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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것만으로 남을 도와요” 2012 국제어린이마라톤 현장에 가다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2-10-11 조회수 9185

“달리는 것만으로 남을 도와요”
2012 국제 어린이마라톤 대회 현장에 가다


지난 6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한얼광장이 나눔을 실천하려는 2,500여 명 아동과 그 가족들로 들썩였습니다. 주말 아침, 단잠의 유혹을 물리치고 모인 이들은 바로 세이브더칠드런이 개최한 ‘국제 어린이마라톤 대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마라톤은 ‘어린이가 직접 뛰며 저개발국 어린이를 돕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이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데요. 한국뿐 아니라 영국, 브라질, 말리, 팔레스타인, 호주 등 40여 개국에서 수십만 명의 어린이가 함께 뛰며 마음을 나누는 장이기도 합니다.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국제 어린이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아동과 가족 2,500여 명이 마라톤 전            
준비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5초에 1명, 1년에 690만 명의 아이들이 다섯 살 생일을 맞기도 전에 사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더구나 이들을 사망으로 모는 이유는 폐렴이나 설사, 말라리아, 영양실조 등 손쉽게 치료가 가능한 질병입니다. 이날 마라톤은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사망하는 영유아가 없도록 세이브더칠드런이 진행하고 있는 5세 미만 영유아 살리기 ‘Hi5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답니다.

그런데 달리기와 ‘5세 미만 영유아 살리기’가 무슨 상관이냐고요? 오늘 이 마라톤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달리며 다른 나라 친구들의 삶을 생각해보고 또 응원하는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본받아 전 세계 정상과 어른들도 영유아 살리기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이날의 참가비 전액이 아이를 살리는 데 꼭 필요한 보건요원 양성 비용으로 니제르에 전달될 예정이니,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김노보 이사장님, 나눔국민운동본부 손봉호 대표님,                                      
세이브더칠드런 홍보대사 박경림 씨(오른쪽부터)도 이날 마라톤에 함께해주셨습니다.      

달리기 이상의 달리기

 “땅!”

마라톤을 알리는 총소리와 함께 2,500여 명의 참가자, 그리고 이날 자리를 함께해준 세이브더칠드런 홍보대사 박경림 씨가 아동을 살리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했습니다.


사진/ 지구 반대편 친구들을 살리기 위해 한국 어린이들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이날 마라톤에는 다른 대회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시간도 준비돼 있는데요. 바로 저체온증, 영양, 식수, 말라리아 등 1km마다 저개발국 아이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원인을 알아보고 간접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존입니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저체온존입니다.
“아 추워!” 달리느라 땀이 송글송글 맺혔던 아이들도 이 곳에서는 잔뜩 몸을 움츠리고 지나가는데요. 체온이 조금만 내려가도 아이들, 특히 영양상태가 좋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폐렴 등 목숨을 위협하는 질병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오늘 이 곳을 지나면서 난방 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곳에서 심한 일교차를 견뎌야 하는 아이들의 삶을 좀 더 생생하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요? 


사진/ 저체온존 체험을 기다리고 있는 마라톤 참가자들                                                                

2km 지점은 5세 미만 지구촌 아동의 사망 중 무려 3분의 1과 연관돼 있는 영양실조 문제를 다룬 영양체험존입니다. 이곳에는 한국과 니제르에서 4인 가족이 한 달 동안 먹는 주식의 양이 비교 전시돼 있었습니다. 자녀와 함께 참가하신 한 어머니는 수북이 쌓인 쌀과 이의 10분의 1도 안 되는 턱없이 적은 양의 조, 옥수수 가루를 번갈아 보며 “아이고, 저걸로 어떻게 아이들을 먹일까?”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하셨는데요. 모든 사람들이 먹을 수 있을 만큼 식량이 남아돌지만 여전히 매시간 300여 명의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는 현실을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였답니다.


사진/ 니제르의 주식인 조와 옥수수 가루. 우리가 평소 먹는 양에 비해 턱없이 적은 양을 보며            
아프리카 아이들의 한 끼 밥상에 대해 생각해보는 아동들의 모습                                 

다음 지점은 더러운 물과 무거운 물통을 끌고 다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식수존입니다. 목을 축이며, 매일 3~4시간 먼 길을 걸어 물을 긷고 오염된 물로 각종 질병과 설사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현실을 생각해보는 아이들의 표정이 자못 진지해 보입니다.


