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으로 그리는 가족 사랑
- 위탁가정과 이상봉 디자이너가 함께한 가족 티셔츠 만들기
지난 11월 18일 홈플러스 평생교육스쿨 영등포점. 강당 안에 들어서자 한글 디자인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이끈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씨의 티셔츠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일찍 도착해 행사장을 둘러보는 슬기(가명)네 가족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오늘은 이상봉 디자이너가 함께 ‘가족 티셔츠’를 직접 만들어 보고 패션쇼도 선보이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이 행사는 위탁 가정의 부모와 자녀가 티셔츠 만들기를 통해 더욱 돈독한 정을 쌓을 수 있도록 세이브더칠드런 산하시설인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와 홈플러스e파란재단이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가정위탁은 부모의 사망이나 질병, 학대 등으로 부모와 함께 자랄 수 없는 아동을 친족이나 다른 가정이 맡아 키움으로써 아동이 가정과 가장 비슷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입니다.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는 이러한 제도를 알리고 운영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사진/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의 홍보대사인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씨가 가족사랑 티셔츠 만들기에 참여해
위탁가정이 티셔츠 만드는 일을 돕고 아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이날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의 홍보대사 이상봉 씨가 직접 참석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가족들과 인사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족들이 함께하는 이 자리에 오게 되어 제 마음도 따뜻해집니다. 오늘 만드는 가족사랑 티셔츠로 손끝에서부터 마음까지 서로의 사랑이 오가길 바랍니다.”
인사를 마친 이상봉 씨는 자리를 옮겨 다니며 그림 그리기를 망설이는 아이들에게 “너는 ‘가족’하면 무엇이 떠오르니?”, “함께 사는 가족이 네게는 어떤 의미이니?” 라고 물으며 함께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하고, 아이들의 그림을 보며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습니다. 이상봉 씨의 도움으로 그림 구상을 마친 가족들은 탁자에 마련된 염료 크레용을 들고 새하얀 티셔츠를 도화지 삼아 그림을 쓱쓱 그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위탁가정과 이상봉 디자이너가 함께한 가족 티셔츠 만들기에 참여한 재용(가명) 군이 티셔츠에
하트 모양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윽고 하얗게 비어있던 티셔츠 위에 하트 모양부터 가족 얼굴, 화목한 집 등이 들어섰습니다. 그림이 완성된 티셔츠를 미리 준비한 다리미로 꾹 눌러 염료를 고정하는 것으로 가족 티셔츠 만들기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색칠하는 모습 하나하나를 눈 여겨보며 기다리던 이상봉 씨는 완성된 티셔츠 위에 사인과 함께 응원의 글을 적어주었습니다. 차례 차례 사인을 하던 이상봉 씨가 순간 껄껄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이상봉 씨를 그린 별이(가명)의 작품 덕분이었습니다. 만화를 공부한다는 별이의 그림은 한 눈에 보아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인물의 특징을 잘 잡아낸 캐릭터였습니다. 이상봉 씨는 별이의 작품이 마음에 쏙 드는지 웃음을 그치지 못하여 연신 작품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사진/ 가족 티셔츠에 이상봉 씨를 함께 그린 별이의 작품에 이상봉 씨는 껄껄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상봉 씨는 별이의 티셔츠를 사진으로 담으며 만화를 공부하는 별이에게 ‘꼭 꿈을 이루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패션쇼. 함께 온 가족과 무대에 오른 아이들은 직접 그린 티셔츠를 입고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선보이는 아이, 가족과 손을 잡고 소풍 나온 듯 가벼운 발걸음을 보여준 아이, 쑥쓰러운 듯 조심히 걷다가 무대 끝에서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멋진 자세를 잡는 아이까지. 여기 저기에서 함성과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채점을 하는 심사위원단의 손길도 분주해졌습니다. 심사위원단의 논의 끝에 네 가족이 ‘이상봉 디자이너 상’을 받았습니다.
사진/ 가족사랑 티셔츠 패션쇼의 심사위원을 맡은 조민선 가정위탁지원센터장(왼쪽), 홍보대사 이상봉 디자이너(가운데), 홈플러스e파란재단 김영기 사무국장이 수상자를 가리기 위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끼와 매력을 보인 참여 가족들 덕분에 심사위원의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하지만 상을 받지 못한 가족도 이미 큰 상을 받은 표정이었습니다. 슬기(가명) 네도 상을 받지 못했지만 슬기는 “티셔츠에 그림을 그리는 일이 재미있었어요. 패션쇼도 쑥스럽긴 했지만 즐거웠고요.”라고 말했습니다. 부모님 대신 주영이를 길러주고 계신 할머니도 “오늘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가족 분위기를 느끼니 기쁘다”면서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림/ 별이가 빈 종이에 연습으로 그린 이상봉 디자이너 캐릭터. 패션쇼가 끝난 뒤 이 그림을
전달받은 이상봉 씨는 매우 즐거워하며 소중히 담아갔습니다. 그림제공: 김별(가명)
-작성: 고우현(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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