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것만으로 남을 도와요” 2012 국제어린이마라톤 현장에 가다 |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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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2-10-11 조회수 9185 |
“달리는 것만으로 남을 도와요”
여러분께서는 5초에 1명, 1년에 690만 명의 아이들이 다섯 살 생일을 맞기도 전에 사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더구나 이들을 사망으로 모는 이유는 폐렴이나 설사, 말라리아, 영양실조 등 손쉽게 치료가 가능한 질병입니다. 이날 마라톤은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사망하는 영유아가 없도록 세이브더칠드런이 진행하고 있는 5세 미만 영유아 살리기 ‘Hi5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답니다.
달리기 이상의 달리기
이날 마라톤에는 다른 대회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시간도 준비돼 있는데요. 바로 저체온증, 영양, 식수, 말라리아 등 1km마다 저개발국 아이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원인을 알아보고 간접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존입니다.
2km 지점은 5세 미만 지구촌 아동의 사망 중 무려 3분의 1과 연관돼 있는 영양실조 문제를 다룬 영양체험존입니다. 이곳에는 한국과 니제르에서 4인 가족이 한 달 동안 먹는 주식의 양이 비교 전시돼 있었습니다. 자녀와 함께 참가하신 한 어머니는 수북이 쌓인 쌀과 이의 10분의 1도 안 되는 턱없이 적은 양의 조, 옥수수 가루를 번갈아 보며 “아이고, 저걸로 어떻게 아이들을 먹일까?”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하셨는데요. 모든 사람들이 먹을 수 있을 만큼 식량이 남아돌지만 여전히 매시간 300여 명의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는 현실을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였답니다.
다음 지점은 더러운 물과 무거운 물통을 끌고 다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식수존입니다. 목을 축이며, 매일 3~4시간 먼 길을 걸어 물을 긷고 오염된 물로 각종 질병과 설사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현실을 생각해보는 아이들의 표정이 자못 진지해 보입니다.
마지막은 아이들이 직접 대형 모기장 속에서 모기가 새겨진 풍선을 들고 나와 아동들을 지켜주는 말라리아존입니다. 말라리아로 인한 한 해 아동 사망자 수 48만 명. 더이상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는 아이들이 더 이상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이들 손에 꼭 쥐어진 풍선과 함께 전달되기를 바래봅니다.
체험하며 달리는 동안 어느새 결승선이 눈 앞에 보입니다. 아이도 어른도, 유모차를 끌고 사이 좋게 결승선을 통과하는 가족도 너나 할거 없이 ‘지구 반대편 아이의 생명을 살리는 데 일조했다’는 뿌듯한 미소가 얼굴 가득 번져갑니다.
오늘의 행사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마라톤이 끝난 뒤에도 세이브더칠드런의 대학생 아동권리전문가 그룹 영세이버와 함께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5살 생일을 선물하는 다양한 방법을 배워보는 체험 부스가 준비돼 어린이들의 발길을 끌었는데요. 미니 모자를 뜨며 저체온증의 위험성을 생각해보고 식량위기를 겪고 있는 아프리카에 생계수단인 염소를 보내주는 ‘염소보내기 캠페인’ 부스에서는 더 이상 배고픈 아이들이 없도록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염소그림을 그렸습니다. 또 틀린 그림 찾기 등 게임을 통해 아동의 사망 원인을 배워보기도 하였습니다.
부스마다 아이들의 참여 열기로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았던 곳은 지구 반대편 친구들에게 직접 밥상을 그려 선물하는 ‘희망의 벽’이었습니다. ‘밥 많이 먹고 힘내. 내가 열심히 달릴게!’ ‘모두에게 아름다운 세상이길’, ‘함께 밥을 먹어요!’ 푸짐한 밥상과 함께 벽면 구석구석 빼곡히 담긴 희망의 메시지가 언젠가는 지구 반대편 친구들에게도 전달될 수 있겠지요?
체험 부스에서 만난 오민성 군(경기 광주 쌍용초 3학년)은 “달리느라 힘들기는 했지만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뛰어 보람도 있고 정말 좋았다”며 “친구들이 더러운 물이 아닌 맑은 물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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