사진/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마시는 더러운 물을 보고 있는 마라톤 참가 아동                                   

마지막은 아이들이 직접 대형 모기장 속에서 모기가 새겨진 풍선을 들고 나와 아동들을 지켜주는 말라리아존입니다. 말라리아로 인한 한 해 아동 사망자 수 48만 명. 더이상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는 아이들이 더 이상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이들 손에 꼭 쥐어진 풍선과 함께 전달되기를 바래봅니다.


사진/ 모기 풍선을 잡으며 말라리아로부터 아프리카 친구들을 구하는 어린이들의 모습                     

체험하며 달리는 동안 어느새 결승선이 눈 앞에 보입니다. 아이도 어른도, 유모차를 끌고 사이 좋게 결승선을 통과하는 가족도 너나 할거 없이 ‘지구 반대편 아이의 생명을 살리는 데 일조했다’는 뿌듯한 미소가 얼굴 가득 번져갑니다.

“5살 생일” 이렇게 선물했어요!

마라톤에 이어 마술, 다문화 노래단 ‘몽땅’의 공연 그리고 시상식이 진행되었는데요. 이날 시상식에서는 41명의 학생들이 함께 달린 강서걸스카우트나린지역대팀이 단체 참가상을, 그리고 생후 8개월인 이채영 군이 최연소 참가자상을 받았습니다.

비록 유모차 안에서였지만 지구촌 친구들을 위해 함께 달려준 채영 군. 아버지 이강훈 씨(37)와 어머니 김하경(32) 씨는 “채영이를 가졌을 때 시작한 모자뜨기 인연으로 참가하게 됐다. 코스를 지나오며 설명도 해주고 우유를 남기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며 “나중에 크면 이런 뜻 깊은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을 꼭 알려줘야겠다”고 말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채영 군 대신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친구들아, 사랑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 나중에 건강하게 만나자~”라는 인사를 전해주기도 하셨습니다. 


사진/ 마라톤 최연소 참가자 이채영(8개월) 군과 부모님.                                                              

오늘의 행사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마라톤이 끝난 뒤에도 세이브더칠드런의 대학생 아동권리전문가 그룹 영세이버와 함께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5살 생일을 선물하는 다양한 방법을 배워보는 체험 부스가 준비돼 어린이들의 발길을 끌었는데요. 미니 모자를 뜨며 저체온증의 위험성을 생각해보고 식량위기를 겪고 있는 아프리카에 생계수단인 염소를 보내주는 ‘염소보내기 캠페인’ 부스에서는 더 이상 배고픈 아이들이 없도록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염소그림을 그렸습니다. 또 틀린 그림 찾기 등 게임을 통해 아동의 사망 원인을 배워보기도 하였습니다. 


사진/ 물 긷기, 5세 미만 아동의 주요 사망원인을 배워보는 틀린 그림 찾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고 있는 아동들                                                                      

부스마다 아이들의 참여 열기로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았던 곳은 지구 반대편 친구들에게 직접 밥상을 그려 선물하는 ‘희망의 벽’이었습니다. ‘밥 많이 먹고 힘내. 내가 열심히 달릴게!’ ‘모두에게 아름다운 세상이길’, ‘함께 밥을 먹어요!’ 푸짐한 밥상과 함께 벽면 구석구석 빼곡히 담긴 희망의 메시지가 언젠가는 지구 반대편 친구들에게도 전달될 수 있겠지요? 


사진/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를 적고 있는 어린이들                                        

체험 부스에서 만난 오민성 군(경기 광주 쌍용초 3학년)은 “달리느라 힘들기는 했지만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뛰어 보람도 있고 정말 좋았다”며 “친구들이 더러운 물이 아닌 맑은 물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뛰어 지구 반대편 아이들을 살리는 세이브더칠드런의 ‘국제 어린이마라톤 대회’. 이날의 행사는 자원봉사자와 영세이버 그리고 무엇보다 직접 달려준 2,500명 아동과 그 가족 여러분이 있었기에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아동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전 세계 어디에서도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목숨을 잃는 아동이 없도록 앞으로도 ‘5세 미만 영유아 살리기’를 위해 함께 외쳐주시기 바랍니다. “Hi 5!”

_글: 박영의(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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