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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2-07-31 조회수 11391

소말리 낙타는 책을 싣고 ~
- 에티오피아의 찾아가는 낙타도서관

“얘들아, 모여라! 학교 가자!”
이른 아침, 선생님은 유목민 마을의 집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목청껏 소리칩니다. 
‘땡땡땡’ 학교 종을 대신하는 선생님의 커다란 고함 소리에 아이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나무 아래로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자, 이제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이곳은 아프리카 동쪽에 자리잡은 에티오피아의 소말리 주의 유목민 마을입니다. 이 학교에는 책상, 의자, 급식 시간이 물론 없습니다. 선생님이 나무에 칠판을 세우고 글자를 하나씩 먼저 읽으면, 아이들은 큰 소리로 따라 읽습니다. 배우는 과목은 기초 어휘를 늘리기 위한 ‘소말리어’, 물건을 파고 살 때 필요한 계산을 배우는 ‘수학’, 그리고 매년 기후 환경으로 타격을 받는 소말리 주민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환경 과학’입니다. 수업 시간은 하루 2시간 정도이지만 아이들의 상황에 맞게 바뀌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반나절도 못되어 공부를 마치고, 일을 하러 바쁘게 움직입니다. 어떤 아이는 낙타 젖을 짜서 시장에 내다팔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는 마을에 머무를 동안 필요한 물을 찾아 길어 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진/ 뙤약볕이 내리쬐는 오전에 나무 그늘 아래서 수업이 열립니다.                                             
교사 한 명과 작은 칠판 하나가 수업을 위해 준비된 전부입니다.                                   

배움의 기회를 잃어버린 유목민 아이들
에티오피아는 수십 년에 걸쳐 계속되는 가뭄과 식량 위기로 인해 3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소말리 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비가 제때 오지 않아 항상 물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힘으로 비를 내리게 할 수도 없고 환경을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보니 유목민들은 물을 찾아 옮겨 다니게 되었습니다. 

소말리 지역은 아이들의 약 51% 정도만이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100명 중에 50명은 배울 기회가 있지만, 나머지 아이들은 그 친구들을 부러워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학교라 부를만한 교육 시설에 다니거나 배울 수 있는 아이들조차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이곳의 아이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유목민을 위한 최상의 교육 프로젝트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30여 년간 에티오피아 소말리 지역을 비롯한 아파(Afar), 오로미야(Oromiya), 티그레이(Tigray) 등에서 식수 보호 사업, 보건, 생계 지원, 영양 등 다각도의 사업을 진행해왔습니다. 그리고 10여 년 전, 세이브더칠드런 영국(Save the Children UK)은 유목민 자녀들의 교육을 위한 최상의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동하는 유목민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학교 건물이 아니라, 언제든지 배울 수 있는 기회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었지요.

번듯한 학교 건물을 여러 개 짓는 대신에 기초대안교육센터(ABECs: Alternative Basic Education Centers)를 통해 아이들이 언제라도 장소에 상관없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을 직접 찾아가서 그곳에서 교육을 하는 것이지요. 현지 상황과 현지 아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조화롭게 연결해서 그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역할을 시작한 것입니다. 일명 ‘브릿지스 프로젝트 (Bridges Project)’. 이곳 저곳을 옮겨 다녀야 하는 유목민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대안이었습니다. 

이렇게 기초대안교육을 받게 되면서 유목민 아이들은 수업과 일을 마친 오후 늦은 시간에는 배운 것을 복습하고 보충할 수 있는 읽을 거리도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던 중 바로 낙타 도서관이 등장했습니다.   


사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을 가득 실은 낙타가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사진/ 소말리 족의 전래동화를 가득 싣고 온 도서관 상자에는 책이 한 가득.                                    


