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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이야기 - 다울랏디아 홍등가 지역 아동보호사업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3-11-05 조회수 8408


서지원
세이브더칠드런 방글라데시 사업장 Program Advisor


다울랏디아 홍등가 지역에서 아동보호 사업을 펼치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


오늘 방글라데시의 다울랏디아(Daulatdia) 지역 아동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다울랏디아 지역에 대한 소개를 잠시 드리겠습니다.
이곳은 방글라데시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는 두 개의 강 파드마(Padma)강과 자무나(Jamuna)강이 만나는 교차점입니다. 아래의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방글라데시 동부 지역에서 서부로 건너가야 할 때, 배를 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일종의 ‘항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배에 차를 실어서 차를 통해 건너가기도 하고, 기차가 지나가는 역도 있어서 사람들의 왕래가 활발한 교통의 요지입니다. 


사진 / 방글라데시 다울랏디아 지역                                         

최대의 홍등가 ‘다울랏디아’ 지역
이처럼 외부 사람들의 발길이 항상 끊이지 않는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다울랏디아는 불명예스럽게도 방글라데시의 4대 홍등가 중 가장 크고 번성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약 1,500명의 여성이 이곳에서 성매매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렇게 벌어들인 수입으로 집세와 생활비를 충당하고 자녀를 둔 여성들은 아이들을 양육하는 데 사용합니다. 900여 명의 아이들이 이곳에서 엄마와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의 아이들에게는 이런 환경 속에서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고 힘든 일일 것입니다. 대부분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고 제대로 교육을 받을 기회조차 없었던 여아들의 경우 어쩔 수 없이 13~14살부터 성매매를 시작하는 가슴 아픈 대물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니사 이야기
아니사(24)도 그러한 소녀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다울랏디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니사는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침대 밑에서 베개로 눈과 귀를 틀어막고 자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엄마를 찾은 손님이 한 방에 있을 경우, 성추행을 하며 추근대는 남자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불편하고 불쾌한 상황을 여러 번 겪던 중, 아니사가 9살 되던 무렵 세이브더칠드런이 막 이 지역에서 아동구호사업을 시작하려고 사무실을 열었을 때, 그녀는 이곳으로 달려와 자신과 친구들을 보호해달라고 요청하여 기숙사 형태의 Safe Home 사업이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아니사는 Safe Home에서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여 엄마의 직업을 물려받지 않고, 현재 이 지역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유치원의 교사가 되었습니다. 이 지역 출신이라도 사회의 삐딱한 시선과 편견을 깨고,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당당히 증명해 보인 것이지요.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세이프 홈(Safe Home)’
1998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니사와 같은 다울랏디아 지역의 아동들이 가난과 엄마의 가슴 아픈 삶을 물려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교육 환경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 주기 위한 활동을 펼쳐 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을 홍등가에서 교육하고 보호할 공간 마련이 시급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유치원을 설립하였고, 특히 여아들의 경우 성매매 현장에서 떨어진 곳에 기숙사 형태의 ‘세이프 홈’을 설립해 마음껏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사진 / 세이브더칠드런의 유치원에서 그림 공부를 하고 있는 아동들                                               

아니사는 ‘세이프 홈’을 다녔던 자랑스러운 첫 번째 졸업생입니다. 아니사의 친구들도 이곳에서 살다가 수도 다카나 치타공에 있는 대학교로 진학해 공부하기도 하고, 졸업 후 간호사로 해외취업을 준비하거나 초등학교 교사 임용을 앞두고 있는 등 각자의 삶을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사진 / DAUM이 건축한 KKS 초등학교의 수업모습                                                                      

한국 미디어 기업 ‘DAUM’의 지원으로 초등학교가 설립되었습니다. 이곳의 아이들은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유치원을 졸업하면 바로 초등학교로 입학해 학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높은 수준의 커리큘럼으로 이 학교가 지역에서 유명해지는 통에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학부모들도 자녀들을 이곳으로 보내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이 학교는 다울랏디아 홍등가 아이들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 아이들도 다니고 싶어하는 학교가 되었습니다. 홍등가 아이들도 학과 공부 외에도 일반 아동들과 친구가 됨으로써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법도 배우고 있습니다.

여아들이 24시간 대피할 수 있는 공간, ‘세이프 스페이스(Safe Space)’


사진 / 홍등가 내에 위치한 세이프 스페이스                                                                               

교육의 기회뿐만 아니라 다울랏디아에 살고 있는 여자 아동들이 위험한 환경으로부터 24시간 대피하여 보호받을 수 있도록 안전한 공간도 마련되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12년에 아동 보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세이프 스페이스’사업을 실시해 아동들이 성추행이나 성폭력 등 응급상황 발생 시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하고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세이브더칠드런 현장 직원들은 홍등가 주변을 정기적으로 순회하면서 인신매매를 당해 홍등가로 오게 된 여아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곳에서 보호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합니다. 더불어 아이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가족을 찾아 가족에게 알리고 법적인 절차를 진행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사진 / 홍등가 여성들을 상대로 아동보호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세이프 스페이스 상담사                   

예전에 다울랏디아에서 성매매업에 종사했지만, 현재는 ‘세이프 스페이스’에서 홍등가 여성들의 자녀 교육 상담사로 활동하는 파룰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저 역시도 예전에는 아이들에게 왜 욕이나 거친 말을 해서는 안 되는지 몰랐어요. 아동권리나 아동보호와 같은 내용에 대해서 전혀 무지했었거든요. 하지만 세이브더칠드런이 제공하는 권리교육과 훈련을 통해 그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지역사회와 협력을 통해 직업 교육 실시
이 지역 아이들에게는 직업 교육도 필요했습니다. 가난한 환경 속에서 자라서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이들에게는 엄마가 하던 일을 그대로 이어받는 것 외에는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없었습니다. 또한, 어느 정도의 교육을 받았을지라도 지역 일터에서 필요한 기술을 익히지 못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아동, 청소년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했습니다.


사진 / 직업훈련 센터에서 청소년들이 봉제 및 전기 기술 수업을 받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다울랏디아에 ‘청소년 직업훈련 센터’를 설립하여 봉제기술과 전기기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에서 봉제 공장을 운영하는 공장주들과 협력해 직업 센터의 과목을 이수한 청소년들이 현지에서 바로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사업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지역사회를 가장 잘 이해하는 현지 NGO ‘Mukti Mohilla Somity(MMS)’와 협력하여 외부인의 출입이 어려운 홍등가 안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자녀교육에 대해 무지했던 홍등가 여성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 아동권리와 아동보호 이슈에 대해서 말하고 설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후원 덕택에 이 지역 아동들은 앞으로 어머니의 직업을 이어받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을만한 저마다의 꿈과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예전보다 한결 밝아진 모습으로 자기의 장래 희망을 스스럼 없이 들려주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그야말로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이곳의 모든 아이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해외아동보건/영양지원

방글라데시 아동들에게
사랑을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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