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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난민캠프 방문기 #2 - 임시 센터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1-08-09 조회수 8857

에티오피아 난민캠프 방문기 #2 - 임시 센터


데이비드 클라우버(David Klauber) | 긴급영양프로그램 자문

오늘 저는 시내 밖에 위치한 돌로 아도(Dolo Ado) 임시 센터(Transit Center)를 방문하였습니다. 이곳 캠프에는 최근에 막 도착한 난민 1만여 명이 90킬로미터(km) 떨어진 난민캠프로 이동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단 며칠만 이곳에 머물어야 하나 불행하게도 난민들은 10일에서 15일 정도를 기다려야만 합니다. 이동이 늦어지게 된 원인은 이미 존재하는 캠프 3곳의 수용 인원이 모두 찼기 때문입니다. 3번째 난민캠프인 코베(Kobe)는 문을 연 지 4주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이미 난민 2만 5,000명이 살아 난민을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습니다. 그 결과 임시 센터에 머물고 있는 난민의 수는 날마다 불어나고 있으며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식량, 의학 치료, 거처)에 대한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8월 1일부터 세이브더칠드런은 이곳에서 5세 미만의 모든 아동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영유아영양보충프로그램(Blanket Supplementary Food Program)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영양 배급이 진행되는 커다란 텐트로 들어선 저는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작고 어린 아동들이 매트 위에 올망졸망 앉아 밝은 주황색 머그컵에 담긴 죽을 떠먹고 있었는데 제가 본 아동들 중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귀여웠습니다. 영양은 아동에게 필요한 최소 중의 최소에 불과하지만 저는 아동들이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면서 안도감과 함께 행복을 느꼈습니다. 지난 이틀 동안 어린 아동의 얼굴에서 공포와 피로밖에 볼 수 없었는데 오늘 이렇게 여기저기에서 환한 미소를 보니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예전과 같은 답답한 마음이 가셨습니다. 저는 하리마(Halima)라는 28살 여성을 만났습니다. 하리마 주위에는 어린 자녀 6명이 옹기종기모여 죽을 쉬지 않고 먹고 있었습니다. 디랙(dirac: 소말리아의 긴 전통 드레스)을 입은 채 하리마의 무릎 위에 앉아 있던 가장 어린 아동은 신기한 듯이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하리마는 아들이 숟가락을 잡는 것을 도와주면서 저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소말리아 데도(Dedo) 지역의 할루(Halu)라는 곳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가뭄이 길어지면서 우리 가축이 모두 죽었습니다. 어디론가 가고 싶었지만 우리에겐 음식이 없었습니다. 집에서 폭동이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걱정되었습니다. 90킬로미터(km)를 걷는 내내 자녀들이 걱정되었습니다. 이곳으로 도착했을 때 우리는 10일간 예비등록 센터에서 지냈으며 여기 임시 센터에서 머문 지는 10일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굶주려서 너무 힘들었는데 이곳에서 먹을거리를 조금이나마 받았습니다. 가축이 다 죽었기 때문에 집으로 다시 돌아가 봤자 소용없습니다. 우리에겐 아무것도 없습니다.

침울하였던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가 거의 다 끝나갈 때쯤 하리마의 8살 난 아들 하산 누르(Hassan Nuur)가 저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그에게 여기 센터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이곳 생활은 훨씬 나아요. 집에 살 때는 비도 오지 않았고 음식도 없었어요. 하지만 친구들이 보고 싶어요. 친구들은 여전히 소말리아에 있어요. 이곳은 낮에 할 일이 전혀 없고, 밤에는 춥고 바람이 불어요. 집이 그리워요. 더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곳에서 몇몇의 어머니와 그 자녀들을 텐트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습니다. 소말리아에서 온 여정과 에티오피아 센터에서 겪은 일을 들으면서 그들 모두 비슷하게 힘든 고충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대부분의 어머니가 자녀들과 함께 며칠을 걸어와 돌로 아도에 도착합니다.


사진/ 캠프에 앉아 있는 케디자 하산(Kedija Hassan) 가족                                                           

그러나 오늘과 같이 400명이 넘는 아동에게 음식을 먹일 수 있어 희망을 품을 수 있었습니다. 영양보충센터에서 우리는 아동의 영양 상태를 검사하고 치료가 필요한 경우 국경없는의사회(Doctors without Borders)에 보냅니다. 또한 이곳에는 아동이 식전후 손을 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원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신속히 운영하여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고 있음에 놀랍고 기뻤습니다. 영유아영양보충프로그램(Blanket Supplementary Feeding Program)은 예비등록 센터와 4번째 난민캠프가 있는 할레원(Halewen)에서도 시행될 것입니다.

내일 저는 코베와 멜카디다(Melkadida) 캠프로 갑니다. 한 달 반 전 코베 캠프에 있었을 때만 해도 그곳에는 아무런 시설도 사람도 없었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코베 난민 캠프는 사람들로 가득하니 예전과는 느낌이 다를 것 같습니다.

[관련글 보기]
에티오피아 난민캠프 방문기 #1 - 예비등록 센터
에티오피아 난민캠프 방문기 #3 - 코베 캠프
에티오피아 난민캠프 방문기 #4 - 멜카디다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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