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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람, 아마사케나루!(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2-01-19 조회수 10063


글: 홍원기 (해외사업팀)

살람, 아마사케나루!(안녕하십니까, 만나서 반갑습니다!) 에티오피아의 공식어인 암하라(Amhara)어로 인사드린 저는 세이브더칠드런 해외사업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홍원기입니다. 저는 2011년 11월, 약 3주 간에 걸쳐 에티오피아를 다녀왔습니다. 현재 세이브더칠드런은 에티오피아에서 교육사업과 보건사업을 포함하여 총 4건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사업들이 별 탈 없이 원활히 계획/ 운영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사업장을 방문했습니다. 


사진/ 에티오피아 지도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독립국가입니다. 이 나라는 한반도의 5배가 넘는 거대한 국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림에서 보시듯이 그 땅의 생김새 때문에 아프리카의 뿔 (the Horn of Africa)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또한 에티오피아에는 해발 4,450m인 고지대부터 수심 110m까지 다양한 지형이 있는데 국토의 반 이상은 해발고도 1,500m 부근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렇게 광활한 국토면적과 지리적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에티오피아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235 달러(USD)(한화 약 26만 원)에 불과합니다. 산업화나 도시화가 얼마 이루어지지 않아 노동인구의 83.4%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전체 수출 상품의 80%가 농산물입니다. 여기에 동아프리카 지역에 만성적으로 발생하는 가뭄과 수단, 소말리아와 같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주변 국가에서 대규모로 유입되는 난민의 행렬은 에티오피아의 정치와 경제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매우 낙후된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기초보건 및 교육시설이 굉장히 열악하여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과 모성사망률이 매우 높은 반면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은 매우 적습니다. 그 결과 교육수준과 국민소득, 평균수명 등으로 산출하는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에서도 에티오피아는 187개국 중 겨우 174위에 불과합니다.

에티오피아의
•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 1,000명 당 104명
• 모성사망률: 10만 명 당 470명
• 식자율: 36% (15세 이상 성인 중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의 비율)

이에 세이브더칠드런은 에티오피아 아동들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그들의 권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에티오피아 전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이 글에서 소개할 “에티오피아의 모자보건시설 접근 향상을 위한 기초보건서비스 지원 사업”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후원자님들의 소중한 후원금과 정부 지원금을 모아,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에서 차로 5시간 떨어진 남부국가민족주(SNNPR: Southern Nations, Nationalities, and People’s Region, 이하 SNNPR) 의 쉐베디노(Shebedino)와 란파로(Lanfaro) 지역에서 보건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인구의 약 20%가 살고 있는 SNNPR주는 에티오피아 9개 주 가운데 면적이 가장 큰 주로,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도시화가 더딘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 지역은 도로 사정이 매우 열악하고 현대적 교통수단이 널리 보급되어 있지 않아 주민들은 주로 나귀를 타거나 걸어서 이동합니다.


  사진/ 에티오피아의 SNNPR주는 도로 사정이 열악하고 현대적 교통수단이 보급되지 않아 주민들은 주로
나귀를 타거나 걸어서 이동한다.                                                                              

지역 내 보건 상황도 매우 좋지 않습니다. 창궐하는 말라리아 및 수인성 질병으로 인해 아동이 고통받고 있으며 이 때문에 죽기도 합니다. 이곳 임산부는 깨끗하고 안전한 시설에서 분만을 하기 보다는 위생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집에서 출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적절한 운송 수단이 없고 도로 사정이 나쁘다보니 응급환자를 제 때 보건시설로 이송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지역의 아동 사망률과 모성 사망률은 매우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신생아 사망률과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은 에티오피아의 9개 주 중에서 두 번째로 높습니다.

2011년 말부터 세이브더칠드런은 이 지역의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을 낮추고 아동과 어머니가 쉽게 보건시설을 찾을 수 있도록 보건인력 교육, 보건시설 개보수, 보건장비 및 의약품 제공, 앰뷸런스 제공 등을 주요 활동으로 삼는 모자보건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아래는 이 사업을 통해 개보수하려는 세베디노 지역의 보건분소 중 한 곳입니다.


사진/ 모자보건사업을 통해 개보수가 예정된 보건분소의 모습                                                       

현장에 가서 두 눈으로 직접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천장에는 구멍이 숭숭 나 있어 비가 오면 건물 내부로 빗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창문이 없어 어둡고 환기가 잘 안된다거나 창문이 있어도 유리가 깨져 바람이 불 때마다 주변의 흙먼지가 건물 안으로 들이친다고 합니다. 건물 내부 사정도 외부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에티오피아 사업장 직원들이 개보수가 예정된 보건분소의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왼쪽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건물 한 쪽 벽이 허물어져서 천으로 대충 가려놓은 채 보건분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각종 기자재와 물품도 정리되지 않은 채 무너진 벽면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건물 내부도 청결하지 않아 과연 이 보건분소에서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모자보건사업을 통해 보건시설은 어떻게 변할까요? 미국국제개발청(USAID)을 통해 개보수된 보건분소가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그곳을 방문했습니다.


사진/ 개보수된 보건분소의 전경                                                                                              

최신식 의료시설은 아니어도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만큼 깔끔한 모습이지요? 세이브더칠드런이 개보수 할 보건분소도 이와 같은 모습으로 바뀔 것입니다. 건물 외부뿐만 아닙니다.


사진/ 개보수가 된 보건분소 안에는 의약품과 도구가 잘 정리되어 있다.                                          

의약품과 의료 기자재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제자리에 놓일 것입니다. 각종 필수 장비와 도구도 용도별로 분리되어 청결하게 관리될 것입니다. 앞에서 본 보건분소도 이렇게 바뀌면 보건분소를 방문하는 아동이 더욱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출장 기간 내내 제 마음 속에는 안타까움과 희망이 교차했습니다. 너무도 열악한 보건시설을 방문할 때면 그런 곳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아동들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고, 꾸불꾸불하고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거쳐 보건시설을 갈 때는 ‘이렇게 보건시설을 찾기 힘든데 응급환자가 과연 신속히 보건시설로 이송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먹먹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후원자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후원금과 한국 정부의 보조금으로 세이브더칠드런이 보건분소를 개보수하고 앰뷸런스를 지원하면 에티오피아 아동과 어머니들의 건강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의 싹이 제 마음 속에 돋아났습니다.


사진/ 한 마을의 보건분소를 방문하였다가 만난 아동들                                                               

한 마을의 보건분소를 방문하였다가 낯선 동양인을 보고 몰려든 아동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대로 된 신발 없이 맨발로 걸어 다니는 아동부터 다 헤진 옷을 입고 다니는 아동들까지. 이 아동들이 겪고 있는 열악한 환경을 우리가 단 한번에 완전히 바꿀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작은 마음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가 모인다면 언젠가는 이 모든 아동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는 날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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