈은 흐릿해져 있었습니다. 어린 아동들은 멍한 표정이었고 눈으로 보기에도 대다수가 영양실조 상태였습니다. 센터를 지나다니며 사라는 이따금 머리카락 색깔이 비정상적으로 밝거나 눈이 푹 꺼져 있는 여러 아동을 가리키곤 했습니다. 그건 영양실조의 징후였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가슴이 아팠습니다.

앞으로 세이브더칠드런은 여기에서 5세 이하 전 아동을 대상으로 영유아 영양보충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아동들에게 가장 필요한 영양식을 매일 제공함으로써 영양실조를 예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며칠 전부터 임시 캠프에서도 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했습니다. 임시 센터(Transit Center)는 난민들이 난민 지위를 부여받은 후 캠프에 들어가기 전까지 머무르는 두 번째 관문입니다. 여기에서 난민들은 실제 캠프로 이동하기까지 일주일 정도를 기다립니다.

오늘은 참 긴 하루였습니다. 저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매우 지쳤습니다. 전 밤에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실에서 열릴 결과 보고 및 업무조정 회의가 너무 길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하지만 이미 8시인데 회의는 시작도 안 했습니다. 오늘 밤은 푹 자야겠습니다. 내일 일찍 일어나 긴급 영양보충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는 임시 센터를 방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며칠 간은 무척 바쁠 것 같습니다.

[관련글 보기]
에티오피아 난민캠프 방문기 #2 - 임시 센터
에티오피아 난민캠프 방문기 #3 - 코베 캠프
에티오피아 난민캠프 방문기 #4 - 멜카디다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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