사진/ 아이들이 책을 고르고 시원한 텐트 그늘에 앉아 책을 함께 읽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찾아가는 낙타도서관
유목민 아이들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 시작된 ‘낙타 도서관’은 유목민 마을을 찾아 다니며 고객을 위한 최선의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낙타 도서관은 ‘3낙타 1조’로 구성됩니다. 무더위 속에서 두 마리의 낙타가 200여권의 책을 각각 한 상자씩 등에 싣고, 나머지 한 마리는 지친 낙타의 대타로 대기하면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며 이 마을 저 마을 옮겨 다닙니다. 낙타가 유목민 마을 사이를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3일입니다. 한 마을에서 15일, 길게는 한 달 정도 머물고 낙타와 목부, 책을 담당하는 사서도 그 기간에는 휴식을 취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2011년 11월 1일부터 2012년 10월 31일까지 25개 이곳 저곳을 떠도는 유목마을을 위한 ‘낙타 도서관’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소말리 지역의 아프뎀(Afdem) , 메이소(Meiso) 구역의 5개 유목민 마을과 40개의 기초교육대안학교센터를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우선 프로젝트 담당 직원 1명, 관리직원 1명, 지역사회 연장자 1명 등으로 이뤄진 ‘낙타 구매 위원회’를 만들고 낙타를 구입했습니다. 낙타를 소말리 주 교육부에 전달했고, 교육부는 각 유목민 집단에 속한 사서 1명과 낙타를 끄는 목부들에게 낙타를 최종 전달합니다. 현재 낙타도서관이 만나는 아이들은 모두 3, 214명인데 앞으로 보다 많은 아이들에게 책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합니다.


사진/ 책을 빌린 아이들이 보관하는 낙타 도서관 대출증                                                              

낙타도서관이 생긴 이후로 아이들은 자신이 읽고 난 책을 서로 교환해서 읽기도 하고 <책 클럽>을 스스로 만들어 활동하는 등 그야말로 ‘읽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올해 4월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해외사업팀의 조민지 씨가 이곳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소말리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은 귀로만 전해 듣던 전래동화를 이제 눈으로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 하며 책의 내용을 줄줄 외울 정도였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식량 부족이 계속되고 불안한 상황 속에서 이곳의 ‘아이들이 배울 필요가 있는가’, ‘이 정도 배워서 어디에 사용할 수 있겠냐’는 등의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간단한 교육 조차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책상에 굳이 앉지 않아도 주어진 현실에 맞게 교육은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유목민 마을에 부는 변화의 바람, 배우며 꿈을 꾸는 아이들


사진/ 지역사회 해당 유목마을 대표, 세이브더칠드런 현장 직원, 사서, 교사가 모여                           
 아이들의 교육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기초대안교육센터가 열리고 낙타도서관이 생기면서 이제 이곳의 사람들도 눈에 보이는 변화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유목민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고 받을 필요도 없다”고 했던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전래동화를 듣기만 했던 유목민 아이들도 읽을 수 있게 되면서 변화되고 있습니다. 소말리 마이소 지역에 사는 할리모(Halimo) 도 그 중 한 명입니다. 14살의 할리모는 아르말(Armale) 기초교육 센터에서 공부를 시작하여 불과 몇 달 사이에 글자를 배웠습니다. 글을 알게 되니 책 읽는 것에 대한 욕심이 생겨서 독서에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낙타도서관이 오는 날에는 이른 아침부터 준비해 10시가 되면 도서관에 갑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린 뒤에는 며칠 동안은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글을 모르는 엄마와 친구들에게도 제가 읽은 내용을 이야기하거나 읽어줘요”

할리모와 같은 아이들이 글을 읽게 되면서 자신감을 얻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부모의 마음도 덩달아 뿌듯해 집니다.    


사진/ 낙타가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며 아이들이 손을 흔들어 배웅합니다.                                       


사진/ 다음 유목민 마을을 향해 책을 싣고 가는 낙타                                                                   

물론 에티오피아의 낙타도 아이들과 선생님도 먹을 것이 부족해 여전히 배가 고프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사방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놀이터처럼 재미난 곳도 없고, 갈 곳이라고는 끝도 없는 황량한 벌판이 전부인 답답한 현실 속에서 아이들은 책을 벗삼아 잠시나마 위안을 얻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은 글자를 배우고 낙타가 가져온 책을 읽으면서 미래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의 아이들이 이제는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하고 나중에는 대학생이 되고, 사업가도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훗날 이곳의 아이들이 자라서 한국의 학교를 다닌 친구와 만나 서로의 다른 학창 시절을 이야기하며 즐거워할 날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현장에서 보내온 낙타도서관 소식

_글쓴이 김지연(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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