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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에 대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시겠어요?”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3-12-24 조회수 6405

세계교회협의회 부산총회에서 펼친 세이브더칠드런의 체벌 근절 캠페인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부산 벡스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가 열린 현장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체벌 근절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인종, 종교, 정치적 이념을 초월해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이곳에서 활동을 펼치게 된 것은 세계 각국에서 모인 종교 지도자들과 참가자들에게 아동에 대한 폭력을 예방하고 반대해야 함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체벌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행해지고 있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모든 아동이 인종, 문화, 전통과 종교에 상관없이 모든 형태의 신체적, 정신적 폭력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도 말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세계 각지에서 모인 사람과 체벌에 관한 직접 경험담을 나누고 아동 체벌 근절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던 이번 캠페인이 더욱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 10일간의 캠페인 현장을 여러분께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사회가 비폭력적으로 변해야 하는 것이지요.”


사진/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장에 자리한 체벌근절 부스                                                        


사진/ 해외에서 방문한 참가자에게 체벌 근절 필요성을 전하고 있는 모습                                          

10월 30일 세이브더칠드런은 총회 개최에 맞춰 캠페인 부스를 마련했는데요. 준비를 마치자 마자 말끔하게 차려 입은 노신사 한 분이 오셨습니다. 자신을 독일에서 온 목회자로 소개한 그는 한참 책자를 들여다보시더니 “좋은 활동을 한다”는 격려의 말씀과 함께 체벌 근절에 대한 독일의 사례를 들려주었습니다. 
2000년 11월에 독일에서는 아동은 체벌 없이 자랄 권리가 있고, 육체적, 정신적인 체벌과 기타 조치들은 허용될 수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녀 양육에서의 체벌 금지 법’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법 제정 이후에는 90%이상의 부모가 체벌 없는 교육을 이상적으로 인식할 만큼 큰 변화가 있었고요.
이 법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자기 아이일지라도 때려서는 안 된다’는 당연한 사실이 독일에서도 잘 지켜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아동 체벌이 법적으로 금지되고부터 부모가 자녀를 때리면 주변 사람이 손가락질하고 제재를 가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어요. 법 제정 이후 체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서서히 변했고 아이들의 권리에 대한 감수성도 한층 높아지게 된 것이지요.”라며 독일에서 아동 체벌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하게 되었는지 설명해주었습니다. 자부심을 갖고 독일의 사례를 소개하던 그는 한국에서도 아동 체벌이 근절되기를 소망하며“’체벌은 불법’이라고 규정하는 것 만으로도 부모와 자녀가 비폭력적이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어요.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체벌 근절 사례가 자랑스럽게 소개될 수 있기 바랍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체벌을 경험한 부모의 이야기


사진/ 체벌을 주제로 각자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는 모습                                      

11월 7일, 캠페인이 한참 무르익어 갈 무렵 한 남성분이 부스를 찾아왔습니다. 중학생 딸을 두고 있다고 말한 그 분은 아이와 체벌로 인해 갈등을 겪었다며 경험담을 들려주었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가 말을 잘 듣지 않아서 어느 날 크게 싸우고 난 뒤 홧김에 처음으로 손찌검을 했어요. 당시에는 ‘이렇게 해야 교육이 되겠지’라는 심정이었지만 그 이후로 딸과의 대화가 사라졌어요. 아이를 때린 데 대한 미안함과 딸과의 관계가 틀어져버린 것 때문에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몰라요.”
체벌 근절 서명에 동참한 그는 “아이에게 진심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또 때린 데 대해서도 미안하다고 말했다.”라며 아이와 화해하게 된 과정도 들려 주었습니다.
아버지의 고백이 있은 후 딸의 태도도 변했다고 합니다. 이런 경험담을 들으면서 결국 자녀를 변화시키는 것은 체벌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부모가 마음을 열고 용기를 내어 먼저 사과하고, 자녀를 존중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체벌 근절을 위한 연대활동


사진/ 캠페인 중 열린 체벌근절을 주제로한 워크숍                                                                       

사실 이번 캠페인의 가장 큰 수확 중의 하나는 크리스 도드(Chris Dodd, 비폭력을 위한 교회네트워크:Churches’ Network for Non-violence)씨를 만난 것입니다. 그녀는 이번 회의 중 ‘아동권리를 위한 교회옹호’ 라는 세션에서 ‘아동에 대한 체벌근절에 앞장서자’는 내용으로 결의안 채택을 시도했습니다. 비록 만장일치를 얻지 못해 결의안 채택은 실패했지만 그 이후에도 크리스 씨는 더욱 활발히 서명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녀는 ‘아동을 중심에 두기: Putting children in the center’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만들어 각 단체 참석자들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크리스 씨는 이번 회의가 끝난 후에도 아동 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단체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지속적인 옹호활동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사랑의 매’ 폭력과 사랑에 대한 잘못된 인식

10일간 펼쳐진 캠페인의 마지막 날, 한 방문객이 캠페인 부스를 찾아왔습니다. 그 분이 들려준 이야기는 때려야 한다는 마음만 먹지 않으면 체벌을 하지 않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이들 세 명을 체벌 없이 길렀어요.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폭력과 사랑을 연결 짓는 것은 옳지 않아요”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에는 전통적으로 ‘사랑의 매’라고 불리는 회초리가 있지요. 하지만 집에서 아이가 잘못했을 때 우리 선조들이 무조건 회초리를 들었던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보다는 아이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설명하고 회초리를 꺾어 오라고 했다고 합니다. 아이가 회초리를 구하기 위해 산을 헤매고 다니면서 자기의 잘못을 스스로 깨닫고 그동안 부모는 화를 삭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아이가 회초리를 찾아서 돌아오면 실제로 매를 들기 보다는 잘못을 다시 한 번 잡아 주었습니다. 요즘 부모들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자녀들에게 신체적인 체벌을 하는 것을 합리화하는 것은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착각한 것이라고 이 방문객은 전해주었습니다.

체벌에 대한 관심 환기, 성황리에 마친 체벌 근절 캠페인 


사진/ 국내외의 다양한 체벌근절 자료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참가자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세이브더칠드런이 준비한 ‘체벌근절 Q&A 소책자 2,000부가 모두 동이 날 만큼 캠페인 활동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또 캠페인 부스를 방문한 내외국인 총 300여 명이 서명에 참여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번에 모인 서명을 체벌근절 법제화를 국가에 요청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앞으로도 이런 시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체벌 근절을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글: 제충만 (국내옹호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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