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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랄라 유사프자이 “한 명의 어린이가 세계를 바꿀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3-07-17 조회수 17278

“한 명의 어린이, 한 명의 선생님, 한 자루의 펜, 한 권의 책이 세계를 바꿀 수 있습니다”


“나는 교육을 받을 권리, 노래할 권리, 시장에 갈 권리, 하고 싶은 말을 할 권리가 있다.”

2009년 열두 살의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영국 BBC 방송의 우르두어(파키스탄의 3대 공용어) 블로그에 이와 같은 글을 올립니다. 이 소녀는 블로그 글을 통해 자신이 살던 파키스탄 북부 스와트 벨리 지역을 장악한 탈레반이 이 지역에서 학교를 폭파하고 소녀들의 등교를 전면 금지했다는 소식을 알립니다. 그리고 공부할 권리를 주장합니다. 어찌 보면 소박한 발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글로 그가 치러야 했던 대가는 엄청났습니다. 이 일로 국제적 위상에 손상을 가져올까 우려한 탈레반이 그를 죽이기로 결정합니다. 10월 어느 날, 10여 명의 무장 탈레반 대원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스쿨버스를 덮쳐 버스에 오릅니다. 버스에 오른 탈레반은 말랄라가 누구냐고 묻기 시작합니다. 동료 학생들은 처음에 대답을 거부하다가 총부리를 대자 말랄라를 지목합니다. 탈레반은 바로 말랄라에게 사격을 가했고, 총탄은 소녀의 머리와 목을 관통합니다.

이 소식에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탈레반의 잔혹함을 비난하며 이 같은 위협을 예상하고도 여성의 교육권을 지키기 위해 나선 소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탈레반의 억압에 짓눌려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파키스탄 여성들도 나섭니다. “내가 바로 말랄라다(I am Malala)”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여성들이 파키스탄의 거리를 가득 메웁니다. “내가 말랄라다”라는 발언은 소녀에게 총격을 가한 탈레반이 버스에 올라 “누가 말라라냐?”라고 물은 질문에 대한 답이자, 탈레반의 위협으로 교육받을 기회를 잃은 1만 2천여 명의 파키스탄 소녀들의 현실을 세상에 알리는 연대의 구호입니다. 말라라는 이렇게 전 세계 여성 교육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지난 7월 12일, 16살 생일을 맞은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청소년유엔총회에 참석해 전세계 모든 어린이들이 배움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하는 연설을 했습니다. 이 연설은 그를 지지하는 300만 명의 청원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받아들여 성사됐습니다.

특히 이날 연설은 4백 여 명의 십대 청소년이 함께 한 자리에서 이뤄진 것이라 더욱 눈길을 모았습니다. 말랄라는 이들을 ‘형제와 자매’라고 부르며, 십대 청소년이 스스로 나서서 변화를 주도해주길 호소했습니다.

“테러리스트들은 총탄으로 우리를 침묵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틀렸습니다. 탈레반의 총격은 저를 바꾸어 놓지 못했습니다. 지금, 저는 두려움 대신 희망을 봅니다. 분쟁지역의 모든 어린이들의 교육권 실현이라는 제 꿈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모든 어린이들이 배움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모든 어린이들 가운데는, 제게 총격을 가한 탈레반 테러리스트의 아이들도 포함됩니다. 저는 제게 총을 쏜 사람들을 증오하지 않습니다. 사람들 마음 속에 증오 대신 평화가 자라야 하고, 이것이 제가 교육을 통해 배운 것입니다.”

“테러리스들이 두려워한 것은 책과 펜, 그것을 통해 전해지는 억압받는 사람들의 목소리입니다. 문맹과 빈곤, 테러리즘에 맞서 싸우기 위해 책과 펜을 들어주십시오. 책과 펜은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한편 이날 세이브더칠드런은 분쟁지역 어린이들의 교육권을 다룬 보고서 ‘교육에 대한 공격’을 내고, 말랄라 유사프자이처럼 학교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아이들의 현실을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유엔이 2000년 발표한 ‘새천년개발목표’에서 “보편적 초등교육 실현”을 주요 의제로 채택했지만 현재 이 목표 달성은 요원하다며, 특히 분쟁지역에서 중학생 이하 어린이 5,000만 명이 학교 바깥에 있고 절반이 넘는 2,850만 명은 초등학교 학령이라는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분쟁 지역에서 학교를 가지 못하는 아동의 비율은 오히려 2008년 42%에서 2011년 50%로 늘어났습니다. 무장단체들이 학교를 공격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고서는 특히 내전이 한 세대를 완전히 망가뜨리고 있는 시리아에선 4월 기준 전체 학교 2만2000여 곳 가운데 22%가 파괴됐으며, 어린이 250만 명이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인도적 지원 가운데 교육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려줄 것을 촉구합니다. 시리아 외에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말리, 파키스탄 등에서도 교육권이 심각하게 침해 받고 있지만 2011년 기준 전 세계 인도적 지원 가운데 교육 분야에 대한 비율은 약 2%에 불과합니다.

전 세계 분쟁지역에서 오랜 시간 아이들을 만나온 세이브더칠드런의 경험에 따르면 분쟁 중에 학교가 공격의 대상이 되면, 분쟁이 끝나더라도 아이들은 학교에 돌아가길 꺼리게 됩니다. 학교가 더 이상 안전한 장소가 아니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선생님들도 학교에 가길 꺼리고, 부모들은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학교를 이탈하면 성인이 돼도 경제활동을 제대로 하기 어려워 빈곤층에 머물기 쉽습니다. 이는 다시 사회 불안정과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지금 분쟁 지역 아이들의 교육을 챙기지 않으면 미래 한 세대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교육받을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세상, 아래 말랄라 유사프자이의 연설처럼 평화를 심어야 할 곳은 사람들 마음 속입니다.

“한 명의 어린이, 한 명의 선생님, 한 자루의 펜, 한 권의 책은 세계를 모두 바꿀 수 있습니다. 교육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모든 아이들의 배움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수많은 말랄라 유사프자이와 함께 목소리를 내어 주세요.
교육이 해결책입니다!

보고서 ‘교육에 대한 공격’


사진/ 말라라의 16번째 생일을 맞아 세이브더칠드런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전 세계 아동들이
         말랄라의 생일을 축하하고 여아 교육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사진은 이 행사에 동참한
과테말라 키체주(州) 추집 학교의 5학년 여아들(위)와 알바니아의 우네케리(아래)              


- 작성: 김현주(국제개발정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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